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재판이 연기되어 할일이 없으므로 음슴체..
몇달전 상담을 했던 사람이 갑자기 전화가 왔음. 나랑 실컷 전화로 상담을 하고, 마지막엔 "저 다른 변호사가 그 사건 담당자를 잘 안다고,, 형동생 먹고있다고 100%감경이라고 합니다"라고 하는 것임. 사실 나도 그 담당자를 잘 알고 있었음. 그러나 이 사건은 누가 누굴 안다고 해결될 것은 아니었고, 원심과 다른 상황을 만들어서 감경을 받는 것이 중요한 사건이었음.
내 기억엔 그 사람에게 이렇게 상담을 해줬던 것 같음. 누가 누굴 안다고 해서 봐주는 시대는 지났다. 나도 그 담당자를 잘 안다. 그러나 나는 100%란 말은 못한다. 이 사건은 원심과 다른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그게 안되면 힘들다. 당신이 누굴 선택하던지 상관은 없지만 진심으로 당신을 위해 일해줄 사람을 선택해라... 이런 취지로 상담을 끝냈음. 평소에도 상담 전화가 많이 오므로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오늘 그 사람이 문자가 온 것임.
통화를 해보니 결과는 기각.. 원하던 감경은 되지 않았고, 나에게 후속 조치를 물어보는 것임. 솔직히 나도 좀 욱해서 '왜 다른 변호사에게 물어보지, 다른 사람 선택해서 져놓고 나한테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면 내가 뭐라고 해야 되나요'라고 뭐라고 했음. 그랬더니 너무 후회가 된다고 하면서, 변호사님을 선택할 걸 그랬어요.. 라고 하는 것임. 그러나 어쩌겠나 이미 사건은 다 끝났고, 돌이킬수는 없는 것을...
물론 내가 했다고 해서 결과가 좋았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음. 나 역시 기각당했을 수 있음. 그러나 변호사가 나중에 의뢰인이 선임한 것을 후회를 하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함. 또한 선임을 위해 어느 정도 자기 PR을 할 수는 있겠지만 누구와의 친분을 내세우거나, 사건의 승소를 100% 장담을 하는 것은 정말 사람으로서 도리가 아님.
변호사 업계가 어려워져서 내가 시험에 합격한 10여년 전에 선배들한테 들었던 말보다 훨씬 어려움. 정말 장난아님... 그러나 아무리 어려워도 변호사가 절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면 안된다고 생각함. 씁쓸한 하루였음. 혹시 내가 맡은 의뢰인도 나중에 결과가 안좋으면 이런 생각을 하면 어쩌나 싶기도 함... 솔직히 나도 누구 잘안다고 말이 목구멍까지 나올때가 있기도 함. 그러나 어떤 사건이라도 100%는 없다고 생각함. 절대 그런 말을 해서는 안됨...
피해야할 변호사 요약 (반대로 하면 좋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음)
1. 변호사가 직접 상담하지 않고 사무장이 상담하는 변호사
2. 담당 검사나 판사와의 친분관계를 내세우면서 사건의 결과를 100% 장담하는 변호사
3. 담당자를 안다거나 친하다는 것은 딱 이정도임 - 편하게 사건에 대해서 물어보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음. 여기에 혹해서는 안됨.
4. 사건수가 너무 많아 자신이 무슨 사건을 하는지 잘모르고 감당이 안되는 변호사
5. 법적인 일이 생긴다면 변호사를 직접 몇명 만나보고 얼굴을 보고 얘기를 나눠보고 선택을 하기를 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