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댓글로 패러디 창작 ‘다음날 조중동은~’ 화제
지난해 말 ‘노무현과 짜장면’이라는 유머가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였다. 내용은 이렇다.
어느날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자장면이 정말 맛있더라”라고 말한다. 다음날 조중동 1면. 대문짝만한 머릿기사 제목으로 <노 대통령, “짜장면이 짬뽕보다 맛있다” 발언 파문 확산 일파만파!!>라고 보도한다. 기사에서는 ‘최근 짜장면이 맛있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발언은 “짬봉은 맛이 없다”는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라고 쓴다. 이어지는 기사에서는 ‘짬사모(짬뽕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 왕 서방은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짬뽕을 무시하고 기만하는 처사”라고 비판하면서 “서울시청 앞에서 짬뽕사수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소개한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발언 진의가 왜곡됐다”고 해명 기자회견을 열고, 그 다음날 조중동 1면에는 <노 대통령 또 다시 언론타령>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온다는 것이다.
이 유머가 인기를 끌자 얼마 뒤 이 유머를 만화로 재구성한 ‘조중동과 노무현-짜장면스토리’가 등장했다. 텍스트 보다 이미지의 전달력은 높았다. ‘촌철살인’이라고 댓글을 단 블로거들이 곳곳에 퍼날랐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4일 경제부처 공무원 격려 오찬에서 "우리사회에서 부실한 상품이 돌아다니는 영역이 어디냐?"고 묻고 "내 생각에는 미디어 세계"라고 말하며 언론을 질타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소비자 주권의 시대가 장차 해결해야 될 가장 큰 분야가 언론”이라며 “불량 상품은 가차없이 고발해야 하고, 타협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의 개헌 발언을 두고 다시 한번 언론과의 갈등이 팽팽하다. 특별히 개헌 발언에 대한 보수언론의 보도 태도는 블로그 사이트(올블로그)를 중심으로 인터넷에서 비판의 대상이다. 이런 가운데 조중동의 보도태도를 패러디한 게시물과 패러디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9일 노 대통령의 개헌 발언 이후 인터넷 공간에는 또다시 ‘조중동 보도태도 패러디’에 댓글달기 ‘놀이’가 진행중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짜장면스토리’에 이은 ‘이미지 패러디’로 ‘작품화’하고 있다. 이 패러디 시리즈의 제목은 ‘다음날 조중동은…’이다.
이 패러디의 작가도 ‘짜장면스토리’와 마찬가지로 ‘yoo’다. (아직 이 작가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 패러디 작가가 누리꾼들이 만들어낸 텍스트 집단창작물 가운데 하나씩을 만화로 재구성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인터넷에 돌고 있는 유머시리즈는 모두 13개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예수 “죄없는 자, 저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
⇒ 한국언론 “예수, 매춘부 옹호발언 파장”
⇒ 조중동 “잔인한 예수, 연약한 여인에게 돌 던지라고 사주”
예수, 위선적 바리새인들에게 분개해 “독사의 자식들아!”
⇒ 조중동, “예수, 국민들에게 *새끼 막말 파문”
예수, “원수를 사랑하라”
⇒ 조중동, “예수, 북한사랑 발언, 사상검증해야”
2) 석가, 구도의 길 떠나...
⇒ 조중동 "석가, 민중의 고통 외면, 제 혼자만 살 길 찾아나서"
석가, “천상천하 유아독존”
⇒ 조중동, “석가, 오만과 독선의 극치, 국민이 끝장내야”
3) 소크라테스 “악법도 법이다”
⇒ 한국언론 “소크라테스 악법 옹호 파장~”
4) 시이저 “주사위는 던져졌다”
⇒ 조중동 "시이저, 평소 주사위 도박광으로 밝혀져"
5) 이순신 “내 죽음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
⇒ 조중동, “이순신, 부하에게 거짓말 하도록 지시, 도덕성 논란 일파만파”
6) 김구 “나의 소원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통일입니다”
⇒ 조중동, “김구, 통일에 눈이 멀어 민생과 경제 내팽개쳐”
7) 한석봉 모친, 불을 끈 후 “자 이제 너는 글을 써보거라, 난 떡을 썰 것이다”
⇒ 조중동, “불 끄고 글쓰라고 강요한 지독한 모정, 계모 의혹, 어머니 자격 박탈해야”
8) 세네카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 조중동, “세네카, 편파 발언, 예술계로부터 로비 의혹”
9) 소크라테스 “너 자신을 알라”
⇒ 조중동 “소크라테스, 국민을 바보 취급하며 반말 파문”
10) 맥아더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 조중동, “맥아더, 죽은 노병들 천지인데 버젓이 거짓말”
11) 클라크 “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 조중동, “클라크, 소년들에게만 야망가지라고, 심각한 성차별 발언”
⇒ 조중동, “클라크, 소년들에게 대놓고 쿠데타 사주”
12) 스피노자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 나무를 심겠다”
⇒ 조중동, “스피노자, 지구멸망 악담, 전세계가 경악 분노”
13) 최영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
⇒ 조중동, "최영, 돌을 황금으로 속여 팔아 거액 챙겨"
이 가운데 ‘예수편 1,2’ ‘석가편 1,2’ ‘한석봉 모친편’ ‘스피노자편’ 등이 만화로 만들어졌다. 이 시리즈를 감상한 이들의 반응은 대개 일치한다.
한편 정치웹진 <서프라이즈>에서는 아래와 같이 13개의 텍스트에다 댓글 붙이기 놀이를 하고 있다.
“틈만 나면 왜곡·과장, 날만새면 파문·파장. 조중동과 한국언론 해도 해도 너무한다. 세종대왕이 아니라 부처님, 예수님, 공자님이 와도 울고 갈 수밖에 없는 한국언론의 작태! 네티즌 여러분이 댓글로 수정하거나, 추가해주세요.” (서프라이즈)(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9&uid=219874)
〈한겨레〉온라인뉴스팀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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