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 느껴지듯 3년간이나 볍신짓하고 있는 잉여킹입니다=_=a
처음 제가 그 녀석을 알게 된 건 갓 20살 꽃다운 나이-라는 타이틀을 달고서 친구들끼리 펜션에서 잉여잉여하던 때였습니다.
그때 술도 조금씩 들어가고 '아 존X 외롭다'라고 느껴져서 친구에게 반장난으로 여자 좀 소개시켜달라고 졸랐더랬죠ㅎ
잠시 망설이던 친구가 한 5분 정도 '음...음...'거리더니 냉큼 번호 하나 찍어줬습니다ㅎ
이거 잉여짓만 해오던 잉여킹이 여자번호, 그것도 여자의 문자를 받게 되니 가히 심장이 세차게 범핑하더군요=_=;;;
처음은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뭐 얼굴도 아직 못보고 문자만 받았는데 거기서 연애감정이란게 생겨날리 없다고 내심 생각했었던 거죠.
그런데 어쩌다 반년... 1년이 지나니까.. 아 이 놈의 문자는 왜 이리 안오나..하고 휴대폰만 바라보고 있는 제 자신이 보였습니다!
이젠 휴대폰만 바라보면서 잉여짓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어쩌다 문자라도 오면 가슴이 두근두근 뛰어서 잽싸게 휴대폰열고 문자확인하고 10초만에 장문의 문자를 써서 날리기도 하고요..
그 노력의 대가에도 불구하고 답장이 안오고 문자가 씹히면 괜히 불안해져서 그날 하루 일은 그냥 잉여짓만 하다가 날려버린답니다.
그렇게 잉여짓만 해오던 어느 날.. 친구들이랑 술을 마시다가보니 그 녀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친구중에서 제일 까불대던 녀석이 보기에 답답했는데 냉큼 제 폰을 뺏어서 당장 만나자고 문자를 날려버린겁니다!
헐...대박...
사실 속으론 조금 좋았지만... 뭐 만난다고 생각하니 말이죠....=_=;
근데 솔직히 그게 실수였죠;ㅁ;
만난 순간부터 실수에 실수의 연발...=_=;
데이트 코스 미흡, 싫다는 짓 다 해대고, 그리고 눈치없이 대쉬 A+B 연타...orz
그대로 아, 나 미움 받겠구나......하고 직감했습니다.=_=
그렇게 데이트는 대실패로 끝났습니다...;ㅅ; 돌아와서는 처음으로 술로 필름이 끊겨 죽겠다고 도로에 드립다 누워버렸었죠.
그리고 며칠 뒤에 친구가 심각한 표정으로 자꾸 어물거리길래, '야, 나한테 뭐 할 말 있냐?' 라고 물어봤죠.
보나마나 그 녀석에 관한 일이겠죠.. 불안했던 느낌은 예상보다 두배로 껑충뛰어 돌아왔습니다.
'야 그게.. XXX있잖아. 사실 너 만나고 난 다음에... XX(그 녀석을 소개시켜준 친구)한테 고백했단다.'
와....대박... 헐... 뭐?
한동안 말을 잊었습니다. 뭐라고 하는 건지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더군요.
'뭐... 예상했어.'
넵.. 제 잉여력이 요다 선생님 급의 포스를 지녀서 그 따위 불안한 느낌쯤은 딱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아니, 제 행동이 그렇게 만든 거였으니까요.
저는 화장실에 간다고 나온 다음에 그 녀석을 소개시켜준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뭔 생각을 했는지 친구한테 안부를 묻곤 웃으면서,
'야, ㅎㅎ 나 이제 괜찮은 것 같다. 역시 내 인연이 아니였는갑지 뭐 ㅋㅋ 이제 괜찮다.' 라고 말하곤 잘지내라하고 끊었습니다.
괜찮긴 개뿔..=_= 끊자말자 펑펑 울었습니다. 진짜로 끅끅거리며 운건 간만이더군요..하..(그 뒤에 친구가 저 때문인지 거절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달? 두달쯤 지났을 때 입대를 결심했습니다.
나름 생각을 정리하고 더 멋진 남자가 되어서 돌아오면.. 그 땐 고백이나 해보자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마침내 입대를 하고 제대를 할 때까지 한 두번? 세번 정도의 간단한 연락만 하고 연락을 끊었습니다.
내 나름대로 자신감이 생기면 연락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탓이죠.
나름 살도 좀 빠지고, 말빨도 좀 살고, 생각도 깊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금은 자신감이 붙은거죠.
그리고 제대.. 만나면 뭐라고 고백할까.. 좋아한다는 말을 어떻게 전해야할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지금 만나러갈게.. 좋아한다고 말해줄게....라고.. 1년 10개월..을 그렇게 그 녀석만 바라보고 군생활을 버텼습니다.
그런데 제대하고나서 친구들이랑 술 한잔할때 친구가 저한테 그러더군요.
'야. 이제 그 녀석한테 연락하지 마라.'
어? 뭔 소리고? 라고 물으니까,
'그 녀석 남자친구 생겼다.'
....
...뭐라고?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습니다. 물론 그런 일도 생길거라 예상하고 각오하고 있었지만, 막상 듣고보니 꽤 충격이 크더군요.
근데 사람 마음이란게 그런 건가봐요. 고백은 포기할 수 있어도 사랑은 포기할 수 없더군요.
폰을 사고 제일 먼저 그 녀석한테 연락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친구한테 그 녀석 번호를 넘기라고 진지하게 말했더니 망설이다 번호 찍어주더군요.
바로 카톡날렸습니다. (목소리를 들으면 긴장해서 실수할까봐 전화를 못했습니다...ㅠㅠ)
반갑다고 답신이 날라오더군요 ㅎ
아.... 난 역시 네가 좋아.
네가 너무 좋다.. 눈물이 멈추지 않을 정도로..
그 녀석한테는 일부러 남친 들먹이며 이제 관심없는 척했지만 살짝살짝 제 마음이 드러났습니다. 눈치챘는지는 모르지만요..=_=;;
지금까지도 그 상태를 유지하며 저와 그 녀석은 카톡으로 대화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근 3년째.... 짝사랑 중입니다.
좋아한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나 아직도 사랑한다 말해주고 싶은데.. 그 작은 몸을 꼭 껴안아주고 싶은데...
근데 지금은.. 저 도차도 비참해질 정도로 제 맘을 꾹꾹 눌러 참고 있습니다.
지금도 울 것 같아서 죽겠네요..ㅠㅠ
만약에...라면서 남자친구랑 헤어졌으면 좋겠다느니.. 나에게 와서 바람을 피운다든지... 하는 상상을 몇번 했습니다.
나란 남자.. 단지 그 녀석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했는데.. 못된 생각만 하네요...;ㅅ;
어떻게 하죠? 이 긴 짝사랑 제발 쫑났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