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전쟁분위기로 나가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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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초강경 대북발언', 한반도긴장 고조 [프레시안 2005-05-28 11:04:45]
“정권, 공격목표 될 수 있어”, 日언론 "부시, <조선일보> 기자 책 읽어"
새로운 전투의 시대에 우리는 국가가 아니라 정권을 공격 목표로 삼을 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김정일 정권 붕괴를 겨냥한 초강경 발언을 해, 한반도 긴장이 더욱 고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내달 11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한-미 정상회담의 난항을 예고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부시, “국가 아닌 정권, 공격목표 될 수 있어”
부시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에 있는 해군사관학교에서 행한 졸업식 축사를 통해 “테러리스트들과 폭군들은 더 이상 무고한 생명 뒤에 숨어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폭군"이라 불러왔던만큼, 그의 이날 발언은 김 위원장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는 이어 “기술은 중요한 방식으로 전쟁의 균형을 변화시킨다. (기술발전으로) 우리는 훨씬 더 효율적으로, 광범위하게 더 먼 거리에서 보다 적은 민간인 사상자를 내면서 적들에케 타격을 가할 수 있다”면서 “21세기에 우리는 죄악을 겨냥할 수 있는 반면에 무고한 사람들은 보호할 수 있으므로 평화를 지키기가 더 쉬워졌다”고 주장, '정밀무기'에 의한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적들은 협상으로 멈춰지지 않아"
부시 대통령은 또 “오늘날 우리는 잔인한 적들에 직면해 있으며 이들은 살해와 자살 충동을 일으키고 절대적인 권력을 차지하려 한다”면서 “이 적들은 협상이나 양보, 이성에의 호소 등으로 멈춰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북핵문제를 '협상'으로 풀 수 없다는 부시의 속내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그는 이에 따라 “이 전쟁에서 단 하나의 선택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라며 “그것은 바로 승리”라면서 무력을 통한 해결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분명한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테러리스트들과 그들 조직들을 무너뜨리기 위해 모든 이용 가능한 도구들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테러리스트들에게 그들이 추구하는 생화학 및 핵무기를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든 국가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테러리스트들에게 안전한 은신처와 도움을 제공하는 불법 정권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대량파괴무기 확산을 막기 위해 우리는 전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핵 거래 네트워크를 무너뜨렸으며 리비아 지도자가 핵무기 프로그램,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포기하도록 설득했고 2년전에는 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시작했다”면서 “현재 시기에 끔찍한 위험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짧은 순간에라도 발생할 수 있고 우리는 세계 어느 곳에서라도 이러한 위험을 막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시민들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책은 계속해서 공격 태세를 늦추지 않는 것”이라며 이라크와 아프간 등에서의 미군의 공세 작전을 예로 들었다.
북한 강력반발-한미정상회담 난항 예고
외교가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대북강경 발언으로 인해 지난 13일 뉴욕 북-미 접촉을 통해 어렵게 물꼬가 터지는 게 아니냐는 기대를 낳았던 북핵해법이 제자리로 원대복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분석을 하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6자회담 복귀 및 북핵해체의 최우선 전제조건으로 '체제 안전보장'을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또한 부시의 강경발언이 내달 11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한-미 정상회담의 난항을 예고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북핵문제에 대한 한국의 분명한 입장 정리와 '작계 5029'에 대한 재협상 추진 등 강도높은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 "부시, <조선일보> 기자가 쓴 책 보고 북한 참상 알아"
한편 일본의 <요미우리(讀賣)> 신문은 28일 "부시 대통령은 탈북자 출신 <조선일보> 기자가 쓴 수기를 읽고 북한의 참혹한 인권상황에 마음 아파하면서 측근들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있다"고 보도, 부시의 이같은 판단에 <조선일보>가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읽은 책은 탈북자 출신 <조선일보> 기자 강철환(37)씨가 프랑스 언론인 피에르 리굴로와 함께 저술한 <평양의 어항:북한 강제수용소에서 보낸 10년(The Aquariums of Pyongyang: Ten Years In The North Korean Gulag)>. 1992년 탈북한 강씨는 국내에서 대학을 나와 2000년부터 <조선일보> 기자로 활동중이다.
지난 2000년 프랑스에서 출간되고 2001년 영어로 번역된 2백38쪽짜리 이 책은 강제노동, 처형, 아사 직전의 식량배급 실태 등 북한주민들의 광범위한 인권 침해 상황을 담고 있다.
백악관에 가까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인권개선운동을 벌이고 있는 기독교단체 간부가 부시 대통령에게 이 책을 소개했다. 이 소식통은 6자회담 재개를 둘러싸고 중국이 부시 정부에게 대북 양보를 촉구하고 있지만 "탈북자의 책에 상심한 부시 대통령이 독재자 김정일에게 크게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강철환 기자는 지난 24일 <조선일보>의 독자와의 대화라는 기사 인터뷰에서“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겨냥해 ‘가족 해체’니 ‘폭군’이니 ‘주민을 굶기는 독재자’니 하는 표현을 쓸 때부터 이 책을 읽고 하는 말이라고 짐작했다”며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알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힘이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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