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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occer_153204
    작성자 : LuxFerre.
    추천 : 15
    조회수 : 1632
    IP : 211.211.***.27
    댓글 : 10개
    등록시간 : 2015/12/27 19:41:35
    http://todayhumor.com/?soccer_153204 모바일
    피를로 자서전 "I think therefore I play" 중
    옵션
    • 펌글
    1. 어렸을때 피치에서 왕따였다. 내가 너무 잘해서 어떤 경기에선 같은 편도 나를 무시하고 
    아예 패스도 안했다. 너무나 화나서 경기 중에 울면서 뛰어나갔다. 

    2. 당시에 나를 향한 같은 팀 선수들의 부모들이 욕을 맨날 했다. '저 놈은 지가 마라도나인줄 알아?' 
    그때 같이 뛰던 애들 중에 제대로 프로 된 애들 없다. 다 무너져서 축구 관뒀다. 

    3. 06 월드컵 끝나고 레알 마드리드에서 온 5년 계약서가 도착해있었다. 연봉도 대박. 갈甲이 계약서 하나 
    만들어와서는 내 연봉 란을 비운 채 '니가 쓰고 싶은 금액 써' 라고 말했다. 갈甲은 참 영업을 잘한다. 

    4. 구단 공식 발표 중 '훈련 중 부상' '경미한 부상'으로 경기 출전 불가라고 언론에 나간 선수들 중 
    몇몇은 사실 가투소한테 깝치다가 진짜 포크가 몸에 박히는 일을 당해서 경기에 못 나온거였다. 

    5. 즐라탄이랑 온예우랑 붙었을 때 절대로 언론에 나온대로 '으레 훈련장에서 흥분해서 싸움남' 수준이
    아니었다. 마피아 쇼다운 수준이었고 영화 하이랜더의 한 장 면이었다. There Can Be Only One~~~ 
    분명 뼈 부러지는 소리들이 났다. 

    6. 질라르디노는 이상한 놈이다. 유스 때부터 신던 축구화를 가방에 넣고 그 축구화의 기를 받아야 
    자신이 골을 넣는다고 맨날 말한다. 그 축구화가 없으면 미치려고 한다. 가끔씩 그 축구화를 안고 
    거기에 뽀뽀를 하고 심지어 말도 건다. 축구화의 즙이 흘러나와서 새 축구화가 그 즙에 적셔져야 
    좋다고 한다. 인자기는 똥쟁이다. 경기 시작전 10분 동안 네번도 싼다. 냄세가 최악이다. 또 경기 전에
    먹는 유아용 비스켓을 미친사람처럼 지킨다. 통에 딱 두개를 남기는데 두개 중 하나라도 건드리면 
    살인나려고 한다. 

    7. 브레시아 유스팀에 있던 시절 15세였던 나를 루체스쿠 감독이 1군 훈련에 합류시켰다. 1군 선수들이
    자존심이 너무 상해서 살인 태클이 난무했다. 나한테만 그랬다. 나한테 패스도 안줬다. 점차 바뀌었다. 
    살인 태클 10번, 패스 0번이 점차 살인 태클 9번, 패스 1번, 살인 태클 5번, 패스 5번... 

    8. 카타르에서 오퍼 온적이 있었다. 내 의견도 안 묻고 만나자고 하더니 최고급 호텔로 나를 부르터라. 
    갔더니 대뜸 4년 계약, 옵션 없이 4000만 유로. 에이전트는 눈이 돌아갔다. 나는 싫다고 했다. 
    집에 간다고 했더니 뒤통수에 연봉 1100만 유로. 감사합니디만 안됩니다 했더니 1200만 유로, 
    문을 나가려고 하나 1300만 유로! 를 부르더라. 살떨리게 큰 돈이지만 결국 가진 않았다.




    -------------------------



    피를로 자서전 "I think therefore I play" 중. 

    바퀴 이후 인류 최고의 발명품은 플레이스테이션이다. 그리고 내게 있어서 최고의 팀은 바르셀로나다. 
    가끔씩 밀란을 고르긴했지만 내 선택은 항상 바르셀로나였다. 지난 몇년 동안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얼마나 많은 경기를 뛰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내가 실제로 뛰었던 경기 보다 수배는 많았을 것이다. 

    피를로 대 네스타는 밀라넬로의 화제였다. 훈련장에 일찍 나와 9시에 아침을 먹고 방에 틀어박혀 
    게임을 했다. 11시 오전 훈련이 끝나면 바로 돌아와서 오후 4시까지 게임을 했다. 많은 희생이 따르는 
    삶이었다! 

    우리의 1대1은 아드레날린이 넘치는 최고의 승부였다. 네스타도 나도 항상 바르셀로나를 골랐다. 난 항상 
    발이 빠른 에투를 선발에 넣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스타에게 자주졌다. 짜증을 내면서 패드를 
    던지고 나면 다시 패드를 줏어와 붙었다. 그리고 또 졌다. 

    똑같은 바르셀로나라서 핑계를 댈 수도 없었다. 

    그러다가 그 날이 왔다. 2010년 8월 25일. 

    감페르 컵 때문에 팀 전체가 바르셀로나 캄누에 있었다. 모두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있었다. 에이전트 라이올라 때문에 잔뜩 약이 오른 즐라탄은 바르셀로나와 정면 충돌 일보 직전이었고 
    밀란과 계약을 앞둔 상태였다. 몇몇 밀란 동료들은 나서서 즐라탄에게 밀란으로 오라고 권유했으며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즐라탄에게 남으라고 얘기를 하는 상황이었다. 

    "호나우지뉴와 함께 산시로에서 뛰게 되면 최고일 것이다. 지금 감독은 지난 6개월 동안 내게 말도 걸지
    않았다." 즐라탄 다운 핵폭탄급 발언이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는 말이 없었다. 아마도 나와의 대화때문에 말을 아낀 모양이었나보다. 즐라탄에게 
    쏟아지는 관심 덕분에 상대적으로 다른 선수들은 모두 관심 밖이었다. 과르디올라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바르사에서 함께했던 마누엘 에시아르테는 슬리퍼를 신고 모습을 숨긴채 나를 찾아왔다. 

    "안드레아. 잠깐 같이 갈까? 펩이 잠깐 보자고하는데." 

    처음에 누구인지 몰랐지만 이내 눈치를 챘다. 

    "그럽시다. 갑시다."

    펩의 사무실은 깔끔했다. 테이블에는 레드 와인이 있었다. 속으로 '분위기를 아는 양반이군' 이라고 
    생각했다. 완벽한 이탈리아어로 펩이 말했다. "안드레아, 편히 앉지."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소파에 앉아 있는 남자의 얘기만 들릴 뿐이었다. 바르셀로나라는 팀은 
    이 세상의 클럽이 아니며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축구 기계라고 전했다. 흰색 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은 
    펩은 그의 목소리와 말투 처럼 우아했다. 

    "만나줘서 고맙네" 

    "초대해줘서 고맙지." 

    "안드레아, 바르셀로나는 당신을 원한다." 

    여타 꾸밈없이 바로 할 말을 하는 남자였다. 마치 선수 시절 빠른 공격을 이끌던 높은 템포의 
    패스를 하는 듯, 그가 말을 이었다. 

    "자네도 알겠지만 우린 이미 굉장한 팀이다. 더 좋은 팀을 원할 수도 없어. 하지만 자네가 있다면 
    그때 정점을 찍을 거야. 챠비, 이니에스타 그리고 부시와 함께 공존하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대체가 가능한 미드필더가 필요해. 자네에겐 바르셀로나가 원하는 모든 것들이 있어. 그리고 그 중 하나라는 
    건 - 자네가 월드 클래스 라는 거지." 

    우리가 만난 30분 동안 말은 거의 그가 했다. 나는 대부분 듣고 있었고 동의를 하고 있었다. 30분 동안
    정신이 없었다. 마치 꿈을 꾸는 듯 몽롱했다. 

    "안드레아, 우리가 이렇게 접근 하는 이유는 이게 우리 방식이기 때문이야. 뭔가 필요할때 시간을 낭비
    할 이유는 없지. 당장 자네를 영입하고 싶네. 그리고 이미 밀란과 얘기를 시작했지. 밀란은 안된다고 했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셈이야. 자네도 한번 생각하길 바라네." 

    밀란은 내게 그런 얘기가 있다고 전해주지도 않았다. 갑자기 내가 거래 대상이 된 기분이었다. 

    "여기 오게 된다면, 특별한 곳에 오게 되는 셈이지. 축구라는 오케스트라의 멋진 음 중 하나가 되는거야.
    우리는 우리 챔피언들을 스스로 생산하지. 자네같은 챔피언은 우리가 만들지 않았지만 언제나 환영이야.
    안드레아. 꼭 바르셀로나로 왔으면 해. 자네라는 선수를 항상 좋아했고 꼭 내 팀에 넣었으면해." 

    갑자기 네스타 생각이 났다. 지금 내가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질투 때문에 
    네스타는 죽었을 것이다. 과르디올라가 나를 원하다니. 

    "밀란은 아니라고 했지만, 포기하지 않을 셈이야. 앞으로 결과를 지켜보자고."

    레알 마드리드 도 그랬지만, 당시의 바르셀로나라면 나는 네발로 기어서라도 갔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팀이었다. 바르셀로나라는 브랜드의 축구는 매력적이었다. 패스, 패스, 점유 점유, 
    이런 축구는 굉장히 오랫만이었다. 

    마치 '공은 우리의 것이고 절대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라고 주장하는 듯 했다. 
    선수들이 서로 이해를 하고 움직이는 것이 거의 신이 지휘하는 것 같았다. 스와치 배터리를 탑재한 
    롤렉스였다. 

    "조만간 다시 얘기하지. 밀란을 금방 떠나길 바라네." 

    모두가 이브라히모비치 때문에 내가 사라진 것도 몰랐다. 팀 버스에 가장 늦게 탄 것도 나였다. 

    그 이후로 밀란과 얘기를 했음에도 별 진전이 없었다. 진정 의미있는 얘기를 하지 못했고 밀란은 
    나를 지키고 싶어했다. 과르디올라는 불완전한 과학인 축구를 끊임없는 고뇌를 통해 미제를 풀듯
    풀어낸 사람이다.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축구. 그런 축구를 만드는 사람이었다. 결국 나는 바르셀로나
    로 가진 못했다.
    출처 http://www.serieamania.com/xe/?mid=calcioboard&search_target=nick_name&search_keyword=trequatista&document_srl=26244250

    http://www.serieamania.com/xe/?mid=calcioboard&search_target=nick_name&search_keyword=trequatista&document_srl=26220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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