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PC통신을 시작으로.. 2006년 지금까지.
10년을 넘게 싸이버공간에서만 살았습니다.
오로지 취미생활이라면 앉아서 컴퓨터하기.. 채팅하기가 다였죠.
20초반엔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그런 말도 종종 듣곤 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 잘 키워주신덕분에 천성이 낙천적이고 밝아서 늘 웃으며 살다보니
자연스레 친구가 생기더군요.. 조용하고 말이 없어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어디엔가
있기 마련입니다.
직장도 인터넷에서 정보를 많이 얻어서 비젼있고 좋은회사에 입사해 지금은 어엿한 직장인으로
하루 10시간 넘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퇴근하고 오면 오유에 접속하는 즐거움으로 하루를 마감하죠
싸이버문화가 .. 요즘은 폭력적이고 선정적이 되기 일쑤고 객관적이지 못한 언론보도로
한 사람을 도마위에 얹어 마녀사냥하는 집단주의 쾌락문화로 비쳐지기도 하지만..
20살이 되어 성인이 되었다면 사리분별에 능하고 가려볼 줄 알아야 합니다..
이젠 누구때문에.. 남들도 그랬는데.. 그냥 심심해서.. 같은 무책임한 행동도 자제해야죠..
10대땐 분별력이없어서 그렇다지만.. 20대가 된 이후엔 책임감을 갖고 살아야 합니다..
부모님이 대신해서 인생을 살아주지 않으니까요..
많은 시간을 컴앞에 있는 20대 초반 젊은이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옛날엔 부산에 사는 사람이 서울 사람과 자주 연락하고 만난다는 건 여건상..
불가능이었습니다. 지금은 문자메세지.. 인터넷. 시간과 장소 불문하고 연락을 할 수
있을 만큼 문명이 발달해 있죠..
동호회를 다들 한두개씩은 갖고 있다면.. 친구나 누나,형,언니 동생들..
많이 만드세요.. 나중엔 그것들이 당신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됩니다.
말수가 적고 소심하고 쾌활하지 못한 성격을 가졌던 저는 20대 초반 싸이버세계에 푹 빠져
게임은 거의 안했지만. 오로지 동호회에서만 살았습니다.. 하이텔 천리안 영퀴방 잡퀴방..수타방..
그러다 2000년도에 정모란 것이 있어서 지방에서 살다가 처음으로 서울을 올라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하루를 외박했습니다.. 그때 친했던 분들이 제 인생에 참 중요한 분들이었죠..
'임성훈의 퀴즈가 좋다'..거기서 달인이 된 분도 만나봤고..
인간관계가 거의 없고 완전 요즘 은어로 '아싸'던 제가 .. 다양한 사람들과 대면하고
술자리.. 그런 술자리는 태어나서 처음이었지만.. 즐거웠거든요.
보통 모임은 친구나 동갑내기 중심이지만 동호회란 것은 취미로 엮이는 모임이기때문에
다양한 계층.나이대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건 정말 인생에서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는거죠.
PC통신이 인기가 줄어들고 인터넷시대가 열렸을때.. 저도 모 인터넷 카페에서 활동하다가
얼떨결에 그 카페의 운영자가 되어서.. -_-;;
소심하고 '아싸'던 제가 정모를 여는 운영자가 되어 100여명이 넘는 참석자들을 인솔해야 하는
위치에 있으니 책임감도 느껴지고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의 리더가 되어야만 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큰 경험의 기회였죠..
정말 극 소심하고 방구석에서 나올줄 몰랐던 제가 그 후론 옷도 혼자서 사 입고 멋도 부릴 줄 알게 되고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말문을 여는 '기술'도 터득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그런 성격의 변화와 더불어..
집을 자주 나오게 되면서 기차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경북 경산시에 사는 저는 부산..울산..포항 신탄진 조치원 서울 수원 인천 광명 대전 마산 창원 안동..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세상의 모습들을 눈에 익혔죠...
그리고.. 멀지 않지만 해외로도 나가봤구요..
인터넷.. 컴퓨터.. 그것만 했는데 ..
혼자의 세계로만 빠지게만 할 줄 알았던 게 오히려 바깥세상으로 인도해주는 길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조용한 성격이긴 하지만 자신감 있게 살아가는 지금 20대 후반의 모습을 돌이켜보면
인터넷이 없었으면 혼자선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가 되있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리고 많은 직장인들이 공감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인간관계의 소극화..
하루 10시간 이상 일해야 인정받는 우리나라에서 일하다 보면 어느새 인간관계는
회사울타리를 넘어가지 못합니다.. 회사밖 인간관계도 일과 일로써 만나는게 대부분이구요
10년전부터 싸이버에서 사람들과 인터넷과 PC통신으로 인간관계를 쌓은 전..
전국 어딜가도..안면이 있고 만날 사람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요즘은 공부도 참 편해졌죠..
대학교때 토익공부를 하다 포기할까하다가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어 .. 남들보다 편하고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도 있었어요.. 무슨 담어암기프로그램이던가. 인터넷하루종일 할땐 그거 켜두고 .
윈앰프로 반복청취하고.. 모의테스트같은 것들 아까워서 열심히 풀고..
토익 900점 맞은 사람들 후기를 꼼꼼히 메모해서 응용하기도 해보구요..
그러다 보니 저도 800점 정도 되어서.. 그냥 앉아서 인터넷만 했을 뿐인데두요..
10년 터울의 윗세대들은 발로 뛰어다니며 원서를 구해서 취직했는데 방구석에 쳐박혀서 마우스 몇번
클릭질이면 골라서 원서접수가 되니 세상이 참 편해졌더군요..
토익이 600점도 안되서 절망이었다가ㅠㅠ 컴퓨터로 공부해서 800점까지 올라 뿌듯해하며 원서접수를 넣고
핸드폰으로 걸려온 "합격되셨습니다"라는 멘트를 들었을때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마마보이..아싸..소심한인간.. 아웃사이더. 왕따. 그랬던 나 자신의
모습을 이제는 털어버리고 인생의 새 출발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기더군요..
지금은.. 대기업에 다니는 애인도 생겼고.. 회사 근무자들에게 "오늘 술 한잔 어때요?"라는
말을 자연스레.. 하게 되는 능구렁이가 다 됐습니다 ㅋㅋ
집도 전세를 얻었고..어릴때부터 꿈꾸던.. 침대있는 방이 생겼어요 ^^
스물아홉. 나도 서른이 될까?? 하고 믿지 않던 어린시절도 있었지만 지금 거울을 봐도
외모가 딱 서른으로 보이는군요.. 20살이 엊그제 같은데.. 10년의 세월이 참 빠르게 흘러갑니다.
오유의 20살. 혹은 20대 초반의 여러분.. 아직 그대들에겐 시간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대들이 하고 싶은 것.. 그것을 찾아 발걸음을 내딛으세요.. 어렵다면 친구나 혹은
인터넷에 당신을 도와줄 수 있는 친구를 찾으세요.. 분명 당신과 같은 길을 걷고
당신을 도와줄 사람은 있습니다.. 힘든 길 다른 사람과 함께 걸으면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에게 준비된 주변 환경과 발달된 문명을 이용할 수 있다면 꼭 이용해서 당신의 길을
다신 돌아올 수 없는 길이 되지 않게 하길 바랍니다.. ^^
아 참 그냥 신나서 쓴 글이니 .. 그냥 가볍게 읽어주세요.. 별로 영양가는 없습니다.
전 단지 오유를 좋아하는 오유인일 뿐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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