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작고, 낡은 상자 이야기
깊은 어두운 던전 속
분명히 나약한 숨결을 내뱉고 있는 그 상자는
어쩌면
마족들의 품에서 떨어진 여러 물건들에 기뻐하던
지나가는 모험가들을 보며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자신도,
누군가에게
기쁨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요.
하지만 일단은 마족으로 태어난 그이기에
이것이 그의 선택이던 아니던
그는 자신을 지나가는 모험가를 막아야만 하겠지요.
그렇지 않고 자신이 가진을 다 내어준다 하더라도
언제나 그의 몸을 금은보화로 가득 채울 순 없을테니까요.
그렇지만 그 살아 숨쉬는 상자가,
우리를 상대하기 전에 잠깐 움찔하며 우리를 지켜보기만 하는것은
어쩌면 그의 이런 생각때문이 아닐까요.
그의 몸에 보물을 가득 채울 순 없어도
어쩌면 그는 자신의 상자 속에 희망을 가득 채워두었는지도 모릅니다.
혹시 다음에 당신이 이런 살아 숨쉬는 상자를 마주하게 된다면
이에 대해서 조금만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작고, 낡은 상자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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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뚱뚱한건 아닌가 고민하지마. 너 안 뚱뚱해, 아니 가끔은 
뚱뚱해 보일 때도 있지만 뭐 어때? 우리가 배가 나왔다고 징징대는 것 만큼 지루하고 헛된 일두 없어.
마음껏 먹어 정말이야. 너에게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잘 먹는 너를 더 사랑해 줄 거야.
아직은 이해할 수 없는 일들도 많을거야. 물론 너의 삶은 멋질것이고 계속해서 새로운 일이 펼쳐질거야.
지금 그렇게 아직 어리숙할 때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고 있다니 참 장해.
하지만 네가 한 번 해결한 문제는 다시 한 번, 그리고 또 다시 해결해야만 할 거야.
그 나이가 되어야만, 시간이 쌓여야만 알 수 있는 사실들은 
때가 되면 알게 될 거야. 이렇게 알게 되는 사실은 대부분 용서와 관련이 있어.
사람들에게 사랑해 달라고 매달리지는 마. 그럴 수 없어. 이건 절대적인 규칙이야.
누구도 네가 원한다고 해서, 널 사랑해 주진 않을거야.
진정한 사랑은 양쪽에서 오는거야. 그런걸로 시간 낭비 하지마.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내리는 가정은 너의 순진해 빠진 오만함에서 비롯된 거야.
네가 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사실 부자가 아니야.
또 무엇이 됐든 참 쉽게 얻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사실 열심히 일해서 그걸 손에 얻은 거야.
무슨 일이든 미끄러지듯 수월히 잘 풀린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사실 고생을 많이 했고,
지금도 고생하고 있어. 마치 어느부분에서의 너처럼.
늙어서 자녀와 자동차와 집을 거느린 채 어리석게 안주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한 때는 어느 모로보나 너처럼 유행에 밝고 오만했어.
결국 웬만한 일은 다 괜찮아 질 거야. 그렇다고 모든 일이 전부 괜찮은건 아니야.
가끔은 제대로 잘 싸웠지만 지는 일도 있을꺼야. 
정말 힘들게 움켜쥐고 있다가 놓아주는 수 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는걸 깨달을 때도 있을거야.
받아들인다는 건 아주 작고 조용한 방 같은거야.
무의미한 하루가 켜켜이 쌓여서 의미있는 무언가가 될 거야.
고된 종업원일, 일기 쓰는 시간, 음악과 함께 정처 없이 오랫동안 헤매는 산책,
시와 단편집과 소설과 죽은 사람들의 일기를 읽고
사랑과 신에 대해서 고민하고, 겨드랑이 털을 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시간들.
이런 것들이 모여 네 자신이 될 거야.
넌 그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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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7/09/18 16:12:41 211.114.***.101 갤러헤드
527564[2] 2017/09/18 16:13:48 115.94.***.29 Mephistro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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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753[5] 2017/09/18 16:58:52 222.116.***.189 잘도그러겠다
657085[6] 2017/09/18 18:02:45 99.243.***.183 현기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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