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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하니... 판매목적이 아니고 개인적으로 사용할 목적이라면 만들고 잡혀갈 일은 없습니다.
간단히 이야기 하면
이 규정에 비슷하게 가기 위해서 필요한건
국내에는 소수이지만 외국에선 집에서 술만들고 증류, 숙성하는 사람이 많다보니
외국사이트를 이용하면오크통은 5리터짜리 터키산을 이베이에서 구매했습니다.
(대략 배송비 포함 12만원 정도 들었네요.)
위스키 숙성에 사용하는 오크통의 종류는 크게 미국산 참나무(오크)로 만들어 버번위스키를 숙성시킨 이후 그통에 위스키를 담아 사용하는것과
몰트위스키를 쌩나무 오크통에는 일반적으로 바로 숙성시키진 않고 위에 말한것 처럼 버번위스키나 쉐리와인을 미리 숙성시킨후
그 풍미를 몰트위스키에 입히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콩코드 와인은 위스키숙성 전단계에 쓰진 않지만
싸니까 1.5리터에 만오천원짜리 사서 넣어놨습니다.
요런거 사면 됩니다.
가격은... 세금포함 30~40만원 정도 들지 않을까 싶습니다.몰트위스키에 사용되는 몰트는 보통 2줄보리를 사용하는데,
맥주 만드는 용품 사이트에서 필스너나 페일에일 몰트 구매하시면 됩니다.보리에 싹튀워 건조까지 다 되어있는거라 편합니다.
(위스키 평론가로 유명하신 마이클잭슨님께선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하시지만...)
위스키 증류소들도 스코틀랜드 보리가 아닌 파키스탄이니 하는 곳에서 싼거 사와서 씁니다.처음엔 스코틀랜드 보리를 사와서 국내 판매하는 스코틀랜드산 생수로 싹을 틔우고
몰팅을 해볼까 싶었으나... 정말 미친짓이다고 생각하고
그냥 구매해서 썼습니다.효모도 맥주효모와 와인효모를 섞어서 사용했습니다.
위스키 효모역시 외국사이트를 찾아봐야 하는거고
예전엔 맥주효모 빵효모로 위스키 밑술을 만들기도 해서그냥 사용했습니다.
외국 홈디스틸링 포럼같은경우 에스테르가 강하지 않은 효모를 사용하라는 이야기를 하느느데,효모의 특성을 살펴보고 그나마 맞겠다 싶은걸로 가면 될듯 합니다.
일단 알콜만드는 능력이 젤 높은걸 쓰면 될것 같습니다.이렇게 준비가 되면 시작해 봅니다.
위스키 만드는 과정은
1. 보리를 싹틔워 말리고
2. 몰트를 뜨거운 물로 당화시키고
3. 2번에 거쳐 증류하고
4. 오크통에 숙성하는
단계로 간략하게 설명할수 있습니다.
그다음 당화시켜서 위스키의 밑술인 워시(wash)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곡물을 사용하는거라 뭐 밀링이나 당화나 몇가지 과정이 집에서 하긴 힘들어서
먼저 준비한 몰트를 4키로 정도 사용했습니다.
당화과정이 완벽히 된다면
몰트 10키로 정도에 4리터 정도의 알콜을 생성할수 있습니다.
분쇄기로 분쇄
이정도?
그리고 65도 정도 되는 물에 넣고 1시간 에서 1시간 30분 정도 놓아 둡니다.
물의 양은 나중에 어느정도의 워시를 가지고 증류를 할지 생각해서 해야합니다.증류소에선 당화에 5~6시간 정도 사용하는것 같으나
일단 홈브루잉 관련 경험을 따라서 1시간 정도를 사용했습니다.
증류소들은 4~5일정도 발효를 시키는데
1차 증류를 했습니다.
스카치 위스키는 일반적으로 2번 정도 증류를 합니다.
증류할때 먼저 나오는 도수 높은 부분만 모아서 끝낼수도 있지만
2번 증류하는게 좀더 정재되고 부드러운 느낌이 나는것 같습니다.
3번씩 증류하는 위스키들도 있는데 그런것들이 좀더 가볍고 부드러운 느낌이 나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습니다.
(직접적인 비교는 롱로우와 헤이즐번이 적당할듯... 롱로우가 2번 헤이즐번이 3번 증류합니다. 동일 증류소고..
아이리쉬 위스키도 3번 증류...)
이렇게 효모를 넣고 4~7일 정도면 웬만큼 발효가 됩니다.
전 스케줄상 2주정도 냅뒀는데... 뭐 발효는 되었습니다.
시큼한 향에 막걸리 느낌도 나고 보리향도 나는게
괜찮습니다.
좀 아쉬운건 도수가 9도 정도로 멈춰서
목표인 12도 보단 낮아서
증류에 나오는 양이 좀 줄것 같네요.
뭐 처음이니 어쩔수 없다 싶기도 합니다.
당이 좀 남아있는 느낌인데
다음엔 위스키 효모를 구해다 써봐야 겠습니다.
이제 증류를 해봅니다.
단식증류기를 사용하는 싱글몰트위스키들은 보통 도수를 맞추려면 2번 증류를 해야합니다.
원래는 이런 구리로 된 증류기를 사용할 예정이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1차증류에는
이런 스테인레스 증류기를 사용했습니다.
위스키 밑술 발효에서 황 성분이 생기는데
이걸 구리로 된 증류기로 증류하면
구리랑 흡착되서
걸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황성분이 있으면 위스키 향과 맛에 좀
두드러지게 나타나서 맛을 헤치는 경향이 있기에
구리 증류기가 확실히 맛을 더 좋게 합니다.
하지만 상황이 이러니
1차는 이걸로 진행합니다.
밑에 워시를 담고 위로 올려서 이렇게 찬물로 응축해줍니다.
온도계는 이렇게 90도 정도 되어있으나
실제 내부 온도는 그정도는 아닙니다.
에탄올 끓는점이 78도이니 그정도 될겁니다.
신기하게 증류된게 잘 나옵니다.
왼쪽이 처음에 나온 몇방울 오른쪽이 나중에 나온 증류주 인데,
향이 좀 다릅니다.
(왼쪽이 흐릿한건 물이 몇방울 섞여서 헤이즈 현상 때문)
초반에 에스테르 성분들이 많이 나와서인지
파인애플 같기도 하고 꽃향 같기도 합니다.
뒤에 나온건 몰트의 향이나 황성분 같은게 좀 더 강하게 납니다.
당연하겠지만 초반에 나온게 알콜은 더 높습니다.
아주 초기에 나온건 60도 정도 될것 같고
아주 마지막에 나온건 9도 정도 되었습니다.
1차 증류는 이렇게 뿌옇습니다.
맛도 거칠고 정재되지 않은 느낌입니다.
한번더 증류하면 좀더 정재된 느낌이 나게 됩니다.
9도에 20리터 밑술을 증류해서
도수는 25도 정도 6.5리터 뽑아냈습니다.
시간은 4시간 좀 넘게 걸렸고
시간이 더있었으면 좀더 할수 있었지만
어쩔수 없죠.
2차 증류때는 구리 증류기를 사용해볼 예정입니다.
1차 증류를 마친후 이런저런 도움으로
구리 증류기를 빌리게 되었습니다.
빌리고 나니 어디가서 증류하기도 그렇고
그냥 집에 가스렌지로 진정한 홈디스틸링을 해보잔 생각으로
2차증류를 시작했습니다.
상당히 생활감이 묻어나는 사진입니다.ㅎ
높이는 적당히 맞추고 하니 생각보단 잘 진행이 됩니다.
1차 증류액 6.5리터 정도를 넣고
아주 약한 불로 온도를 서서히 올려줍니다.
강하게 하면 시간은 금방 끝나지만 알콜을 제외한 불순물(퓨젤오일) 성분들이 같이 올라오게 됩니다.
그래서 가스렌지 가장 낮은불로 진행합니다.
알콜증기를 응축시키는 찬 물은 아주 조금만 틀어놓습니다.
연결부위는 혹시나 새어나올까봐 밀가루 반죽으로 막아줍니다.
가스불 올린지 1시간 정도 지나자 조금씩 나오기 시작합니다.
온도가 65~70도 정도되면 몇방울 정도 메탄올이 나오기도 합니다.
보통 곡물로 만든술은 메탄올이 별로 나오진 않는데 혹시나 해서 버려줍니다.
향기는 꽤 좋아 아깝긴 합니다.
온도가 80도 정도에서 본격적으로 증류가 되기 시작합니다.
천천히 하는 작업이다 보니 6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중간중간 위스키도 한잔씩 해주면서 책도한권보고
게임도 좀 하고 해도 한참 남습니다.
오후 4시정도 시작한 작업이 밤 10시 넘어 끝이 나네요.
도수는 67도 2.3리터 정도 뽑아냈습니다.
증류는 시간이 참 오래 걸립니다.
증류한것 테이스팅 해봅니다.
향은 걸레냄새 비슷한 묵은 곡물내음, 황냄새,약간의 풀냄새 식혜같은 향도 강하게 나옵니다.
맛은 달콤하고 피니쉬에 묵은 곡물내음
도수가 높고 좀 달달해서 먹을만은 한데... 그렇게 확 맛나진 않습니다.
숙성이 되지 않은 뉴메이크스피릿이다보니
상당히 단조롭습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 과정인 숙성을 위해 오크통에 주입합니다.
먼저 위스키에 향을 입히기 위해 통에 넣어놨던 와인을 빼 줍니다.
그리고 대충 행구고 (토칭 작업이 필요하지만 여건상 생략하고..)
2차 증류 스피릿을 부어줍니다.
뚜껑 잘 막아주면 끝입니다.
날짜 적어주고...
창고에 보관해 줍니다..
작년 12월 초 정도에 시작해서
거의 3달에 걸친 작업이 이렇게 끝이 납니다.
물론 숙성이라는 훨씬더 지루하고 긴 작업이 남아있긴 하지만
그건 제가 손댈수 있는 부분이 아닌 지켜보는 일이라...
숙성은 일단은 1년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카치위스키룰은 3년이상 숙성시켜야 위스키라 이야기 할수 있다는 법이 있기에
3년정도 해보고 싶기도 하지만
중간중간 숙성정도를 체크해 가면서 시기를 결정해야 할듯합니다.
증발량도 무시못하고(스코틀랜드에선 증발량, 즉 엔젤쉐어를 2~3%정도로 보고 있고 울나라선 3년에 10%정도 날라간다고 하는걸 들어서 얼마 안된다 싶기도 하고 반쯤 날라간다는 이야기도 있고 ㄷㄷㄷ) 처음해보는 작업이다보니 오크통의 영향이 어떤식으로 나타날지 미지수인지라
지금은 어느 정도 숙성이 적당한지 예단하긴 힘드네요.
중간중간 계획이 어긋나기도 하고 일이 커지기도 했지만 재미있는 작업이었습니다.워낙 관심있는 분야기도 하고 진행하면서 새로 알게되고 공부가 되기도 해서 좋기도 했구요.
뭔가를 만들어 간다는건 상당히 즐거운 일입니다.
위스키를 증류해서 숙성한지 1년되는 날입니다.
가능하면 3년 까지 숙성을 해볼까 싶었지만
증발량이 너무 많아서 더이상 숙성은 힘들듯해
병에 담고 테이스팅 했습니다.
2.1리터 정도로 숙성을 시작했는데
중간에 조금 흘린것도 있지만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남은양은 500ml 정도 입니다.
정말 ㄷㄷㄷㄷ한 증발이네요.
환경적 요소가 크게 작용하긴 하겠지만
놀라운 증발량 입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건 그래도
어느정도 숙성이란게 진행되어서 위스키 스러운 느낌이 납니다.
색 역시 초기에 비해 많이 진해졌고
테이스팅을 해보면
솔벤트, 오크향이 주된 가운데 카라멜, 너트, 비누, 건포도 등의 향들이 살짝씩 나타나고
맛도 살짝 단맛과 신맛 쓴맛이 어느정도 벨런스는 유지되고 있습니다.
피니쉬에서 아주옅은 딸기느낌이 납니다.
전체적으로 연필씹는듯한 맛이 강해서 조금 거슬리긴 하지만
숙성이 빠른 작은통의 위력인지 1년숙성이라곤 느끼지 못할정도의 퍼포먼스는 보여주는듯 합니다.
초기에 만족할만한 위스키를 기대하지 않고 그래도 위스키스럽게만 나왔으면 하는 기대는 어느정도 충족된듯 합니다.
이렇게 해서 1년 반정도의 기간동안 준비한 위스키 만들기는 끝을 냅니다.
다음에 다시 만들라면 좀더 맛난 위스키를 만들수 있겠다 싶긴 하지만 들어가는 자금이나 노력대비 결과물을
생각하면 다시 시도하긴 어려울것도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꽤나 흥미진진한 경험이었고 여러가지 재미난 것들 생각할 것들도 많은 일이었다 자평합니다.
결론은.. 술은 사마시는게 맛도 좋고 돈도 덜듭니다.
사먹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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