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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주저리주저리 써보다가 병신 백일장을 하는걸 보고 올리게되었네요. 평소에 책을 많인 읽는 편은 아니고, 책게를 많이 오지는 않지만
요근래 보면서 굉장히 좋은 글이 많더라고요 모두 책게를 사랑합시다!
몇 일만에 연락이 온 너의 문자에 답장을 하며, 우리의 대화는 그렇게 다시 시작됐다. 평소처럼 이런 얘기 저런 얘기, 사실 따지고 보면 할 말은 없어서 비슷비슷한 얘기들만, 하다가 점심시간이 되자 밥 같이 먹자며 오라는 너의 말에, 평소 같으면 '갈까? 미안 시간이 안될꺼 같아 나중의 만나자!ㅋㅋㅋ' 와 같은 대답을 했었을 터다. 하지만 오랜만에 너 얼굴 보고 싶기도 하고 마침 배도 고픈지라 한번 보러 가자고 결정했다. 사실 친구들과 밥을 먹기로 했지만 오랜 만에 너를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기에 약속도 재치고 너를 보러 간 것이 더 맞는거 같다. 뜻 밖에 내 결정에 너는 당황한 기색이 보였다. 버스를 타고 너한테로 가는 나는 예전과 같은 설렘을 느꼈다. ‘이번 기회로 다시 잘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어처피 다시 만나도 예전과 같이 상처만 줄텐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했지만 너를 보러간다는 그 마음이 모든 것을 잊게 해줬다. 버스에 내려 너를 기다리다 전화가 왔고 역시 오랜 만에 들은 목소리는 예전과 다를 게 없지만, 나를 설레게 만들기는 충분했었다. 전화를 받으며 너를 찾아가는 길에는 정말로 오랜 만에 뛰는 심장을 느낄 수 있었다.
저 멀리 너가 보인다. 다시 옛날에 설렘이 보인다. 점점 더 가까워지는 너를 보며 무슨 말을 해야하지, 인사를 해야하나? 잘 지내? 요새 뭐하고 지내? 등등 많은 말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이내 사그라들 뿐이었다. 마치 어제 만난것처럼 당연한 것처럼 우리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너무도 익숙함만이 우리 사이에는 존재했다. 사실 몇 번을 사귀고 헤어지고 몇 년을 알고 많은 것을 공유하지는 않았지만, 가장 가까웠던 너였기에 그전에 대화에서도 일년만에 연락에서도 우리는 항상 서로가 편했고 자연스러웠다. 커피숍에가서 커피한잔과 빵을 먹었고, 그 곳에서도 우리는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다른 누군가가 우리를 봤다면 연인사이거나 오랜 친구사이라고 의심할 만큼 몇 년만에 만난 우리는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그렇게 헤어지고 카톡을 주고 받으며 우리는 다시 연락을 했고, 이번에는 그 연락이 꽤 길게 이어졌다. 우리가 다시 이어질수 있을까? 사실 그러길 바랬다. 예전처럼 다시 사랑할 수 있기를 바랬다. 하지만 우리에게 남은 것은 익숙함, 친숙함 뿐이었다. 서로를 향해 가슴 붉히던 감정보다도 익숙함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려 무엇을 하든 어떤 대화를 나누든 예전처럼 돌아갈 수 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너는 어땠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 심정은 이랬고, 연락이 늦어지는 너와 나를 보며 다시 또 연락을 그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또 연락을 하겠지, 그때도 지금처럼 어제 만난 것처럼 다시 대화를 나눌 수 있겠지. 오랜 만에 연락을 해서 정말로 좋았다. 하지만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혹시 모르겠다 이 익숙함이 나중에는 설렘으로 다시 돌아갈지.. 하지만 그러기에는 우리는 너무도 편하기 때문에 그러기 힘들거라고 생각해본다.
"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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