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대 중반 여대생이구요. 얼마전에 처음으로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20여년간 한번도 썸이라거나 그런게 없었던 것은 아닌데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연애를 못해보다가
지금 사귀는 남자친구랑은 2주 정도 되었어요.
썸이나 그런거 전혀 없었고 정말 친한 선후배 사이였는데 제가 그 오빠를 짝사랑 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지금 남자친구 또한 저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사귀게 되었는데.. 참.. 이렇게 서로 좋아하고 있었던 사이라는 이상적인 만남에도 불구하고
연애라는게 현실이랑 평소 생각해왔던 이상이랑은 정말 .. 정말로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솔로일때는 솔직히, 커플만 되면 소원이 없겠다 이 정도였어요;;
아무래도 대학 와서도 몇년간 남자랑 손도 못잡아보고 그랬다 보니깐
세상에 나만 바라보고 아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그리고 커플인 친구들의 고민은 행복한 고민이 아니냐 이런 어리석은 생각을 했어요
근데 그게 아니네요. 연애에 대한 환상만 가득하던 모태쏠로 시절이
차라리 .. 정말 차라리 더 나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만 들어요.
후.. 일단요. 가장 중요한건 지금 하고 있는 연애가 비밀 연애거든요.
저는 상관이 없는데, 남자친구의 개인적인 문제 때문에 교내에서 대놓고 연애를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정말 가까이 사는데도 불구하고 학교 내에서는 거의 남 처럼 지내는 상황이에요.
근데 이건 제가 사귀기 전에 힘들겠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약속하고 사귀는거라.. 그렇다고 쳤어요.
어짜피 데이트를 꼭 학교 근처나 사람들 많은데서만 해야하는건 아니니깐.
그리고 오빠가 고백할 때, 전국 방방곡곡 너 데리고 다니면서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했던 말도 믿었죠.
근데 이게 하.. 생각보다 저를 꽤 상처받게 하는 일이더라구요.
일단.. 다른 지역에서 데이트를 하기위해 학교 근처에서 만나서 이동을 하는데
그 이동하는 과정 동안 제 손을 단 한번도 안 잡아줘요. 그냥 남남처럼 살짝 거리를 두고 걷고
대화 내용도 연인이라기 보다는 그냥 선후배정도인가? 느낌이에요.
그리고 학교에서 떨어진 다른 지역 에 가서야 (그것도 사람이 별로 없어야되요) 손을 잡아주거나
머리를 쓰다듬어 주거나..그제서야 좀 연인같고.... 그래도 이건 좀 가벼운 문제에요. 참아줄 순 있어요
그리고 이런 문제 말고는 저에게 속 썩이는 일도 없었어요.
술 마시면 항상 사진 다 찍어서 보고해주고, 연락도 정말 잘해주고.
한 일주일.. 쯤까지는 정말 행복했어요.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이런건가 싶고, 항상 예쁘다고 해주고
뭘 해도 귀엽다고 해주고, 너같은 여자 다시는 못 만날 것 같다 너랑 만나는 이 상황이 꿈같다.. 뭐 이런?
황홀하면서도 행복하고 즐거운 날들이었어요. 오빠랑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잘맞았고, 정말 행복했어요.
첫번째는 시작해버린 이상 이해해줄 수 밖에 없는 문제였죠.
그런데 섭섭함이 폭발한 것은..
사는 지역에서 한시간 정도 고속도로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지역에 놀러간 날이었죠.
오빠가 운전을 할 수 있어서 고맙게도 차를 타고 놀러를 갔는데, 가는 내내 정말 저를 기쁘게 해줬어요
차안에서 다정하게 손도 잡아주고, 노래 틀면서 재밌는 이야기도 하고. 어느 연인처럼 눈치보지 않고
정말 행복하다.. 그런 생각을 했죠.
저는 오빠에게 주려고 선물과 편지도 준비했었고,
밥 먹으러가서도 밥값도 오빠 잠시 화장실 갔을때 미리 다 계산해놨었고..영화도 보여주고..
오빠가 밥사준날이 한번 있었는데 그날은 제가 그에 상응하는 다른 데이트 비용을 지불하고 이런식으로
정말 오빠가 같은 학생으로서 돈 그렇게 많지 않다는것도 알고
또 오빠가 예전 여자친구에게 연애 비용 관련 해서 많이 희생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절대 남자에게 그런 여자가 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도 있었구요
그만큼 진짜 아끼고 좋아했어요 퍼주고 싶고 잘해주고 싶고 오빠가 뭐가 필요한지 항상 생각해뒀다가
깜짝 선물과 편지도 자주 써줬구요. 오빠도 그점에 대해서 정말 좋아하고 고마워해줬어요.
저는 상대방이 많이 좋아해주니깐 그걸로 행복했구요..
어쨌든 그날 비가 왔지만 해변도 걷고 드라이브도 하고 카페도 가면서 데이트 하다가,
오빠가 이제 밤에 차에 와서 집에 가려고 하니까 저를 껴안고 말하더라구요.
너랑 같이 있고싶다고 , 너 보내기 싫다고 자기 맥주 마시게 해주면 안되냐고.
맥주마시면서 영화 같이보자고. 니가 정말 좋다고.....
후..원거리 데이트에 왔을때 솔직히 짐작은 했지만 정말 이렇게 될줄은 몰랐거든요.
스킨십 진도가 진짜 빠르다는 생각은 했어요. 이틀만에 뽀뽀하고, 5일정도만에 키스하고.
스킨십 빈도도 굉장히 잦구요.. 그때 한번 밥 먹을때 그러더라구요. 너 내가 변태면 어떡할꺼냐고.
그때 살짝 눈치챘는데, 난 변태는 싫다. 라고 말했죠. 스킨십 다 좋은데, 변태는 싫다. ㅋㅋ...
참 그때는 그냥 농담식으로 이야기가 넘어갔죠. 뭐 자제 하겠다.. 이런식으로.
여튼 오빠가 그렇게 말해서. 제가 망설이다가.. 알겠다고 하고 오빠 쓰다듬어 줬어요.
그러니깐 바로 차 끌고 모텔로 데려가더라구요. 솔직히 좀 두려웠어요
진짜 열흘만에, 관계를 가지는건 정말 아니다. 오빠가 만약에 하고 싶다고 해도 내가 잘 타일러서
좀만 기다려달라고 말을 하자. 이런식으로 생각을 하고.. 같이 가게 되었죠. 근데 그게 참 말이 안되는..ㅎㅎ
제가 연애가 처음이라서 아무것도 모르니깐 할 수 있었던 생각이더라구요.
들어가자마자 오빠가 영화는 뭐 절로 치우고. 빨리 씻고 오면안되냐고 계속 보채더라구요.
저는 계속 영화에 집중하고 싶었는데, 오빠는 계속 저에게 뽀뽀와 키스 등을 하면서 씻고 오라고. 계속.
그래서 결국 씻고 왔는데, 바로 저에게 와서 키스하면서 몸을 만지더라구요.
많이 놀래기도 했고,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오빠가 정말 저를 많이 사랑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저도 동의 했어요. 오빠가 하는대로 거의 몸을 맡겼죠. 근데 제가 아무래도 처음이잖아요............
정말 많이 아프더라구요. 정말 너무 아파서 그냥 비명밖에 안나왔어요.
그랬더니 오빠가 많이 아프냐고, 그만할게 이러면서 옆에 눕더라구요.
안아주면서, 니가 너무 아파하니깐 나도 마음이 아프다. 너랑은 못하겠다.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앞에 문장까진 괜찮았는데, 뒤에.. "너랑은 못하겠다" 라는 말이 약간 걸리긴 했어요.
그래서 제가 미안하다고 했어요.. 그냥 그때는 오빠를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그런 미안함이 있었나봐요.
후.. 그렇게 나란히 껴안고 누워있는데 오빠가 계속 잠이 안온대요. 그러면서,
아픈거말고 다른건 어땠냐. 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좋았다"라고 했죠. 그랬더니
그럼 좋아하는건 다시 해줄게 이러면서 다시 애무를 하더라구요.
그때 진짜 성적 흥분? 그런게 좀 많이 됬던 것 같아요. 그러고 있으니 오빠가 갑자기
"한번 더 넣어볼까..?" 이러면서 다시 삽입을 시도하더라구요. 저는 당연히 또 엄청 아팠구요.
오빠가 관두면서, 뭔가 실망한 느낌이 가득하더라구요. 결국 그날 못 했어요. 제가 너무 아파해서...
그렇게 또 나란히 누워서 제가 .. 노파심에 물어봤어요. "오빠 저 괜찮은거죠? 아무일 없는거죠?"라고.
그랬더니 오빠가..ㅋㅋ.. 정말 섭섭하게도.."응. 아무 것도 하지도 못했는데 뭐" 라고 하는거에요.
하하... 모든게 처음인 제 입장에서 .. 조금 더 따뜻하게 말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많이 섭섭하더라구요.
그러고 뭐 오빠가 "너 변태는 싫다며?" 이렇게 묻길래. 농담식으로 "변태가 날 덮쳤네 ㅋㅋㅋ" 이렇게 이야기하니깐
또 발끈 하더라구요. "덮치다니!! 아무것도 못했는데!!" ..라면서..;;후...
그렇게 뭐 있다가.. 그래도 저 안아주면서 잠들고..
다음날 일어났죠. 그날은 다시 저희가 사는 지역으로 가서 고기를 먹기로 한 날이었어요.
제가 그날 식비로 거의 5만원 가까이 지출하면서 오빠한테 다음날 고기는 오빠가 사주세요! 라고 웃으며 말했었는데..
(사실 첫날 식사, 둘쨋날 식사도 오빠가 처음에 학교 근처에서 저렴하게 데이트 못하는거 미안하다고
자기가 사먹여주겠다고 했었던 건데 아무래도 너무 부담스러울까봐 제가 사준거였어요 ㅠㅠ)
오빠가 저한테 그러더라구요. 자기 돈이 너무 없다고. 오늘 점심도 사주고싶은데 못 사주겠고, 저녁에 고기먹기로 한 것도
미안하지만 못사주겠다고 하더라구요. 이해했죠 괜찮다, 돈 같이 내자. 라고 분명 말했는데.......
점심 저는 그냥 같이 먹어주는것 만을 바랬는거거든요.
근데 그렇게 점심도 거르고 (아침은 오빠가 11시 넘어서까지 자느라 아예 같이 먹지도 못했어요.)
그냥 바로 쌩하고 다시 원래 살던 지역으로 이동을 했어요.. 그렇게 저는 아침 점심을 어쩔수 없이 굶었죠
(학교 와서 그냥 간단히 삼각김밥 하나로 허기를 달랬습니다..)
뭔가 근데 여행 이후부터 약간 싸늘해진 느낌을 받은것 같아요.
톡도 뭔가 짧아지고, 답장도 좀 느리고. 계속 피곤하다고 하고.. 뭔가 이상했어요.
제가 많이 좋아하고 있어서 그런지, 그런 미묘한 차이가 너무너무 와닿더라구요. 특히 관계 이후에
했던 여러가지 발언들이나 행동들이 제 마음에 비수가 되어서 꽂히더라구요.
오빠가 사는 곳에 도착해서 날 내려줄 때도, 아무리 보는 눈이 있어도 차안은 괜찮잖아요. 썬팅도 어느정도 되있고,
저는 제가 내릴때 한번 안아주거나, 손이라도 잡아준다거나, 가벼운 볼뽀뽀라도 해줄줄 알았어요.
근데 그냥 앞만 주시하고, 운전대 붙잡고, 잘가. 이런식으로 그냥 저를 보내더라구요. 전 뻘쭘하게 내렸죠..
그리고 7시에 다시 고기 먹으러 만나야 하니깐, 그때 보자고 톡으로 대충 이야기를 하고....
저는 또 그날 오빠가 낮잠 자는 동안 향수 공병 (제가 사귀는 기념으로 첫날 향수하고
편지를 선물했었어요.그 향수 항상 뿌리고 다니라고 ..) 을 사러 시내에 나갔었죠. 또 챙겨주고 싶은 마음에..
그리고 오빠랑 만날 시간이 되서 또 오빠가 차를 끌고 학교 근처로 왔는데,
당당하게 학교에 못들어오고. 학교 뒷골목 쯤에 정말 안보이는곳? 그쪽으로 저보고 오라고 하는거에요.
저는 설명 해주는데도 어딘지 헷갈리는 정도였고.. 갔는데도 오빠 차가 보이지도 않았어요.
오빠한테 전화로 어디냐고 물으니깐, 너 보인다고. 너 지금 오는 방향쪽으로 계속 오라고 하더라구요.
그제서야 오빠 차가 보이고.. 오빠차에 탔는데. 오빠가 이러더라구요.
차에 선탠 잘 되있더냐고.ㅋㅋㅋ. 후.. 그래서 제가 잘 되있다고. 오빠 잘 안보인다고. 걱정말라고 했죠.
하... 그것도 솔직히 약간 섭섭하긴 했는데 너무 사소한거기도 하고.. 그냥 있었죠.
고기 먹으러 가면서도 가서도 그냥 밋밋. 예전과 너무 다른 느낌. 고기만 후딱 먹고 오자며 ㅋㅋ
차 아버지한테 다시 돌려줘야된다고. 알겠다고 했죠 근데 섭섭했어요 ㅋㅋ 이게 무슨 데이트지 싶기도 하고.
고기 먹고 다시 돌아와서 나 내려줄때도 똑같이 싸늘했고, 그날 이후로 연락이 뭔가. 진짜 대충대충?
옛날에는 이모티콘 섞어가며 길게, 다정하게 보내줬었는데. 그냥 "응ㅋㅋ" 라던지, "맞나 ㅋㅋ" 이런 단답
아니면 "피곤하니깐 먼저 잘게."라는 식으로 카톡을 빨리 끊어버리구요. 제가 사랑표현 해도 읽씹하고..
와... 정말 너무 서럽더라구요. 무슨 이유로 이렇게 달라진건지.. 설마 관계 때문인가.
관계 가지기 전까지는 저에게 진짜 다정하게 대해줬거든요. 이게 제 착각이었으면 좋겠는데..
다른일때문에 화난거였으면 차라리 좋겠는데. 저는 이제 이 오빠한테 뭔가 종속된 느낌이 들고 매달리는 느낌이 들어요
내가 사실 이런 것 때문에 시작도 안하겠다고 했었거든요. 전 모든게 처음이라 다 두렵고..
또 우리가 사귀고 나서 내가 혹시라도 오빠한테 집착할까봐 무섭다고,
오빠가 나 만나면서 전여친 생각 할까봐(전여친이랑 헤어지고 거의 바로 저에게 왔어요.)
그런거 무서워서 시도를 못하겠다. 죄책감도 들고, 그냥 그만하자. 못하겠다. 계속 그랬는데,
자기는 그렇게 자기한테 집착해주는게 더 좋다며, 나 여자 없다. 아무것도 없다. 너밖에 없다며 ,
진짜 행복하게 해준다고 몇번이나 말했거든요. 거기에 흔들린거거든요.
그오빠가 여자친구 있는데 저 갖고 노는거라고 생각해서 사실 주변 친구들한테 상담도 많이하고
욕도 많이 했다. 정말 기다리느라 힘들었다. 지쳐서 못하겠다 말했는데도 , 다 괜찮다면서
자기가 다 미안하고, 우유부단했던 지난 날 잊어달라고. 정말 잘하겠다고.
난 마음가는대로 했다, 너도 한번만 마음가는대로 해주면 안되냐고. 그렇게.. 말했거든요.
근데 이렇게 될줄 몰랐네요. 있어도 더 외롭고.. 더 힘드네요. 정말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모르겠고.
저번에 사귄 직후 향수하고 편지하고 우산 선물해줄때, 그때도 섭섭한게 있었어요.
나랑 같이 걷다가 전여친 발견했다면서 갑자기 제가 준 선물 다시 주더니 이거 들고 기숙사로 빨리 가라고..보냈었거든요.
사실 그때도 많이 섭섭했는데.. 이해했는데.. 하..그런 이유들은 한두달 참으면 되는거지만..
진짜.. 관계후에.. 버려진것 같은 느낌 들어서..정말 마음이 허하고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