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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tar_155557
    작성자 : leafbread
    추천 : 15/6
    조회수 : 1554
    IP : 110.76.***.249
    댓글 : 11개
    등록시간 : 2013/05/23 22:50:39
    http://todayhumor.com/?star_155557 모바일
    카이스트 재학생 오유인이 보는 이번 축제 사건.

    유리멘탈이라 평소 인터넷은 해도 댓글이나 글 등은 쓰지 못하는 한 오유인입니다.


    우울증이 심했던 시기에 외로움은 큰데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은 두려워 밤새 인터넷을 붙잡고 있다가 오유를 알게 되었어요.


    인터넷에서도 사람 사이의 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제게 많이 도움이 됐고, 베오베 글은 매일 빠짐없이 읽어왔어요. 그게 2년이 넘었네요.






    오유에는 귀여우신(?) 변태 한 분이 계시죠. 닉 언급은 하지 않을게요


    그 분의 글이 자주 논란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대부분의 오유인들에게 호감을 사고 있는 것은,


    일관된 행실과 악플에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쿨함, 그리고 아슬아슬하지만 수위를 절대 심하게 벗어나지는 않는 철저한 모습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저도 오유인으로써 그 분의 게시글을 즐겨 봐 왔고 ,


    연예인 j씨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그 분의 인터넷 행적에 호감을 가지게 되면서 그 연예인 분게도 덩달아 호감을 가졌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같은 여자로써 과도한 노출로 어필하는 대표적인 여 아이돌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에, 


    그 이전에는 오히려 싫어하는 편이었는데도요.아마 많은 오유인들이 그렇게 j씨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는 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j씨가 매니아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호감을 사는 곳은 아마 오유가 거의 유일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p><p>







    그런데 그렇게 오유인에게 사랑받던 j씨가 사고를 치고 말았죠.


    오유가 가장 중시하는 가치들 중 하나인 민주화를 방송에서 함부로 언급하였고, 그녀는 죄인이 되었습니다.


    사건 이전에 이번 축제에 시크릿이 온다는 사실을 듣고 j씨를 실제로 볼 기대에 부풀어서 친구들과 노래방에서 시크릿 노래 메들리를 할 정도로 기뻐했던 저는 사건 당시 누구보다도 배신감에 치를 떨었습니다.


    같이 노래방에 갔던 친구들에게 그녀가 이러이러한 잘못을 했다, 며 같이 분노하기를 바랄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학내 커뮤니티에서 사건에 대한 토론이 과열되는 와중에도 저는 공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어요.


    제가 비겁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지만, 학교 내 다른 오유인들도 많을텐데 대부분 큰 소리를 내지 않았어요.</p><p>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정도였습니다.</p><p>


    1. 카이스트는 과학고 출신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많은 학교입니다. 전교생 중 거의 반수 이상이에요.</p><p>


    과학고는 지역마다 하나씩인 데다가, 한기수에 많아야 100명인 소수 정예 지역 단체에요.</p><p>


    즉 그만큼 커뮤니티가 좁고도 좁다는 겁니다.</p><p>


    누군가 주차된 오토바이를 넘어뜨리고 가서 학내 커뮤니티에 가해자를 찾는 글을 올리면, 길어야 일주일 이내에 범인이 잡혀요.</p><p>


    일본이 섬나라라서 자기들끼리 싸우다 멸망할까봐 극도로 표현을 삼가고 사과를 지나치게 하는 문화가 있다고 하죠?</p><p>


    우리 학교가 그렇습니다. 과한 성향을 가지고 있으면 자기편이 많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사람을 하나 둘 씩 잃게 됩니다..</p><p>


    멍청한 친구들도 아니다 보니 대부분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합니다. 


    예를들어 한 친구에게 실수를 했다, 하면 그 친구만 잃는 것이 아니라 그 친구와 같은 과학고 출신의 동문들에게도 다 안좋은 소문이 나게된다는 겁니다.</p><p><br></p><p>





    2. 일베하는 사람이 너무도 많습니다.</p><p>


    학내 커뮤니티에서 문제가 된 적도 있지만, 일베인들 특성인지 목소리가 크더군요. 결국 일베인들이 승리한걸로 압니다.</p><p>


    정확한 집계는 당연히 불가능하지만,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일베 용어를 쓰는 친구들이 보입니다.</p><p>


    한두명이면 화내고 인연이라도 끊으련만, 하나둘씩 끊다보니 무슨 단체 대표도 일베하고, 가장 친한 사람들 중에서도 일베하고 오유 둘 다 한다, 는 사람도 있고 대처를 하기가 너무 피곤합니다.</p><p>


    매일매일 각기 다른 일베인과 토론해보셨나요? 그것도 아주 친하다고 여겼던, 자기 분야에서는 누구보다 뛰어난 그런 친구들과요..</p><p>


    저는 포기했습니다. 더욱 큰일인것은 저학년들일수록 일베가 대세에 속한다는 것입니다.</p><p>


    12학번은 거의다 일베 용어를 아무렇지 않게 쓰더군요.. 한마디씩 짚고는 넘어가지만 못난 선배라선지 씨알도 안먹히는 듯 싶구요.</p><p>






    여러분들께서 카이스트에게 화가 나신 것은 이해합니다. 저도 이런 학교가 답답합니다.</p><p>


    하지만 카이스트생 대부분은 불쌍한 친구들입니다.</p><p>


    이번 축제와 관련해서 주변에 의견을 들어본 결과, 대부분은 "그렇다고 1년에 한번뿐인 축제를 망치고 싶지는 않아"였습니다.</p><p>


    여러분들은 나름 지성인이라는 대학생들이 옳은건 옳다, 그른 건 그르다 하지 못하니 분노하시는 게 당연하지만,</p><p>


    조금만 불쌍히 여겨주셨으면 해요.</p><p>


    카이스트 새끼들은 다 병신이냐, 하는 댓글을 보았는데,</p><p>


    연예계 문제에 관심없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여학우들은 거의 사태를 알지도 못하는 상태였고요.


    무엇보다 대부분 조기졸업을 하고 19살에 대학 입학해서 군대도 안가고 22에 졸업합니다. (대학원 하면 군문제가 해결되어서 대부분 군대에 가지 않습니다)</p><p>


    어리디 어린 친구들이라 시사문제에 대한 식견이 깊지 못합니다. </p><p>


    주변에서 보고 들은 게 다일텐데, 대부분 보수적인 부모님 아래에서 자라 보수적인 환경에서 공부한 친구들이에요.</p><p>


    과학고때부터 기숙사 생활하느라 그나마 부모님에게서 일찍 독립한 친구들이 많고요.</p><p>


    우리 학교는 축제 때 수업도 하고, 연습반이라고 부르는 저녁 7~10시에 하는 보충수업도 합니다.</p><p>


    축제라고 즐기고 싶어도 공연 보다 밤 열시에 연예인 눈 앞에 두고 실험하러 가야되고,</p><p>


    연예인을 불러도 100명 정도 관람할까 말까, 호응은 호응대로 없으니 연예인들이 행사 기피 1순위인 학교라는 소문까지 들었어요.</p><p>


    이렇다 보니 저는 이번 시크릿 공연에 사람이 많았던 건 오히려 주변에서 시크릿 팬분들이 일부러 오신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상했어요.</p><p>


    대전인데다 학교는 매일같이 밤새서 공부하는 분위기이고, 조모임은 밤 10시에 시작하면 이른 편이에요.</p><p>


    새벽 3시에도 조모임이 잡히는, 개인 생활의 여유가 극도로 없고 문화생활은 사치인 그런 환경에서 사는 학생들입니다.</p><p>


    몇년 전의 연쇄 자살 사건도... 저는 다행히 주변의 도움을 받아 잘 극복하고 있습니다만 제가 인터넷 기사에 나왔다 해도 이상하지 않았을 젇도였어요.</p><p>


    어린 친구들에게는 힘든 환경입니다..</p><p>


    나라에서 주는 세금으로 공부하니 감사한 마음 가지는 것이 당연합니다만 너무 과한 비난에 제 유리심장이 자꾸 쿵.쿵 깨지는 것 같아서 주절거려 봤습니다.</p><p>


    그래도 다들 나름대로 이리저리 공부해서 나라에 공헌하겠다는 마음이 큰 친구들이에요.</p><p>


    역사 인식이 부족한 일베인이 좀 있을지 몰라도 자라면서 자기가 창피한 거 모르면 저절로 도태되리라, 생각합니다.</p><p>


    의대도 생각해볼 법 한데 굳이 생명과에서 의공학을 공부하겠다는 친구도 있고, 유학갔다가 선진국에서 교수님하시다가 다시 귀국해서 열악한 국내에서 연구하시는 교수님도 계시구요.</p><p>


    자기 분야 외에 관심이 부족한 점만 빼면, 정말 성실하고 뛰어난 친구들이에요.</p><p>


    이번 사태에서 오유와 학내 커뮤니티의 상반된 반응을 고심해 본 결과 불현듯 든 생각이기도 한데,</p><p>


    젊은, 어린 층을 중심으로 일베가 퍼지는 것은 그렇게 자극적인 것 이외에는 쾌락을 얻지 못할 만큼 무뎌지고 삭막한 환경에서 성장하는 우리 어린 세대들에게 오히려 불쌍해하고 미안해할 일이 아닌가, 싶기도 했네요.</p><p>


    사실 어제 축제 마지막 날 주점에서 선배 앞에서 오유 얘기 꺼냈다가 오유 좀 작작 하라는 비난만 듣고 상처받아서 써봤어요.


    학교 친구들이 제 맘 이해해 주면 좋을텐데,,, 관심조차 없네요 이 친구들은 ㅋㅋ


    오유인들은 부족한 글솜씨지만 제 마음 헤아려 주실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제가 살아가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셔서, 항상 감사드리고 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내일까지 보고서와 프로젝트 과제를 내야 하네요 ㅠㅠ 오늘도 밤샘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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