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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500109
    작성자 : 익명Z2Vqa
    추천 : 0
    조회수 : 455
    IP : Z2Vqa (변조아이피)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5/08/14 02:34:20
    http://todayhumor.com/?gomin_1500109 모바일
    아빠가 너무 미워요..
    안녕하세요. 울적한 마음을 친구에게 털어놓기도 어렵고 이렇게라도 안 하면 가슴이 먹먹해질 것 같아서 써봅니다. 위로를 바라고 쓴 글은 아니니까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고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뒤로 가주셔도 괜찮고요. 

    저는 엄마에게 맏이인 딸입니다. '엄마에게'라는 말을 한건 아빠에겐 사실상 둘째 딸이기 때문이고요. 아빠가 재혼하시고 엄마는 초혼이셨습니다.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만 있으면 될 줄 알고 결혼하셨어요. 엄청난 반대에도 결혼하게 된 이유가 뱃속에 제가 있었기 때문이었죠.. (전 어쩔 때 제가 너무 일찍 뱃속에 있었단 사실이 울적할 때가 있어요. 이때 내가 없었으면 이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하고요.) 사실 지금도 그런 인식이 없지 않지만 당시 외가 쪽(시골)에서 엄청나게 반대했었고 3년간 외할머니께서 장을 못 나가셨다고 합니다. 수근대는 소리 때문에요. 하지만 사랑으로 이겨낼 수 있다던 엄마의 기대와는 달리 아빠를 비롯한 친가에서는 엄마를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을 키워줄 여자로 여겼고 지금까지도 정을 주지 않았어요. 전처의 자식 때문에 저를 낳은지 일 주일도 채 되지 않은 엄마가 자기 어머니께 말 잘못 했다고 워커였는지 작업할 때 신는 신발로 개 패듯이 맞았다고 하면 상상이 가시나요..? (직접적인 이유는 자기가 해준 음식 안 먹었다고였습니다.) 이유는 언제나 그 전처 자식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엄마도 처음엔 그 사람에 대해 측은한 마음이었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하도 그 문제로 맞다보니 증오로 바뀐 거죠.. 항상 아이를 낳을 때마다 몸조리도 못하고 애 안 키워준다고 손이든 무엇이든 수단을 가리지 않고 때렸습니다. 어린 저희는 언제나 뒷전이었고요.. 오죽하면 엄마 사정을 알았던, 엄청나게 맞아 얼굴이 부어오른 엄마 얼굴을 보고 어린이집 원장님이 울면서 이혼하라고 했을 정도니까요. 자식 앞날에 이혼 가정이란 딱질 붙이고 싶지 않아서 참으신게 22년 째네요. 어쨌든 전 그 이후로 시골이라는 정겹고 그리워야할 단어를 굉장히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친가 또한 발을 끊은지 오래고요. 엄마는 아직도 그 얘기가 나오면 경기를 일으키실 정도죠. 고모부들, 그 사람들 자식들 앞에서 복날 개잡듯이 맞으셨는데 오죽할까요..
    근데 아빤 단 한 번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안 했어요. 오히려 너가 잘못했으니까 맞은거지 이 말뿐입니다. 오로지 전처 자식밖에 몰랐던 사람이니까요. 지금도 그렇고. 어려서 저는 아빠 손 잡고 놀러 간 기억도 없고 어직도 기억나는 일은 유치원에서 아빠 방문의 날이라고 모셔오라고 했을 때 바쁘다고 안 간거네요. 그 날 시골로 내려가서 전처의 자식과 같이 놀아주고. 하도 싸우고 욕하고 던지고 툭하면 집 안 들어오고 이 생활이 몇 년 이어지다 보니 저도 아빠에 대한 기대는 안 한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이조차 가물가물해질 때 쯤 제가 절대로 용서할  수 없었던 바람이라는걸 피기 시작했더군요. 상대 여자에게 돈도 천 만 원 정도 준 모양입니다. 둘이 부부처럼 장도 보고 전처 자식 찾아가서 반찬도 해주고 가족처럼 행동하면서요. 얼마나 사랑했는지 고모부에게 엄마와 이혼하고 그 여자와 살고 싶다고 했더라고요. 엄마한테 제대로 그 말 해본 적도 없으면서요. 엄마만 몰랐다가 외삼촌(그때 동업자셨어요. 지금은 안 하시고..)이 말씀하셔서 알게 된거랍니다. 심증은 있었는데 물증은 없었어요. 그런데 엄마가 아빠 직장에 갔다가 둘이 껴안고 이불 덮고 자고 있는걸 보신거죠.(자영업 쪽이라 임대해놓은 사무실이 있었어요.) 여잔 도망가고 아빤 이후에 두고두고 원망하더이다. 더불어 알려준 외삼촌도 엄청 싫어하더군요. 했던 말이 "너만 아니었으면 그 여자랑 살지도 모르는데." 였습니다. 외가 쪽에선 이 사실을 모릅니다. 외삼촌 1분 빼고요. 알았다면 난리가 났겠지요. 외가 쪽에선 아빠를 굉장히 싫어하니까요. (엄마는 자기가 제 발로 수렁에 들어온걸 가족들에게 본인의 상황을 알려 걱정 끼치는게 싫어서 본인이 다 참아냈습니다.) 오죽하면 예전에 엄마가 싸우고 우는 걸 본 외삼촌이(6남매 중 한 분이십니다. 제일 무서운 분이에요.) 아빠를 한강 다리로 불러 손찌검했을 정도죠. 그 분이 어느 정도 높은 공직에 계셨었기에 아빠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컸습니다. 지금도 그 삼촌 이야기만 나오면 긴장하고.. 어쨌든 그 여자와 연락을 아직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관심도 없고.. 그 이후에 아빤 보란 듯 집을 나가서 몇 주동안 안 나타나기 시작했었고 우리에게 쏟을 애정을 그 사람에게 쏟아부었고 그건 지금도 여전해요. 저흰 아직도 아빠에게 이름으로 불린 적 단 한 번도 없었고 저 같은 경우는 미운털이 박혀있는 상태죠. 엄마밖에 모르니까.. 전 오죽하면 여태껏 다닌 학원들 학원비를 장부에 써놓고 돈 벌면 갚으라는 소리도 들었는걸요. 그 사람에게 보험 50만 원짜리 턱턱 넣으면서 저희에게 쓰는 돈은 아깝다하는 사람인데 무엇을 바라겠어요. 그런데 아빠가 일을 벌리기 시작했더군요. 창업을 한 겁니다. 근데 제대로 사업 계획을 구상하지도 않고 손만 벌렸으니 어떻게 됐겠어요. 세무서에서 우편이 10개 넘게 날아오고 전엔 사채도 썼는지 집에도 찾아왔더라고요. 저나 엄마나 미치는게 그거에요. 막을 수 있는 지출조차 막으려고 하질 않으니까요. 임대료, 직원들 없어도 혼자 할 수 있는데 돈 빌리면서까지 휴가비, 보너스, 월급 꼬박꼬박 챙겨줍니다. 사무실 임대료는 천만 원을 넘어가는데 한 마디로 보이는걸 엄청 의식해요. 엄마한테 주는 돈은 그 몇 백만원에 비해 턱없이 적은 돈 주면서 너 알아서 해 이런 식이고요. 더 화가 나는건 엄마 이름으로 대출은 다 받아놓고 나 몰라라 하는거에요. 너가 갚겠지 이런 식이지요. 그런 돈이 벌써 1억 가까이 되더라고요. 고스란히 엄마가 갚을 돈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서 두 번째로 바람을 피우는 거 같더군요. 그것도 최근에 그만둔다고 한 여직원과요. 애초에 월급을 100만 원 올려주면서 잡을 이유가 있나 싶었어요. 게다가 사장이 아무리 오지랖 넓어도 그렇지 그 아버지까지 일자리를 소개해주나요.. 엄마가 제발 직원들 자르고 혼자 발벗고 하라고 해도 요지부동입니다. 단 한 번도 엄마 말을 듣는 척이라도 한 적이 없어요. 즉흥적이고 무조건 내가 정답이야 이런 식입니다. 정말 아빠지만 답이 없어요.. 고게에도 바람 얘기 관련된 글들을 종종 보았고 경험을 통해 알게 된 말은 "바람을 한 번도 안 피운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피는 사람은 없다."입니다. 정말 끝이 없어요 끝이.. (사족으로 엄마가 점사라던지 그런걸 보고 오면 하나같이 하는 말들이 남편은 없는 사람 취급하도 사는게 좋다, 처녀였으면 혼자 살아야 속 안 썩는다였습니다. 남편복은 지지리도 없는데 남편은 아내 복 있다고..)
    그런데 그 짓을 엄마한테만 그런게 아니라 조부모님께도 그랬어요.
    외할아버지께, 그것도 알파벳도 모르시는 분께 갓 태어난 저를 두고 불륜녀 자식 취급했다면, 조롱했다면 상상이 가세요? 그 때 외할아버지께서는 막내딸이 울며 전화하는걸 듣고 시골에서 서울까지 길을 물어물어 오셨고 당시 직장인이던 아빠에게 이혼하라고 했었습니다. 저는 당신들이 키울테니 그만하자고요. 그랬더니 히죽히죽 웃으면서 종이와 펜을 가져왔다더군요. 그리고 큼지막하게 쓰더니 외할아버지께 던지듯 종이를 건넸답니다 A+B=/=O 라고요. (이 부분은 엄마에게 들었습니다.) 제가 O형인데 아빠가 A형, 엄마가 B형입니다. 혈액형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AO-BO 조합으로 O형이 가능한데 몇 년 동안 저를 외간 남자 자식으로 생각했다는게 참 놀랄 일이더라고요.. 본인 행적을 생각안 하고.. 엄마가 늦게 끝나면 득달같이 전화해서 바람 피냐고 묻질 않나.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 열흘 동안 집에 연락 한 통 없었고 심지어 서울 올라와서 사무실에서 자고 갔다네요. 동생이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집에 있으면 항상 핑계를 대고 나가서 안 들어옵니다.) 사실 정말 많아요, 언급한 것들 말고도.. 전 이제 아빠가 바람을 피든 말든 중요하지 않아요. 관심이 없으니까요. 밉고 원망스럽고 싫어요. 정 떨어지는 행동을 해도 사과는커녕 그냥 나가버리니까요. 부모 자식 관계가 이러면 안 되는걸 알지만 이미 앙금은 쌓일대로 쌓였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어요. 
    다만 엄마 때문에 마음이 울적합니다. 엄마는 여자로서 그다지 행복하게 살아온 분은 아니니까요. 22년간 뒷바라지 하시고도 본인의 즐거움은 단 한 번도 누리지 못한 분이에요. 제가 대학을 갔지만 수능을 다시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 노심초사하시지요. 언제나 일 갔다 오면 지쳐 계시는데 가끔 왈칵할 때가 있습니다. 요 며칠 전엔 엄마아빠(외조부님)가 보고 싶다고 엉엉 우시는데 정말 제가 이룬 것 하나 없이 이런 처지라 한심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해줄 수 있는게 없어 가만히 엄마를 토닥여주었습니다. 엄마에게 의지할 사람이 정말 나빼곤 없구나하는걸 느껴요. 엄마는 항상 저를 희망으로 삼고 바라보는데 기대에 못 미치니까 밤이 되면 우울하기도 해요. 이럼 안 되는데 하면서도요. 제가 잘 되는게 엄마의 염원이기도 하지만 아빠를 비롯한 친가에 대한 복수이기도 하기에 수능 문제부터 해결하려고 독서실에서 한참 공부하다 왔는데 밖에 비도 추적추적 오고 하니 울적해서 한 번 써봤습니다. 어느 정도 응어리가 풀리는군요..

    +) 쓰고 보니 모바일이라 저는 얼마나 긴 지는 모르겠지만 읽어주신 분들께는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치고야 말았네요.. 너무 길다 읽기 힘들다 싶으시면 안 읽으셔도 되니까 부담스럽게 받아들이지 말았으면 해요. 그럼 이 새벽에 눈 드고 안 주무시는 분들도, 저같이 알음알음 속앓이하고 계신 분들도 푹 주무시길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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