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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15285
    작성자 : 빙구빙구루
    추천 : 0
    조회수 : 881
    IP : 112.133.***.227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6/11/12 21:56:06
    http://todayhumor.com/?love_15285 모바일
    [긴글주의] 두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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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살때 만나서 몇번이나 만나고 헤어지며
    서로의 있는 모습 없는 모습 다 본 A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귀던 기간보단 헤어진 기간이 더 길었지만
    지금까지 만난 모든 사람중 가장 사랑했고 가장 미워했던 사람입니다.
     
    많은 행복을 준 만큼 많은 상처를 준 사람이라
    정말 이 악물고 모진말을 뱉고 연락을 끊었습니다.
     
    그 뒤로 약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중간에 몇몇의 남자를 만났지만
    아직 그 사람을 못잊었다는걸 하늘이 알기라도 한 듯 인연은 오래가지 못했고,
    그럴 수록 그 사람이 저를 저보다 더 잘 알던 그 사람이 너무 그리웠습니다.
    그와의 행복했던 순간들이 너무 그리워 술만 마시면 울었고,
    꿈에도 몇번이나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제 연락하지 말라는 한 마디에
    모든 SNS에서의 흔적을 지웠고,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알지 못한채
    그가 나에게 준 상처만을 되뇌이며 그 사람은 나쁜사람이라고
    행여 우연히 다시 마주치더라도 상처만 받을꺼라고 되뇌이며 잊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다 약 한달 전 마음이 잘 맞는 B를 알게됐습니다.
    B는 저의 친오빠의 친한 친구고,
    저희 집에 놀러와서 오빠의 친구들에게 요리도 해주고 같이 술마시고 놀다가
    친해져서 연락을 주고받다가 귀엽고 착한 사람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B를 만나기 바로 일주일 전만해도 슬픈노래 외로운 노래만 들으며 마음을 달래고 있었고,
    우연히 제가 일하는 곳에 예쁜 여자친구와 찾아와준다면 깨끗하게 잊을 수 있을텐데 라는 생각만 하던 날들이었습니다.
     
    B와의 호감을 알게 되고 며칠 뒤,
    카톡에 A가 떳습니다.
    1년 반동안 너무 궁금하고 보고싶어 모든 SNS를 뒤져보아도 나오지 않던 A가
    사귈 때 지어주던 예쁜 미소를 짓고 있는 프사를 걸고 제 친구추천에 떴습니다.
    잘 지내고 있다는 걸 알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고, (워낙 힘든 상황에서 헤어진거라 A가 이제 행복하기만들 바랬었습니다)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제 나도 내 길을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B와 서로 호감을 확인하고 다음 만날 날짜를 정했습니다.
    (저는 일로 아버지와 함께 제주도에 내려와있고 친오빠와 친구들은 제주여행을 위해 내려와 저희집에서 묵었습니다.)
     
    비행기 티켓은 이미 3주전에 끊었고,
    서로 만날날을 기다리며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러던 이틀 전 낯익지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핸드폰 분실로 모든 번호를 잃어버려서 친구중에 한명이겠지 하며 전화를 받으니
    제가 좋아하는 전시회의 티켓이 생겼는데 보겠냐는 전화였습니다.
     
    번호를 다 분실해서 누구냐고 물어보는 순간 기억나버린 그 번호.
    A의 전화였습니다
     
    자신의 친구가 그 티켓을 다 소진시켜야 하는데 내가 생각났다며
    안받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받아줘서 고맙다며...
     
    너무 당황하고 놀란 나머지 방어벽을 칠 생각도 못하고 나 지금 제주도라서 못가. 라는 말을 시작으로
    그동안의 생활과 헤어질때쯤의 심정과 그동안 날 얼마나 생각하고 있었고 그리워 했는지.
    본인의 열등감과 부담감에 모질게 굴었고, 많이 미안해하고 있다고
    결혼할 나이가 지나고도 사람이 없으면 나와 하자고..
    늘 사랑했다고 넌 나의 아픈 손가락이라 표현할 수 없었다고
    지금까지 네가 준 선물들 다 잘 간직하고 있고 그리울때마다 펴보기도했고
    예전에 네가 준 지갑 속 네 명함을 보면서 연락하고 싶다고 수십 수천번도 더 생각했지만
    마지막에 네가 연락하지 말라는 그 말때문에 용기가 안났다고
    평소와는 다른 네 말투로 네가 얼마나 힘들게 꾹꾹 눌러담아 적었을지 잘 알아서
    오늘도 떨리는 손으로 친구를 핑계로 걸어봤다고 받아줘서 고맙고 잘 살고 있어 다행이라고
     
    전화하던 순간에 A에게 마음이 정리된 상태라 그냥 옛 추억 얘기 하는 기분으로
    그랬구나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그 때 우린 어렸지 사소한걸로 기뻐하고 슬퍼했지
    정말 우여곡절이 많은 연애였고 그래서 더 행복했고 더 아팠었지
    돌아보니 좋은 추억이다.. 아니 좋다고 말해도 되나? 그냥 아련하고 풋풋하네
    이런 얘기를 나누고 밤이 늦어 전화를 끊었는데..
     
    하루가 지나고 오늘 이틀째..
     
    생각이 너무 많네요.
     
    A를 정리하고 B를 만나는게 맞다고 생각은 하는데...
    A를 잡을 용기도 없으면서 놓을 용기도 없어요..
     
    어떻게 다시 만났는데 나한테 준 상처만 생각하며 잊으려고 했는데,
    그 때 상처를 준 이유와 당시 상황을 듣고 나니 당시 A도 힘들었겠구나 싶으면서
    B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다시 잘 만났을텐데 라는 생각도 들고..
     
    반대로 이미 B와 정식으로 교제하자 라는 말만 없을 뿐 사귀는 것과 다름 없거든요..
    (그 말 만큼은 만나서 말하고 듣고 싶다는 생각마저 따로 얘기한 적 없지만 같은 마음이라 만나는 날만 손꼽고 있었어요)
    그냥 가벼운 썸이었지 라고 말하기엔 조금 깊게 와버렸어요..
    커플아이템도 사놨고 미래 얘기도 많이 했고 멀어지게 된다면 친오빠와 B의 관계도 애매해 질 수 있고...
     
    이렇게 쭉 적다보면 마음이 좀 나아질까 길게 적어봐도 역시나 답답하네요..
     
    오랜기간 그리워하던 사람을 다시 만났는데, 그 손을 놓는것도
    처음부터 나와 잘 맞는 어쩌면 A를 잊게 해줬을지도 모르는 사람의 손을 놓는것도
    지금까지 수십 수천번의 선택을 해왔지만 이보다 더 힘든 선택은 없을 것 같아요..
     
    이 글을 읽을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어떤 선택을 하면 좋을까요..
     
    0.1g의 오차도 없이 딱 반이라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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