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꿈을 꿨어요.
제가 힐링캠프같은 프로그램에 나왔더군요.
어떤 프로그램인 줄 아니까 가시방석이지만 말 돌려가면서 이런 저런 얘기 즐겁게 하다가
갑자기 엠씨가 뭐 힘든 일 없으셨어요? 질문하는데
어릴 때 엄마한테 쳐맞던 기억이 죄다 떠올라서 엉엉 울면서 깼어요.
어릴 때 그 감정이 되살아나니까 정말 서럽더군요.
잘 지내고 있는데 내면에서 <잊지마!>라는 듯이 떠오를 때가 있어요.
뭐랄까.. 어릴 때 저는 엄마의 스트레스 해소처였는데
저 7살 때 엄마가 전화통화하다가(누구랑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끊고는 같이 놀던 친구를 집에 보내고
왜 이렇게 방을 안 치우냐고 빗자루로 온 몸을 쳐 맞았던 게 제 기억 상 제일 억울한 기억입니다.
바로 그 전 날 방 안 치운다고 진짜 뒤지게 맞았거든요. 어린애 체감으로 두 시간은 맞은 듯..
바보가 아닌 이상.. 바로 어제 맞은 걸 기억 못 하겠습니까?
노는 도중엔 당연히 어질러지죠. 다 놀고 난 후엔 당연히 치우려고 했고요.
이십년도 더 지났지만 그건 엄마의 스트레스 해소용 폭력이라고 밖에 생각이 안 들어요.
가끔은 울다가 과호흡증상이 나타나기도 했고 그럴 땐 진짜 죽겠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안 혼나는 날이 거의 없었고
진짜 어쩌다 한 번 안 혼나는 날이면 머리 속에서 뭐지? 왜지?하는 의문이 떠나질 않았고
칭찬이라도 받으면(칭찬 받은 날이 여태까지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듯) 오히려 두려움에 더 떨기도 했어요.
신체적 학대도 그렇지만 더 끔찍한 게 정신적 학대였는데
오빠랑 비교하는 건 기본이고..
초등학교 저학년 때 친구가 집에 놀러왔는데 당시 흔하지 않던 비데가 저희 집에 있었습니다.
친구가 물어봐서 작동법을 알려줬더니 친구가 간 뒤 엄마가 전화하는 척 하며
XX이는 여자가 돼 갖고는 부끄럽지도 않나봐. 뭐 그런 걸 가르쳐줘? 하며 수치심을 주질 않나
한번은 친구가 집에 놀러와 밥을 먹는데 엄마가 계란후라이를 해줬거든요.
그런데 친구가 자기는 반숙 못 먹는다고 해서 제가 노른자를 먹었는데
그걸 보고 엄마가 저한테 돼지같은 가시내라고 하질 않나,
엄마랑 시장가는 데 좀 떨어져서 걷고 있었거든요
근데 엄마가 지나가다가 어떤 아줌마가 절 보고 한숨을 쉬면서
자기는 딸 낳으면 저렇게 안 키워야지 라고 말했다고 하질 않나..
아니 그런 말을 들었으면 엄마가 그 아줌마한테 화를 내거나 위로는 못할 망정
그걸 갖다가 초등학생 어린애한테 고스란히 말해서 자괴감이나 들게하고..
4~5학년 때 이대로는 못 살겠다! 싶어서 가출아닌 가출을 했는데 뭐 꼬맹이가 어디 갈 데가 있겠어요
놀이터에서 그네타고 끼익끼익대고 있는데 엄마가 멀리서 오더라고요.
눈이 마주쳤는데 그 자리에서 도망갔습니다.
그치만 당시 돈도 없고, 자존감 바닥치는 애한테 친구가 어딨겠어요.. 친구도 없고 해서 집으로 왔습니다.
엄마가 그러더군요. <너 왜 엄마보고 도망갔어?>
전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방에 들어갔어요. 속으론 진짜 왜 그런지도 모르는 건지..그 때 기분은 끔찍했어요.
평소 엄마가 나한테 한 짓을 한 번이라도 스스로 생각했다면 그런 질문은 안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스트레스 받는 일만 있어서 부정적인 생각밖에 안나네요.
죄송합니다. 좀 하소연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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