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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14886
    작성자 : 나는누규인가
    추천 : 13
    조회수 : 8661
    IP : 211.60.***.217
    댓글 : 50개
    등록시간 : 2016/11/07 18:31:37
    http://todayhumor.com/?love_14886 모바일
    그 사람이 나에게 심드렁한 이유.txt

    주의: 연애와 인간관계가 대개 그렇듯, 다소 포괄적이고 애매한 대상을 상대로 한 설명글입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나 정도면 괜찮은 것 같은데,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누구에게 이렇게까지 잘해줘 본 적이 없는데.

    왜? 그 사람은 늘 나에게 무심하고, 때로는 심드렁하기까지 한 태도를 보일까?

    연애하며 다들 한 번쯤 이런 고민 해보는 것 같아요 : )


    이럴 때 사람들은 흔히 '옛 연인에게 상처받았던 아픈 기억 때문에 트라우마가 있댔어' 라던가,

    '저 사람은 원래 성격이 이렇대. 그래서 그래.' 등등의 이유를 가장 많이 떠올리는데요.

    저는 조금 다른 의견을 갖고 있어서, 혹시 제 의견에 공감하시는 다른 분들도 계시는지

    궁금해서 한번 글을 써 봐요 : D 



    사람이 연애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솔로일 때와는 생활 패턴이 크게 달라지죠.

    특히 변화가 큰 부분이 저는 아래의 세 가지 항목이라고 생각해요.


    1. 시간 소모
    : 단순히 데이트 뿐 아니라, 연인을 위해 일상에서 꾸준히 연락하고 준비하는 시간들까지 포함

    2. 금전 소모
    : 단순히 데이트/선물에 지출하는 비용 뿐 아니라, 연인에게 잘보이려 자기자신을 꾸미는 비용까지 포함

    3. 에너지 소모
    : 피곤해도 상대를 위해 매일 연락하고, 만나고, 싸우고, 화해하고, 노력하는 각종 심적/물리적 에너지 모두 포함 



    사람마다 성격과 생활환경, 연애 유형에 따라서 위의 세 가지 항목에 쏟을 수 있는 값이 다른데요.

    심지어 같은 성격이라도 그때 만난 사람이 누구였는지, 그때 자신의 환경이 어땠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져요.

    Ex 1.) 평소에 정 없는 성격과 여유 없는 환경이라 연애에 20~30%만 투자하는 사람이어도 

           무척 자기타입인 이성을 만났을 경우 70~80%까지 투자값이 달라질 수 있음.

    Ex 2.) 평소에 다정다감한 성격이고, 대개는 70~80%를 연인에게 투자하곤 했던 사람이어도

           환경이 피로해지고 여유가 없어져서 연애에 쏟을 기력이 없으면 20~30%까지 감소함.



    이처럼 누구나 자신의 성격과 환경에 따라, 그리고 그때그때 만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자신의 현재 연애에 투자 가능한 예상 투자값(?)을 스스로 얼추 인지하고 있을 겁니다.

    연애를 많이 해 본 사람일수록 스스로가 얼마만큼 연애에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인지(경험에 근거),

    그리고 현재 나는 이 사람을 상대로 얼마쯤 투자할 수 있을 것인지 더 근사값을 잘 뽑아낼 수 있구요.

    슬프게도 그와 동시에 상대방에게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인지를 가늠해 보게 됩니다.

    내가 이 사람과 만나게 되면 이만큼의 시간과, 비용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할 게 뻔한데.

    과연 이 사람에겐 내가 이러한 자원들을 투자할 가치가 있을까? : (



    이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 중 흔한 것이, 요즘 연게에 인기많은 '잘생긴 놈들의 세계' 같은 글이겠네요 : D

    비단 외모 외에도 스펙, 성격, 지성, 매력, 나와의 유사점 등등 다양한 부분들이 심사대상에 고려됩니다.

    다들 이 정도는 이미 예상하시겠지만, 우리가 흔히 빼놓기 쉬운 중요한 판단 기준이 하나 더 있어요!

    그건 다름아닌 '경험에 근거한 미래의 기대값'이랍니다 : D  무슨 소리냐고요?


    아무리 스스로가 '나 정도면 괜찮지, 아마 10점 만점 중 8점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더라도,

    상대가 과거에 만났었던 & 현재에도 주위를 맴도는 이성들이 9점-10점쯤 되는 수준이라면

    당연히 상대 기준에선 내가 탈락입니다 : (  

    물론 8점 정도면 나쁘지는 않지만, 나는 9점-10점을 만나왔고, 앞으로도 만날 수 있다는 걸 아니까요.

    같은 맥락에서 스스로가 '나만큼 잘해주는 사람은 없을걸? 나 이렇게 잘해줘 본 적이 없어'라고 생각해도,

    상대가 만났던 연인들이 대부분 그 수준으로, 혹은 그 이상으로 잘해줬다면 다 무의미합니다.

    별로 특별할 것도 없고, 앞으로도 얼마든지 그 정도로 잘해주는 사람 만날 자신 있으니까요.


    과거의 연인을 탐색해 보는 건 이른 바 판도라의 상자를 연다고 하여, 대개 꺼려지는 일입니다.

    상대와 잘 되고 있다면 굳이 들춰보지 않는 편이 좋지만, 그게 아니라면 한번 알아보는 편이 도움은 됩니다.

    왜 상대가 나에게 심드렁한지에 대한 답이 어느 정도 나오거든요. 덤으로 상대의 취향까지도요.
           


    얘기가 잠시 다른 곳으로 흘러갔지만, 무튼 근본적인 핵심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개개인은 각자 자신의 현 상황에 맞는 연애 예상 투자값을 얼추 알고 있다.

    2. 따라서 상대에게 그만큼의 투자를 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본능적으로 가늠해 본다.
    (하물며 주식이나 펀드도 투자하기 전 검색해 보는데, 연애는 더하겠죠.)

    3. 만약 상대가 나에게 심드렁하다면, 2번에서 행해진 '심사'에서 탈락 판정 상태일 경우가 높습니다 ㅠ
    (혹은 상대가 외로워서, 심심해서 등의 이유로 '예비 합격' 시키긴 했지만 헤어져도 상관없을 경우)

    또한 연애를 많이 해 보고 인기가 많은 사람일수록 2번의 '심사' 기준이 매우 높고 신중하기 때문에,

    본인의 수준에 자신감(ex: '잘생긴 남자들의 세계' 글 참고)이 있어서 단번에 심사 통과할 게 아니라면,

    성급한 감정표현과 접근은 금하고 천천히 자신의 연인으로서의 가치를 상대에게 증명해야 합니다.


    보통은 이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조급하거나 혼자 불타올라 상대를 성가시게 해서 망하는 경우가 잦죠.

    이건 은행원이 펀드의 가치를 충분히 설명도 하기 전에, 상대에게 무조건 투자부터 하라고 윽박지르는 거랑 같습니다.

    충분히 설명해도 상대 의향에 따라 거절당하기 쉬운 판국에, 저러면 당연히 200% 실패합니다.



    오직 외모나 능력만이 위의 심사기준을 통과하는 건 절대 아니니까 '나는 안될거야' 같은 말 하지 마시구요 : (

    그렇게 따지면 길거리의 수많은 흔남, 흔녀들은 어찌 저리 알콩달콩하게 연애하며 산단 말입니까?

    주위를 돌아보세요. 정말 외모가 특출한 사람/스펙이 쩌는 사람들만 연애하고 있나요? 아니잖아요!

    다만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마주하게 되었을 때, 외모나 스펙이 가장 상대의 가치를 가늠하기 쉬운

    이른 바 '명품 포장'이기 때문에 보다 잦은 빈도로 거론될 뿐이지요.


    포장에 별 특징이 없다면 내용물 만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이 내용물 보는 분들이 꽤 많아요.

    왜 그런 글들 많잖아요. '처음엔 별로였는데 갈수록 좋아졌다, 볼수록 매력있더라' 같은 글이요.

    다만 바로 눈에 띄는 포장과 달리, 내용물은 일단 상대에게 보여주려면 시간이 꽤 필요하죠.

    어떤 부분들이 특별한지, 어떨 때 유용한지 등등 상대에게 시간을 갖고 충분히 자신의 가치를 납득시키세요.

    '나는 네가 그만한 값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고, 네가 투자한 이상으로 돌려줄 것이다!' 하고요.

    근데 그 사이에 웬 사기캐 같은 놈이 나타나서 상대를 낚아채 가 버렸다? 그건 어쩔 수 없어요 : ( 

    인연이 아닌 셈 치고 넘기는 수밖에요. 어차피 그런다고 내가 성급하게 다가갔어도 결과는 똑같을 거니까



    제 주위에는 연애를 잘하는 친구들이 유독 많은데, 그 중 한 친구가 예전에 이렇게 얘기했어요 : ) 

    나는 상대에게 구애할 때, 프로 영업 사원같은 마음가짐으로 다가간다고요.

    내가 명품급이라 상대에게 들이밀기만 해도 상대가 반색을 하며 냉큼 사들일 수준이면 모를까,

    그냥 평범한데 어정쩡하게 대뜸 '물건 사시죠. 전 그쪽이 사줬으면 좋겠는데.' 식으로 다가가는 건 최악이라고.

    우선 상대에게 물건을 꼭 사야한다는 부담은 절대 주지 않되, 천천히 시간과 공을 들이면서

    이 물건만의 특징과 장점을 두루 보여주고, 설령 거절해도 괴롭히지 않을 거란 확신을 주면 성공율이 확 올라간대요.

    어디까지나 비유니까 감히 사람을 물건과 비유한다고 불편해 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요기까지 저의 주관적이고 경험적인 뻘글을 마치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D 

    이 글은 어디까지나 제 추측으로 사람 심리를 분석하여 쓴 궁예글이고, 당연히 모든 인격체를 일반화 할 수 없으므로

    그냥 '이 사람은 이런 방향으로도 생각하는구나.' 하고 읽어주세요~

    그럼 이제 다들 퇴근합시다 : D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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