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학교 다닐 때, 우연히 알게된 3살 연하의 여자가 있어요. 그 친구와 저 사이에 딱히 연결고리가 되는 사람은 없어요. 그냥 저랑 그녀만 아는 사이일 뿐이죠. (클럽같은 데서 놀다가 만난 그런 사이 아님) 그 친구가 이런저런 일로 힘들어하던 때였는데, 제가 성심껏 작은 도움을 많이 줬어요. 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그 친구한테는 그게 의미가 컸나보더라고요. 그때 저는 여친 있을 때였는데, 언제부턴가 그 친구가 카톡으로 자기 사진을 찍어서 보내기 시작하더라고요. 어느날 밤엔가는 여친이랑 있었는데 갑자기 카톡으로 자기 사진을 보내와서는... 여친한테 간신히 둘러대고 엄청 혼나기도 했어요. 관심의 표현이라 고맙기는 했지만 썩 기분이 좋진 않더라고요. 저 여친 있는 거 알면서도 이후로도 카톡으로 '나 오빠 보고싶어요', '오빠 밖에 없어요'... 이렇게 말하는 데, 정나미가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연락오는 것도 무시하곤 했죠. 그 친구는 저보다 먼저 대학 졸업하고 서울 모대학에 미디어 쪽 전공 석사과정에 진학했어요. 대학원 가는 게 의외였는데 아무튼 잘해보라고 많이 응원해줬어요. 그 친구 대학원 가서도 착실하게 알바까지하면서 용돈 벌어 쓰더라고요. 2년전 저는 대학4학년, 그친구는 석사과정1년차일 때, 그 친구 만나갖고는 여의도 가서 한강데이트도 하고, 점심도 먹고 헤어졌죠. 항상 그 친구는 수수한 옷차림에 꾸밈없는 모습이었어요. 그 모습이 정말 좋아보이기는 했지만, 이성으로써 그친구에게는 관심이 안가더라고요. 그리고 올해에는 막학기라 연구 막바지였고 논문 마무리 짓는 중이었는데, 연구 때문에 설문조사 응해달라고 저한테 설문 보내기도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8월에는 그 친구 페북에 졸업사진이랑 졸업논문 제본표지를 올려져있더라고요. 졸업과 동시에 취업도 한 것 같았고요. 그 친구가 쓴 논문 읽어보고싶고 내용도 궁금해서, riss에서 이름 검색해서 찾아보니 그 친구가 쓴 논문이 나왔고, 열람할 수도 있더라고요. 그리고 다른 검색결과를 보니 학술지에 그 친구가 국내 저명한 교수와 함께 게재한 기사도 몇개 보이더라고요. 그냥 저는 동명이인인가보다 했었죠. 지난 주말 서울갈 일 있었는데, 문득 친구가 생각나서 연락해서 만나 카페에 갔어요. 2년만에 만났는데 그 친구 많이 변했더라고요. 많이 예뻐졌고, 제게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저도 직장 다니고나서 학생때와는 달리 좀 젠틀해지니 그 친구도 제 변한 모습에 신기해했고요. 오랜만에 만나니 시간가는 줄도 모를만큼 너무 반갑고 좋았어요. 그 친구는 외국계회사에 취직해 있었고요. 또 대화를 하다보니 그 친구... 엘리트 집안 출신이더군요. 어머니는 미디어 계통 전공의 교수였고, 아버지도 공대 교수... 네이버에 이름 검색하면 첫화면에 나오는 분들이더라고요. 후에 알고보니 학술지에 기사들을 게재한 그 저명한 교수가 그 친구 어머니였고, 그 친구는 공동저자더라고요. 남부러울 것 없는 집안 출신의 아이가 그렇게 수수하게 차려입고 다녔고, 대학시절, 심지어 대학원 다닐 때까지도 착실하게 알바해서 용돈벌이까지 했던 게 정말 감동이더라고요. 어리게 느껴졌던 그 친구 알고보니 제가 존경할만 멋진 여자였어요. 그 여자애 남친도 있는데... 요즘 그 여자 생각뿐이네요ㅠㅜ 놓친게 너무 아쉬워요ㅠ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