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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의 말씀 : 이역만리 네팔땅 포카라에 오유 여징어분이 찾아 오셨습니다. 오징어 여러분! 이는 절대 '친목'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오라 나루를
만나기 위한 곁다리(?)였음을 알려 드리며, 현재 그 분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시고 홀연히 다시 떠났음을 말씀드립니다. 이점 양해해 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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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네팔에서 나루 만나다!
일단, 이야기는 오유 동물게시판에 제가 올린 글에 달린 댓글로 시작됩니다.
'고양이파워가 필요하다'는 말이 심금을 울리더군요;
심지어 본의아니게 친목으로 보여질 것에 대해 오유인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매너까지 보여주셨습죠.
오유인들은 뜻밖에도 "냥이 사진"을 올려줄 것을 조건으로 용서해 주십니다.
뭐...이렇게 용기있는 글을 올리는 이유이기도 합죠.
일단, 찾아오신 분은 오유 여징어 한 분과 비오유인(이라 부르고 잠정적 오유인이라 부르고 싶은) 한 분이셨습니다.
가게에서 여느때와 다름 없이 나무늘보처럼 흐느적거리고 있을 때 그 분들은 찾아오셨습니다.
왜그랬을까요? 저는 33일째 배낭여행자의 일반적인 후줄근하고 너무나 자연친화적인(?) 모습을 기대했더랬습니다. 그런데 4층 가게로 들어오시는 분은
화장을 하고 숄을 두르신 여징어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뒤에 계신 다른 아가씨 일행이 있었구요.
"안녕하세요? 제가 바로 걥니다"
애써 무덤덤하게 인사를 건넸습죠.
"아 안녕하세요!"
그리고 그 분들은 바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러 가셨습니다. ㅎㅎㅎ 정말 테이블에 앉지도 않으시고
"나루보러 갔다가 저녁에 한 잔 하러 다시 올게여"
역시 오유인은 목적의식이 확실합니다.
저는 가게에 있고, 그 분들은 지금 제 방에 무단 침입해서 나루를 보러 간다는 것입죠 ㅎㅎ.
사실 나루를 인터넷에서 보시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좀 있어서, 숙소의 할머니께서는 본의아니게 나루보러 오시는 분들에게 가이드역할을
이젠 능숙하게 하십니다.ㅎ 방으로 안내하시고, 방에 없으면 "나루야~ 너보러 왔다아~"하면서 고객을 옥상으로 안내하시죠..
저녁에 다시 오셨을 때 보니 감격의 상봉이 이루어졌더군요. 뭐...나루는 처음 있는 일도 아니라서 아주 무덤덤하더랍니다.ㅎ 그러다가 과도하게 쓰다듬
으면서 스킨쉽을 하자 심드렁하게 나가버리더라는.
인증샷을 보여주시더군요.
<너희들은 또 누구뇨? 라는 뚱한 표정의 나루>
그리고 저녁에 술자리가 시작되었습죠. (친목이 목적이 아님을 다시 한 번 힘주어 강조합니다!)
술자리는 거의 밤 11시가 다 되어 끝났는데요. 하..........그분들은 조용히 숙소로 돌아가시고, 전 가게에서 깜빡 잠들었다가 새벽3시반에 더럽게 추워서
잠을 깨서 덜덜 떨면서 방으로 돌아갔다는;;
여튼 제가 근래 20여년동안에 본 가장 술이 센 분들이었습니다. 가게 오픈하고 손님앞에서 먼저 취해서 부득이 술자리가 파하긴 처음이었습니다.ㅎㄷㄷ
역시 세상엔 고수들이 많으십니다. 거의 술의 신이 현신한 줄 알았다는.
그분들은 다음날 아침 9시에 벌떡 기상하셔서는 패러글라이딩을 타시는 놀라운 강철 체력을 보이셨고,
저는 점심때나 되어서 엉금엉금 기다시피 가게 앞에서 그분들을 기다렸습죠. 하...
스쿠터를 빌려서 근처 스투파(탑)에 소풍가기로 했었기에 마지막 체력을 쥐어 짜내 약속장소에 가니 그분들은 너무나 해맑은 모습으로
감격의 패러글라이딩에 대해서 수다를 나누고 계셨습니다. 무서워지더라는.
<스쿠터 뒤에서 셀카를 찍으시는 여유꺼정...>
여튼 소풍을 마치고 다시 나루를 보러 갔습죠. (소풍가서는 정말 너무나 건전하게 시간을 보냈답니다! 멀리서 온 손님이잖아요~!)
돌아오는 길에 페와 호숫가에서 사진 몇 장 찰칵! (전 어제 먹은 술때문에 속이 울렁거려서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는!)
아 그리고 첨 가게로 들어오실 때부터 생각했었는데요. 이 분들 정말 유쾌하고 차림새도 "크레용팝"닮았다는 ㅎㅎ.
일단 초상권이 최대한 보장되는 포즈의 사진 몇 장을 공개합니다. (얼굴이 가려지는 사진 업로드에 대해 동의를 미리 구했습니더)
<크레용팝 닮은 분은 여징어분의 친구분, 긴머리 여성분은 오유분, 특별출연 나루>
나루는 이제 촘롱을 그리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촘롱이 자기따위(?)를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촘롱은 대견배였던 것이었습니다.
여튼, 두 분 참 매너있는 술의 신 분들이었습니다. 지금쯤 여징어분은 한국으로 가고 계시겠죠. 친구분은 인도로 가신다더군요.
홀연히 왔다가 홀연히 가신 두 분, 요즘 맘이 좀 힘든 생활이었는데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두 분의 앞날에 영광과 행복있으시길!
전 당분간 술을 자제하겠다는...
아카스_네팔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