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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51117
    작성자 : 건덕이
    추천 : 4
    조회수 : 928
    IP : 112.159.***.56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1/05/10 08:53:23
    http://todayhumor.com/?gomin_151117 모바일
    졸지에 고아신세가 되어버렸네요...
    안녕하세요 서울 사는 24살 학생입니다...
    이제 막 군복무도 끝나고 복학해서 인생설계를 하려던 시점에,
    졸지에 고아가 되어버렸네요...
    제 남동생과 전 어디로 가야하는건지...

    저희 친아버지 친어머니는 제가 수능을 보기 한달전 이혼하셨어요...
    사실 그전부터 별거는 했었고요...
    버스운전을 하시는 아버지는 술만 먹으면 친어머니를 개패듯 팼고,
    노름에 바람까지...그래도 술 안 드시면 다정한 아버지셨고 
    나름대로 인생설계도 있으셨습니다...
    하지만 제가 초등학교 6학년때 서울에 올라오면서 저희 집은 조금씩 틀어졌죠...
    각박한 서울살이에서 친부모님의 사이는 차츰차츰 성마르게 변했고,
    결국 두분은 제가 수능을 보기 한달전 이혼하셨습니다.
    전 재수를 해서 다행히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을 했고,
    마침 그 해에 아버지께선 새어머니를 맞이하셨습니다...
    이제 잘 살아보겠다며, 열심히 하겠다던 아버지를 전 믿었습니다...

    새어머니는 중국교포신데 간병일을 하십니다. 
    정말 저희를 친아들처럼 아껴주시고 낳아준 부모와의 연은 끊을 수 없는거라며
    만나고 싶다면 자신에게 얘기하고 친어머니도 만나게 허락해주신 분입니다...

    하지만...

    아버지와 새어머니의 관계는 계속해서 소원해져만 갔습니다...
    전 그것이 성격차이라 생각했고 아버지가 연세가 드시면 조금씩 나아지겠지 했습니다...
    하지만 1년전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알콜중독인가 싶을 정도로 거의 매일 술을 드시는데
    어느날 술김에 그런 얘길 하시더군요...우리 세식구 그냥 살자고 다시 이혼하고...
    그래서 왜 그러시냐고 여쭤봤더니...
    사실은 이혼하고 너무 힘들어서 1년간 놀았더니 도저히 살 방법이 보이지 않더라고...
    돈이 많아 보여서 사랑하지도 않는데 결혼했다고 하셨습니다...
    억장이 무너지더군요...새어머니를 받아들이기가 저에겐 정말 어려운 일이었고,
    겨우겨우 안정이 되어가나 싶었는데...
    전 거기서 정말 쓰레기같고 나쁜 마음이지만...
    아버지께 저 대학졸업할때까지만, 내가 경제적인 결정권을 가질때까지만 
    지금 상태를 유지해달라고 울면서 빌었습니다...
    어떻게든 대학은 마치고 취직하고 싶었습니다...

    제 꿈은 돈, 권력, 명예 이런게 아닙니다...
    그냥 제 아내와 제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게 제 꿈입니다...
    일 끝나고 돌아오면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집에 있고
    전 그런 그들에게 그날 하루의 피로는 잊은 듯한 밝은 얼굴로 인사하며
    같이 과일과 차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그런 가정을 꾸리기 위해 전 술도 잘 안 마시고 담배도 잘 안 핍니다...
    근데 그 꿈은 정말 저에겐 어려운 걸까요?

    한달전쯤 아버지께선 의문의 여성과 통화를 하셨는데 마침 그걸
    새어머니께 들켰고...그동안 힘들어하시던 새어머니는 결국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며 저에게만 그 사실(아버지의 바람)을 말씀해주시고
    중국으로 가셨습니다...

    그리고 이틀전 어버이날,
    전라도에 계시던 이모께서 올라오신 날,
    술에 만취하신 아버지는,
    실언을 하셨습니다...

    돈 때문에 결혼했다고, 사랑은 하지 않는다고 속마음을 드러내신 겁니다...

    이모는 노발대발하시며 아버지를 내쫓겠다고 지금 내려가지도 않으시고 계십니다...
    지금 사는 집도 새어머니 돈으로 산 새어머니 명의의 집이기에
    저희는 여기서 쫓겨나면 정말 갈 데도 없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인 남동생과 전 정말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일단 제 꿈은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엔 5월말에 군복무가 끝나는데 그 이후 바로 일을 시작해서
    열심히 돈을 버는 수밖에 없어보입니다...
    남동생이라도 잘 되어야죠...

    정말 행복한 가정 이뤄서 제가 어릴때 받지 못했던 사랑
    제 아내와 아이들에게 양껏 주고 싶었는데...

    지금까지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어젠 죽을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자고 일어나니 살아야겠다 싶습니다...
    남동생은 어떻게든 제가 지키려고 합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1/05/10 10:06:10  14.63.***.41  워니-11
    [2] 2011/05/10 10:14:27  182.208.***.28  
    [3] 2011/05/10 11:08:08  115.21.***.128  파도군
    [4] 2011/05/10 12:49:31  180.2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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