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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를 본 적이 있다면,
책게.. 오지 않겠는가? 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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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푸른 어둠이 짙게 깔린 시각,
경기도 모처의 공단 앞 버스 정류소에는
지친 눈동자를 둘 곳 없는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가 도착하면 공장 기계의 벨트 위 생산품들 처럼 하나씩 느린 걸음을 떼어 버스에 오른다.
버스 안을 천천히 둘러본다.
그들 어깨에 드리운 그림자는 나와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숨조차 쉬기 어려운 버스에 실려 이리저리 부딪히며 필사적으로 출근을 하고,
원치 않던 업무가 매 순간 계속됨에 좌절하고,
불편한 상대와 마주 앉아 맘에도 없는 미소를 머금고 점심 식사를 하고,
부당한 처사에도 눈 한번 질끈 감고 참아내야 하고,
당연한 듯 늦어지는 퇴근에도 일할 직장이 있는것에 감사해야 했다.
누가 이런 전쟁터에 그들을, 우리를 올려놓은걸까.
어디를 향해 가는 길이기에 이리도 모질게 가야만 할까.
이런 생각들로 만감이 교차하는 사이,
나는 어둠을 가르고 달리던 버스에서 내려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집으로 가는 골목 안, 빽빽히 들어선 낡은 빌라들의 창문은 희뿌연 형광등 빛을 어둠속에 흩어 뿌리고 있었다.
'누구든 사는게 다 똑같지...'
창문너머로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내 발걸음은 잠시 멈추었다.
늦어진 내 귀가에 혼자 외로운 저녁식사를 마치고 날 기다리고 있을 아내의 앳된 얼굴이 떠올랐다.
그래,
나에겐 내일을 살아갈 이유가 되는 사람이 있다.
자그마하게 나마 힘을 얻은 난 다시금 힘차게 발을 내딛었고, 똥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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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세월호를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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