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친구들과 함께 사우나를 찾았다...
평소 사우나를 자주 가는 편이 아니어서 그날은 아주 맘을 단단히 먹고 묶혔던 피로를 쫙 풀고자 준비를 단단히 헀다..
그렇게 우리는 사우나에 도착했고 각자 흩어져서 좋아하는 방으로 옮겼다...
나는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 불가마방이라는 곳을 보고 맘에 들어서 들어갔다...
방은 꽤 컸고 방 한가운데 불가마가 딱 놓여져 있어서 그다지 뜨겁지도 않은 것이 딱 좋았다...
누울 곳을 찾았으나 사람이 꽉 차서 어쩔수 없이 끝에 머리에 있는 긴 의자에 앉아 있었다...
한 3분 쯤 흘렀을까....
한 이제 갓 3학년 쯔음 됐을 법한 쵸딩 한분이 등장하셨다...
미안한 말이긴 하지만 조금은 개념을 잃어버린듯한 그런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 쵸딩은 내 옆에 앉아서 사우나를 즐기기 시작하는데...
내 버릇 중 하나가 가만히 잘 앉아 있지 못해서 다리를 떨거나 몸을 계속 흔드는 그런 안 좋은 버릇이 있다..
그 날도 어김 없이 나도 모르게 양쪽 다리를 좌우로 마구 흔들며 앉아 있었던 것이다...
갑자기 어느 순간 이상한 느낌을 받은 나는 우연히 그 쵸딩을 쳐다 봤다..
헉...
이 자식이 나와 똑같은 포즈를 하고 똑같이 다리를 흔들고 있는게 아닌가...
'풋~ 애송이 녀석.. 혼자 앉아 있을라니 심심했구나..'
라고 생각을 하며 신경을 끄기위해 긴 한숨을 내 뱉으며 콧 노래를 하기 시작했다...
역시나...
그 쵸딩은 긴 한숨 하며 콧 노래 하며,, 나를 쳐다보면서 살짝의 미소를 머금고 따라하고 있는게 아닌가..
'후훗~~ 이 쵸딩녀석.. 니가 지금 나에게 도전을 하고 싶은거였구나.. 좋다.. 받아주마....'
처음부터 기를 꺾어줘야 했기 때문에 나는 강한걸 택했다..
바로 의자에서 일어나서 팔굽혀펴기를 10회 보여줬다...
그러자 쵸딩도 질세라 바로 일어나더니 10회를 힘겹게 따라했다...
약간은 힘들어 하는 모습이 필살기 한방이면 끝날것 같았다...
그래서 바로 졸래 열심히 10회를 더 보여줬다...헉헉...
역시나 바로 또 따라하더라...
근데 한 3개 힘겹게 하더니 못 하는 것이 아닌가.....
크크크크크 내 이럴 줄 알았지..ㅋㅋ
속으로 굉장히 통쾌해 하며 힘겨워 하는 쵸딩을 바라보며 맘껏 비웃어줬다...ㅡㅡ;;;;
물론 소리는 안 내고 한손으론 입을 막고 다른 한손으론 쵸딩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마구 비웃어줬다...
안다.. 그런 나도 ㅈㄴ ㅂㅅ 같다는거...
나도 내가 그때 왜 그런진 잘 모르겠다... 그냥 쵸딩한테 이기니까 기분 좋았나 보다....
반성하고 있다..
그건 그렇고 하여튼 그렇게 맘껏 비웃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 쵸딩이 훌쩍 거리더니 급기야 울음을 터뜨리는 것이 아닌가..
'헉!!!! ㅈ됐다!!!' 라고 생각하는 찰라에 누워서 수면을 취하시던 몇몇 사람들이 깨어나는 것이 아닌가..
걸리면 이게 왠 개쪽인가... 나이살 쳐 먹고 쵸딩이나 울리고...
그래서 빛에 속도로 튀었다...
쵸딩은 울며 따라오려 했지만 나의 빛에 속도에는 비할바 아니었다...
결국 화장실로 몸을 숨겼고 한 20분 버티다가 나와서 씻고 집에 갔다...;;;;;;
"쵸딩아... 그때는 이 형아가 많이 심심했었나보다... 물론 너도 심심해서 형아를 따라한거겠지만
형아는 그때 왜 승부욕을 불태웠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냥 지는게 싫었나 보다...
다음에 길가다 형아 마주치면 꼭 아는척 해라.. 형이 미안한것도 있고 하니까 우연히라도 보면 츄파츕스라도 하나 꼭 사줄테니까...
그땐 정말 미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