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이 지나면 준비해 둔 바닐라를 넣고, 최고 속도로 3-4분간 더 믹싱합니다.
믹싱이 끝난 모습.
일단 이 상태에서는 말 그대로 물이므로, 이걸 당장 쿠키에 붓는 건 훌륭한 삽질입니다.
젤라틴이 어느 정도 응고될 때까지 실온에 얼마간 식혀 두어야 합니다.
필링이 굳는 동안에 우리는 초리조나 삶아 먹읍시다.
그 사이 난장판이 되었을 터인 부엌도 설거지할 겸에.
시간이 조금 지나, 필링이 제대로 되면 이 사진처럼 뭉실뭉실해질 겁니다.
이를 짝을 맞춰 둔 쿠키 중 한 놈에 발라 줍니다.
쿠키의 위쪽에 바르거나 하지는 맙시다.
이 필링을 짤주머니에 넣어 짜는 방법이 있지만,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닌지라 스킵했습니다.
일단 이런 식으로 만들어 둡니다.
대략 완성된 모습.
이들을 어느 정도 냅둡니다. 마시멜로 필링이 얼추 굳어서 잘 고정될 때까지.
그리고 쿨링 랙을 준비해 둔 뒤,
그곳에 기름종이를 깔아 둡니다.
-코팅 쪽의 준비물입니다.
사실 별거 없습니다.
230-240그램의 조금 쓴 초콜릿이 필요합니다.
이를 아까의 방식대로 중탕하여 녹인 뒤,
볼에 잘 섞어 줍니다.
여기에 버터나 생크림을 적당량 섞으면 코팅이 더 매끄러워집니다.
그러나 저는 귀찮아서 그냥 초콜릿만 넣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담갔다 빼는 것이지만,
초콜릿이 너무 되어서 저는 그냥 바르기로 했습니다.
일을 미루면 일이 더 커진다니깐..
한 번 심호흡 하고..
빤짝.
대략 완성된 모습입니다.
지금 보니까 이 놈은 초코파이라기보단 왠지 초코 다이제를 겹친 것 같습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 더 좋은 법일까요.
저의 경우 마무리를 조금 야매스럽게 했지만
만일 코팅에 조금 더 신경쓰신다면 저런 네크로노미콘 커버처럼 흉측하게 되진 않을 겁니다.
여하튼 이 놈들을 이 상태 그대로 최소한 24시간 넘게 그대로 냅둬야 합니다. 실온에서.
그래야 마시멜로와 초콜릿의 습기가 쿠키 속에 스며들어서 우리가 아는 그 초코파이처럼 됩니다.
완성된 지 얼마 안 된 상태서 먹으면 정말 초코 다이제 겹친 것 같은 怪한 맛이 날 겁니다.
그리고..
아래부터는 작년쯤 이것에 도전해 온 흔적들입니다.
일종의 비하인드 스토리일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때는 모두 실패했었습니다.
갈 수록 태산에, 될듯말듯 절대로 안 되던 게 마치 'i wanna be the guy'를 하던 기분이더이다.
아. i wanna bake the pie 라고 해야 하나.
푸슉
GAME OVER
마치 엉덩이처럼 찰지게 붙은 쿠키에서 한번 좌절하고
2014. 9월 중순에 재도전을 하여 아매스럽게나마 쿠키는 양산했으나
푸슉
GAME OVER
레시피를 잘못 보았는지, 이 음식의 필링으로 적합치 않았는지 저렇게 물이 되어 녹아버려서 한번 더 좌절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그 땐 젤라틴 사용법을 몰라서(정확히는 귀찮아서),
나름 젤라틴을 안 쓰는 다른 레시피를 부랴부랴 찾아 시도했지만.. 결과는 참패.
덕분에 해도 해도 안 되는 난해함과 재료를 시궁창에 버린 나 자신이 한심스러워서 한동안 무언갈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사진으로 담지는 못했지만, 올해 초 한번 더 이것을 만드는 시도를 했는데
그 때는 쿠키의 두께가 들쑥날쑥해서, 결국 집어치우고 쿠키로 대-충 소비해버린 적도 있습니다.
뭐 그땐 기대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또 GAME OVER. 푸슉.
뭐 이것도 잘 했다고는 절대로 할 수 없지만..
이번엔 마시멜로 연성에 성공한 것과 나름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완성된 것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날도 슬슬 더워지니, 단 걸 먹고 정신적으로나마 안정을 되찾읍시다.
어..음..근데 사실 초코파이는 보통 더운 날에 먹지 않지요?
코팅도 열기에 녹아서 닉닉해지고 마시멜로 필링은 피자치즈마냥 쪽쪽 늘어나게 되니..
음.. 그러니까 그냥 몸보신 하려거든 치킨이나 사먹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