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늦어서 다 읽어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잘못 봤을 수도 있지만
제가 읽어본 글에서는 유저 분들이 다들 물은 얼마나 받아야하는지 소금을 얼마나 넣어야하는지 언급이 많이 없으시네요
부담감을 잔뜩 느끼며 사진도 없이 글로만 적습니다
이건 녹색창 검색하셔도 바로 찾아보실 수 있는 글인데
많은 선배님들과 유저 분들이 기본적인 내용이라 언급 하시는걸 깜빡 하셨을거라 생각하고
야밤에 몰래 올리고 아침엔 리젠 되서 저 뒤로 밀리리라 생각하고 좀 끄적여 봅니다
파스타 면은 스파게티던 페투치네던 펜네던 푸실리던 소금간이 충분히 베어야합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밖에서 사드시는 모든 파스타 면엔 소금 넣고 삶아요
그리고 여러분이 만들어드시는 파스타를 삶으실 때도 면이 들어가야합니다
소금은 염분이고 염분은 나트륨인데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몸에 안 좋은거 아니냐?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죠
우리 중고등학교 과학 시간에 식물의 삼투압 현상에 대해서 배웠잖아요?
그 원리가 파스타 면에서도 똑같이 적용 됩니다
염분이 넉넉히 베인 면이 소스에 투하되면 삼투압 현상이 일어나면서 면 안에 있는 염분이 빠지면서 소스에 간이 됩니다
그럼 염분이 빠진 면은? 소스가 베어들게 되요
집에서 먹는 파스타가 이상하다 이 맛이 아니었는데? 혹은 이게 맞나? 하시는 분들!
소금을 조금만 넣었는데 괜시리 짜거나 소금을 충분히 넣었는데 싱거웠던 경험 있으신가요?
면의 간이 덜 베이거나 너무 많이 베어서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아니면 요리하는 사람 본인의 간이 왔다 갔다 하거나요
면 삶기는 쉽게 보면 쉽지만 따지고 보면 많이 중요합니다
보통의 비율은 10:1:0.1로 맞추시면 되요
물 1000ml 파스타 100g 소금 10g 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물은 집에 있는 종이컵으로 맞추시면 되요
한 컵에 대략 180 정도 되니까(라면 끓이실 때 종이컵으로 3컵 넣으시면 딱 맞습니다) 계량하시면 되고
파스타 100g은 엄지와 검지를 둥글게 맞 붙여서 500원 짜리 만하게 잡으면 1인 분 이라고 하는데 사실 그렇게 잡으면 좀 많습니다
업장에서 1인 분이라고 하면 7~80g 정도에요 그걸 익혀서 소스와 토핑 재료들이랑 섞어서 드셔도 충분히 포만감 느끼시죠?(아.. 아닌가...?ㄷㄷㄷ)
그러니까 100원과 500원 사이로 잡으세요
(인터넷에 보면 10원 짜리로 잡아라 500원 짜리로 잡아라 하시는데 그건 내일 제가 출근해서 잡아서 비교해 보겠습니다 ㄷㄷㄷㄷ)
나는 많이 먹을거니까 면을 더 잡겠다 하시는 분
면 조금 덜 잡고 양파랑 베이컨을 더 많이 넣으세요
밖에서 돈 주고 드실 때 베이컨이나 새우가 모자라서 항상 아쉬우셨잖아요 그쵸?(아니라면 죄송합니다...ㄷㄷㄷ)
이제 소금입니다
소금은 중요해요
소금은 찬물에 바로 넣지 마세요
소금을 미리 넣으면 물이 끓기 시작하면서 수분이 날아가고
염분이 더 강해져서 생각보다 훨씬 짠 소금 물이 됩니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그 때 소금을 넣고 그 뒤에 면을 넣으세요
그럼 소금은 얼마나 넣어야 할까요?
나는 저울도 없고 계량 스푼도 없는데 10g은 도대체 얼마야?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우리에겐 밥 숟갈이 있어요
우리가 책과 인터넷에서 보는 레시피 중 '아빠 숟갈'이 써있지 않은 이상 계랑 스푼을 썼을거에요(1큰술은 밥 숟갈로 생각하세요)
대문자로 T라고 써있으면 큰 스푼으로 넣은거에요
1T는 15g, 15ml 입니다.
집에서 밥 숟갈로 그냥 한 수저 푹 떠서 넣으세요 넣다가 좀 흘려도 됩니다 숟갈로 잔뜩 퍼 올리면 그게 1T랑 비슷하거든요
자 우리는 파스타를 맛있게 먹을 준비를 거의 끝냈습니다
좀 더 맛있게 먹기 위해 한 가지 더 준비 할게 있습니다
그 놈의 '알덴테'인데요
면의 심이 남아있어서 식감이 살아있는걸 알덴테라고 지칭하는데요
우리는 요리사도 아니고 평범한 자취생, 전업주부, 독거노인일 뿐입니다
알덴테는 그냥 꼬부랑 글씨에요
근데 남들이 그러길 그게 정말 중요하대요
어떻게 하는지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아요
블로그와 드라마를 봐도 한 가닥 꺼내서 벽에 던져보래요
찰싹 붙으면 그게 알덴테로 잘 익은 면이랍니다
기가 멕히고 코가 멕힙니다 그쵸?
벽에 붙여서 물 튀고 전분 묻은건 누가 닦아줍니까?
그리고 그거 하다가 엄마한테 등짝 맞으면 누가 같이 위로해줍니까?
우리 면 포장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해봅니다
알덴테 ~ 분 코투라 ~ 분 하고 써있을거에요(우리는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런 영어는 읽을 수 있어요)
다른거 말고 알덴테라고 적혀있는 것 보다 2분 정도만 덜 삶아 주세요
끓이던 소스에 부어서 간이 베도록 한번 더 익혀줄거거든요
스파게티 면을 삶을 때 포장지에 알덴테 10분 이라고 써있으면 8분 만 삶아주세요
거의 다 됐습니다!
재미도 없고 사진도 없고 글 밖에 없는 제 글의 끝이 보여요
우리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
물에서 건진 면은 체에 받쳐서 물기를 탈탈 털어주세요
이 때 면 삶은 물은 버려도 되지만
우리 집 냉장고엔 닭 육수도 조개 육수도 없잖아요
다시마? 미역이라도 있으면 다행이죠
염분과 전분이 남아 있는 이 면 물은 훌룡한 육수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집 수도세와 가스비는 땅 파서 나오는게 아닙니다 이미 면을 삶느라 20분 가까이 가스를 켜뒀어요
뭐 하나 가볍게 버려서는 안됩니다
요즘 가스렌지는 화구가 두개 잖아요?
한 쪽에는 면을 올려두고 한 쪽에는 소스를 준비 해두셨을거에요
소스가 충분히 끓어서 불을 줄여놓으셨으면 그 때 면을 넣으세요
소스가 끓지도 않았는데 면을 넣으면... 찬물에 라면 면을 넣고 끓을 때 까지 기다렸다가 끓고 나서 4분 기다리는 것과 똑같습니다
만약 소스가 끓지 않았다면?
채에 받쳐둔 면에 집에 있는 기름이랑 버무려 주세요
참기름 들기름 안됩니다 ㄷㄷㄷ
식용유 까진 괜찮습니다
올리브유가 있다면 최고입니다
이 과정은 이미 삶아진 면이 공기 중의 수분과 접촉 하면서 면이 불지 않게 한 번 코팅해주는 역활을 합니다
따라서 너무 많이 둘러서 버무려 주시면 나중에 소스가 베어들지 않을 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많다고 좋은거 아닙니다 걍 적당히 둘러주세요 ㄷㄷㄷㄷ 아빠 숟갈로 하나 반 정도만요
준비하던 소스의 간과 농도를 보고 남은 면 물을 조금씩 간을 보면서 첨가해주세요
요리 못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이 간 맞추기와 양 맞추기인데요
한 번에 때려넣지 마시고 아빠 숟갈로 서너번 씩 넣으면서 간 보세요
면 넣고 나면 맛이 또 달라집니다
사실 한번 해보면 쉬운데 주저리 주저리 쓰다가 이게 자꾸 분량이 늘어나네요 ㄷㄷㄷㄷㄷㄷ
야밤에 보신 분 계시면 눈 아프시고 재미도 없으셨을텐데 미리 사과 드립니다 ㅠㅠ
다음에 레시피 올릴 땐 꼭 사진 첨부해서 보시기 편하게 올려 드릴게요
혹시 늦은 밤까지 안 주무시고 보신 분 계시면 다시 한번 사과 말씀 드립니다
좋은 밤 되세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