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이사를 해야되는데 뭐가 꼬였나봄 암튼 그래서
중구에 집으로 잠시 옮겨 살게됬음(할머니가 월세 주시던 아파트인데 계약이 끝나서)
그래서 항상 타던 401번이 아닌
408번이나 431번 버스를 타고 학교를 다니게 됬음
그리고 나란년은 버스에서 좀 잘자는듯 ㅋ(이것때문에 생긴일 ㅎ)
버스를 매번 둘중하나를 타고 다니다보니
자연스럽게 많이보게되는 얼굴들이 생김
(집앞이 종점이라고 해야되나? 암튼 종점이라고 하겠음 순환식 버스라 집앞에서 유턴해서 다시 왔던 길로 돌아감)
그러다보니 통학시에 항상 버스에서 마주치는 남자분이 있음
얼굴만 아는 사이었는데 요즘들어 의식을 좀 하게됬음
이유를 설명을 하자면
첫번째로는 버스 타면 항상 영어로된 프린트물로 공부를 하심 프린트가 굉장히 많은데 죄다 영어 영어 영어
두번째로는 오유를 하심(사실 눈팅은 했었지만 아이디는 없었는데 이글 쓰려고 가입함 ㅎ)
세번째로는 자리 양보를 잘하심 사실 이게 무조건 해야되는건 아니지만 노약자석에 앉아 있을 때가 아니어도 양보를 잘함
집까지 한참 남았을텐데도 금방 내린다고 말하면서 양보하는데 좀 신기하기도 하고 암튼 그랬음
네번째로는 외모가 취향저격 사실 제가 남자 눈썹이랑 눈을 보는데 이 버스남은 눈썹도 진하고 속눈썹도 심지어 나보다 긴것같음
대세가 무쌍이라지만 버스남은 쌍꺼풀이 있음 피부도 나보다 좋은듯
그리고 원래 남자 까만 머리를 좋아하는데 버스남이 어느날 노랗게 염색을 했는데 이것도 잘 어울렸음
암튼 종합하자면 잘생김 ㅎㅎㅎ
다섯번째로는 아래에 쓸 사건때문임
뭔가 이렇게 쓰니까 좀 스토커 같은 느낌인데 암튼 아님 스토커 아님
408번을 타면 종점이 우리 집앞(아파트)이고
431번은 다른데로 가는 버스임(집 도착하기 한 정거장 전에 멈추고 바로 우회전해서 다른곳으로)
그날은 전날 동아리 선배들 덕분에? 암튼 술을 많이 먹고 학교가서도 거의 시체처럼 지내다
집으로 오는 길이었음(다행히 교양이어서 맘놓고 시체가됨 ㅋ)
그렇게 408번 버스를 타고 앉자마자 기절했는데
갑자기 앉아서 눈을 감자마자 누가 깨우는거
그래서 뭐지하고 눈떴는데 종점임 ㅋ
알고보니까 그분이 버스에 나랑 둘만 남았는데 날 깨운거였음
그래서 당황해서 후다닥 내렸는데 종점이니 당연히 그분도 내림
그러더니 "아 다른게 아니라 여기 사시는것 같던데 안깨우면 다시 학교 가실것 같아서 ㅎ"
이러더니 "안녕히 가세요" 이러고는 이어폰을 끼시고 걸어가심
나는 "네..네" 이렇게 대답만 하고 멍때리다가 집으로 향했음
(모르는 사람이 깨운터라 사실 겁나 당황했었음 ㄷ)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이번에는 제대로 버스를 431번을 탐
(408번은 돌아가는거라 431 놓쳤을때만 탐 ㅎ)
이날은 피곤한건 아니었는데 추운데 있다가 버스에 들어온데다 히터도 틀려서
딥슬립을 함
근데 또 누군가가 날 깨웠음
보니까 전에 깨운 그 남자분이었음
이번에는 뭐지하며 당황했는데(심지어 내릴 타이밍도 아니었음)
남자분이 " 좀 있으면 집앞 정류장인데 저는 그전에 내려서 혹시 자다가 지나가실까봐요"
이러더니 버스가 서니까 그분은 내리심
그래서 감사합니다 하고 집에가서 친구냔들과 톡을 하다가 이 얘기를 하는데
다들 관심있으니까 그런거라고 난리가 났음
그러더니 친구 한명이 그러면 버스에서 또 자서 깨워주면
100프로라고 번호 안물어보면 너라도 먼저 물어보라고 부추김
그래서 알겠다고하고 다음날 끝나고 오는길에 어김없이 같이 탄김에 작전을 시도함
은 무슨 그냥 어김없이 또 잤음
그리고 일어났더니 예전 집앞을 지나고 있음?????????
뭐지? 분명히 같이 탔는데? 오늘도 잤는데 왜 안깨운거지?
그냥 어쩌다 깨운건가? 아니면 얘는 맨날 자네하고 그냥 귀찮아서 안깨운건가?
암튼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다시 집으로 한참이 걸려서 돌아오는길에
단톡방에 톡을 했더니 김칫국 한사발 들이킨 년이라고 다들 비웃음 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
한참을 놀림 당하다가 한명이 그러면 아침에 버스탈 때 한번 물어보라고 그럼
그래서 그래 이불차더라도 물어보고 아니면 그 때 이불킥해야지 하면서
다음날 아침에 버스 기다릴 때 진짜 조심스럽게 물어봄
나 : "저기 어제 집에 올 때 버스 같이 타셨지 않아요?
버스남 : (눈쌀을 찌푸리며) 네..?
이 때 말걸었는데 표정이 너무 안좋아서 사실 상처받음....ㅠ
나 : "아... 어제 제가 또 졸아서 이상한데 내렸거든요 하...하...;;"
사실 너무 뻘쭘했음 남자분은 나란 존재를 기억도 못하는 느낌적인 느낌??
버스남 : (갑자기 생각난 표정으로) 아...? 아 그분이시구나 제가 어제 오늘 렌즈를 안껴서 잘 안보여가지고 ㅎㅎ
이러는거 그래서 진짜 다행히다 싶어서 아 그러셨구나 이러고 버스가 도착해서 탔음
사람이 엄청 많았는데 자리가 딱 한자리 남
어쩌다보니 내가 앉았는데 조금 지나서 고등학교 앞에서 학생이 내려서
버스남이 내 옆자리에 앉게됨
그날도 어김없이 영어로된 프린트물을 보면서 가는거
그래서 용기내서 그거 뭐에요?라고 소심하게 질문했더니
"아 이거 분산 모바일 아니다 자바 아니지 음.... 뭐라고 해야되지 "
이러시더니
"그냥 쉽게 말하면 어플 만드는거 공부하는거에요"
이러심
근데 그러고 말이 끊김 하.... 말재주 없는 나란년 ㅠ
그렇게 말이 없이 가다가 결국 학교에서 내리고 버스남은 직진해서 쭉 가버리고
나는 좌회전해서 수업받으러 가고 끝남
그렇게 며칠간은 과제때문에 늦게가고 평소보다 일찍가서 만날 일이 없다가
금요일에 버스타고 집에가는 길인데 학교가 아닌데서 버스남이 버스를 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