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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readers_14889
    작성자 : aaaba
    추천 : 116
    조회수 : 22576
    IP : 1.243.***.14
    댓글 : 12개
    등록시간 : 2014/08/14 19:59:09
    http://todayhumor.com/?readers_14889 모바일
    [병신백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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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게엔 좋은 글이 참 많은것 같습니다.
    좋은 글과 책에 대한 이야기 많이 보고 갑니다.
     
     
     
     
     
    아이들은 싸우면서 자란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자신의 나이를 망각한 채 어른이 되서도 싸움을 계속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것도 아주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군대를 제대한 후 예비역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복학해 첫 교양수업이 있던 날이었다.
    강의실 안에는 아직 고등학생 티를 벗지 못한 신입생들이 가득했다. 그럴수 밖에 없는게 내가 듣는 강의는
    1학년 교양필수 과목이었다. 1학년 때 강의실보단 술집에 출석하는 날이 많았기에 재수강을 하게 된것이었다.
    문 밖에서도 떠드는 소리가 들릴정도로 시끄러웠던 강의실은 내가 들어가자 일순간 조용해졌다.
     
    누구지? 교수님인가? 하고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내 나이 스물넷. 많지 않은 나이였지만 그 아이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았나보다. 그날따라 내 노안이 더욱 원망스러웠다.
    미운얼굴. 미운얼굴같으니. 풋내기들의 풋내를 피해 혼자인걸 즐기는 척, 아무렇지 않은 척,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하지만 내 주변엔 보이지 않는 벽이라도 쳐져있는것처럼 아무도 오지 않았다.
    만학도가 된 기분이었다. 아직도 짬내가 가시지 않아서 그런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아니란걸 알면서도. 그날밤 울며 티셔츠를 빨았다.
     
    그렇게 듣는 둥 마는 둥 수업이 끝났고 다시 일주일이 지났다.
    남들보다 일찍 강의실에 들어섰다. 하지만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다. 
    세월의 흔적을 숨기려 너무 꾸러기스럽게 옷을 입고 나온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일으킨 것 같았다.
    그랬다. 난 피서복이었다.
    피팅에 서툰 복학생.
     
    이제 체념하고 그냥 수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렇게 마음먹으니 조금은 기분이 나아지는 것 같았다.
    구석자리에 앉아 주변을 살피다보니 한 무리가 눈에 띄었다. 그들에게서 나와 같은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짙은 세월의 향기를.. 아무래도 나처럼 재수강을 하는 무리들 같았다. 그쪽은 세명이었고 다 같은과 친구들인지
    웃으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부러웠다. 부러운 마음에 그들을 계속 쳐다봤다.
     
    수업을 앞두고 뒤에 앉아있던 친구가 앞자리 친구에게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앞에 친구를 계속 툭툭 건드리다가
    돌아보면 모른척 하고 그러다 또 건드리고 초등학생이나 할 법한 장난을 치기 시작했지만 그 모습마저도 부러웠다.
    하지만 앞에 친구는 짜증이 났는지 하지마라. 하지마라. 라는 말을 반복했다. 하지만 장난은 계속됐고 결국 앞에 앉은
    친구가 폭발했다.
     
    "아! 씨바! 하지말라고!"
     
    하지만 그 분노의 대상은 엉뚱한 곳으로 향했다. 장난을 친 친구가 아닌 옆에 앉은 친구에게 쏘아붙인 것이다.
    그 친구는 자기가 한게 아니라며 생사람 잡지말라고 했지만 이미 그 친구의 귀엔 들리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말라고 했냐 안했냐!"
    "나 아니라니까!"
     
    덩달아 누명을 쓴 그 친구까지 흥분하기 시작했다. 한참동안 말다툼을 벌이던 둘 사이의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거친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씨바 그럼 니 아니면 누가 했는데?"
    "내가 아니라 이새끼가 그랬다니까?"
     
    정작 장난을 친 당사자는 모르는 척 할 뿐이었다.
     
    "아니라잖아! 자꾸 구라칠래?"
    "이새끼가.. 그럼 니 말은 내가 널 쳤다는거네? 가만 앉아있었던 내가?"
    "그럼 누구 딴사람 있냐?"
    "아.. 그렇구나 그러니까 니 말은 내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널 쳤다는 거구나. 이 애덤스미스 새끼야."
     
    경영학과 친구들인 것 같았다.
     
    "하지 말라고 했냐 안했냐 진짜 뒤지고 싶냐?"
    "이새끼 말하는 꼬라지좀 보소. 너야말로 국부를 한번 강하게 맞아봐야 정신을 차릴래?"
     
    그렇게 한참동안 심한 말들이 오고가다 결국 해서는 안되는 말까지 나오고 말했다.
     
    "그러다 진짜 운명을 달리하는 수가 있다. 이 모친이 부재중인 낳은지 얼마 안된 어린 짐승아."
     
    물론 저렇게 정중하게 말하진 않았다. 실제로 한말을 있는 그대로 옮길 수 없지만 비슷하게 표현한다면
     
    "그러다 진짜 뒤진다. 이 hijklnop 새끼야."
    "뭐?"
    "m이 없는 새끼야."
     
    결국 주먹다짐이 일어났다.
    중학교 시절 이후 교실에서 싸우는 걸 본 건 처음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나는 배운 병신은 되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나이는 입으로만 먹어야 겠다. 항문으로 먹지말고. 란 교훈을 얻었다.
     
     
     
     
     
    세월호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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