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관련 꿈을 키우고 그와 동시에 미생을 보면서 저런곳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재고관리, 군대에서도 DAIS관련 미사일 행정병, 서류 분석 회사 등등
그밖에 약 4,5개의 사무직을 다녀봤지만
지금 하는 수출입 업종이 업무 난이도는 최상인데 비해 연봉(군대제외)은 제일 적다.
어떠한 사무직을 하던 상관없이 누구나 실수는 발생하고
그 실수를 해결하는데 야근만한게 없지만
이 업무는 실수를 야근으로 덮을 수가 없다.
미룬일을 야근으로 할 수는 있지만, 실수는 야근으로 해결이 불가능하다.
(이 부분에 있어서 업무난이도가 크게 상승하는 것같다.)
픽업, 부킹, 디텐션, 디머러지, 비엘, 서렌더, 서티, 마스터, 하우스 등등 업무에 필요한 아주 상식적인 용어들을
대학교에서 개념적으로 외웠는데도 불구하고
업무에 써먹고 완전히 이해하는데만 6개월이 걸렸다.
(사실 이 조차도 지금 내가 완전히 아는지 모르겠다)
이밖에도 아직 생소한 용어, 상활들이 발생하는데도 모르는 것들 투성이다.
몇몇개의 사무직을 하면서 언제나 일을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빠르게 처리하는데에는 적응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업무는 어제하던 그대로 흘러가는게 불가능하다.
언제 어떤 사건이 터질지 모르고 그 사건을 얼마나 원활하게 처리하느냐가 능력의 차이다.
오늘 오전에도 박봉과 관련된 베스트글 하나같이 무역업무다.
중국 수출붐 이후로 자본금 10원한장없이 차릴 수 있느 포워딩은 우후죽순처럼 생기며
물류과가 아니더라도 아무나 막뽑아다 어떻게든 싸게싸게 굴리고
상고를 막 졸업한 여자애들 싸게싸게 굴리는게 일반화 되어있다.
먼 옛날부터 구인광고가 저러니 다른 회사에서도 다들 비슷한 수준으로 뽑는다
게다가 영어?
무역업과 기본적인 영문독해와 영작은 땔래야 땔수가 없어서,
사장이라면 특히나 더 당연한거 아닌가 라는 느낌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게 구인광고에 영어가능자 우대가 적혀 있고 바로 위 문단과 같은 의미로 쥐꼬리만한 월급을 단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
남들이 왜일하냐는 그연봉으로
이 힘든일을 하고 있다는게 한이 맺힌다.
그냥 업계자체가 이정도 돈을 주는 수준이라서 업계를 비난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
저돈 받을바에는 안가면 되는게 사실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무역업 서류업무 이 업종 자체를 떠나야한다.
여기서 버티는 사람들도 '우리 모두는 업종을 잘못 선택했다'는 것을 전부다 알고있다.
가만히 연차쌓이며 연봉이 오르는걸 기대하는 것 말고는 딱히 무언가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이 업무를 1,2년 하다보면 할수있는게 이것뿐이라 아예 다른 업종으로 바꾸는 것 조차가 힘이 든다.
그나마도 2년 채우고 영어가 베이스로 깔려야 남들 받는 연봉이 되기 시작한다.
얼마 안되는 돈이라도 이 일들을 처리하는데 보람을 느끼고
내가 장그레와 같은 용어를 쓰고 말한다는거에 무언가 또 다른걸 느꼇지만
통장을 볼수록 내가 이돈을 받고 이 일을 해야하는지 수십번씩 되뇌인다.
비단 우리 회사뿐 아니라 물류업계의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
이제 막 졸업한 고졸도 뽑고 22살 칼졸업하는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을 뽑는게 일반화 되어있는 이곳에선
이 연봉이 당연한거다라는 오너들의 마인드가 사방 천지에 만연하다.
나는 대체 왜 수출입업무를 목표로 공부를 했고
이 곳이 박봉이어도 살아 남아야지 라는 생각을 했을까
몸서리치게 후회된다.
그래도 할 수 있는게 이것 뿐이고... 평생을 삼을 수 있는 업종이라는 것에 위안하며
매일을 후회하며 계속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