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버지 생각입니다.
그리고 저는 고3이구요. 오늘 이것때문에 참 많이 울었는데...
아 지금 하려는 얘기는요 아버지가 옳냐 제가 옳냐를 판단해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몇 년만에 펑펑 울었는데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위로받을 사람도 없고 그것 때문에 괜히 슬프고 해서
제 마음의 고향 오유에 올리는거에요..
오늘 할아버지 생신이셔서 오랜만에 시골 사는 친척들까지 다 모여서 저녁 먹기로 했는데,
밖에 나가서 먹는데다가 나름 행사고 하니까 캐주얼하게 입기보다는 좀 차려입고 가려고 했어요.
그래서 코트에다가, 치마는 좀 그래서 요즘 많이들 입는 반바지를 입고 부츠를 신었습니다.
근데 아버지가 그러시더라구요.
"대학을 들어갈지 안 들어갈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입어서야 되겠어?"
솔직히 저 저말듣고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걱정해서 하시는 말씀인 건 알지만요..
저 좋은대학 가고싶어서 재수하겠다는 거 부모님께 말씀드렸었습니다.
근데 옷입는 것에서까지 대학생, 재수생 이런식으로 말씀하실 필요 있을까 싶더라구요
그냥, 춥기도 하니까 긴바지 입고가면 어떻겠냐 이런식으로 말씀해주셨으면 좋았을텐데.
그렇게 말씀하시는걸로 보아 제가 옷을 이렇게 입으면 안 되는 이유가
추운 게 아니라 대학을 못 들어갔기 때문이라는 말씀으로 들렸습니다.
하지만 분위기 험악해질까봐 그냥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왜? 재수생은 옷 입는 것까지 사려야 하나? 추리닝만 입고 다녀야 돼?"
라니까, 아버지는 망설임도 없이 당연하다고 하시더군요..
이 때부터 조금씩 눈물이 나려고 했습니다.
근데, 솔직히 웃으면서 말했다지만 저 말투보면 아시겠듯이 싸가지없게 말했습니다.
이 때부터 아버지는 내용이 아니라 제 말투에 화가나시기 시작한거죠
언성이 엄청 높아지시더군요. 엄마는 저한테 눈치주고..
솔직히 재수생이 이것저것 꾸미려고 일부러 옷을 사러 나간다면 문제가 있겠죠
하지만 집에 있는 옷들 중에서 바지를 입을까 치마를 입을까 고르는 건데도 재수생이면 바지를 입어야한다는 식의 사고는
저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아........ 방금 전까지 울어놓고 침착한 척 쓰려니까 힘드네요
그리고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자꾸 누가 옳냐를 판단해달라는 식으로 쓰는 것 같아서..
아무튼,
대학생은 대학 생활이라는 게 있고, 사회인인데 반해
재수생은 사회생활이고 뭐고 없이 다 포기하고 공부만 하는 거 아니겠냐고 이러시더라구요
재수생 앞에서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어찌나 서럽던지..
뭐 당연한 말이긴 하지만 맞는 말이라서 더 서러울 때 있잖아요
저희 독서실에 맨날 미니스커트 입고오는 사람이 있는데 엄청 한심해 보이더군요
물론 그런 건 안 되겠지만, 평소에 옷 입을때도 재수생 티낼 필요 있을까 싶었어요
게다가 옷을 사러 나가는 것도 아니고 집에 있는 것중에서 고르는 건데도 재수생이라서 선택에 제한이 생긴다면 그건 정말 슬플 것 같아요. 행사 땐 그에 맞춰서 입어야 된다는 생각도 들고..
어쨌든 이렇게 말이 오가다가 아버지는 거의 소리를 지르듯이 언성이 높아지시고
이 상태에서는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안 들으시겠구나 싶어서, 그리고 눈물이 너무 나서
그냥 알겠다고 하고 화장실로 가서 막 울었어요.
마지막까지 태도에 문제가 있었죠..;; '알았어알았어' 이런식으로 끝낸거니까요;
전 아버지도 저도 옳다고도 그르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서로 의견이 다른거라고 생각해요
근데 아버지는 그렇지 않으신가봐요. 나이가 있으셔서 그런지 보수적이시고 굉장히 권위적, 강압적이시거든요
전 그냥 그래요. 아버지가 당신 생각만이 옳다고 저한테 주입시키려고 하시는 것 보다는
그냥.. 그냥 '대화'라는 걸 좀 해 봤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 아버지는 내 말을 듣고나 계실까
그래서 전 결국 안 갔습니다.
막 울면서 "재수생은 사회생활도 없다며? 내가 지금 누굴 만나러 가겠어?" 라고 엄마한테 말씀드리니까
또 또 그렇게 비꼰다고 혼나고;; 아버지한테 저대로 말씀드렸다간 진짜 맞았을지도-_-;; 제 말투에 문제가 있기는 있죠
에휴 집에서 혼자 청승맞게 펑펑 울고.. 이거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될지
아무튼 울었더니 괜히 울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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