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있었던 따끈한 실화입니다.
직업이 프리랜서라 출퇴근 시간이 뒤죽박죽인데 오늘은 7시넘어서 끝나고 정리하고 퇴근하니 8시 30분.
저녁을 일끝나고 먹을 수 있는데 스트레스 왕창 받아서 그냥 씻고 잘려다가 며칠전 부터 생각나던 짜장면이 급 땡겼습니다.
그래서 집 근처 기사식당을 갔습니다. (영등포구에는 우동과 짜장면을 저렴하게 파는 간이형식의 기사식당이 많습니다.)
"짜장면 하나 주세요"
후에 맛있게 드세요라는 말과 함께 짜장면이 나왔습니다.
자장면 사진을 찍을랬는데 그냥 옛날 짜장의 비쥬얼이었습니다.
비벼보니 아... 양이 많구나 생각했습니다.
보통 배달의 1.2~1.3배가 되더군요.
뜨끈한 자장면을
흡입하였습니다.
맛이 엄청나거나 하진 않고 저렴하지만 양많고 먹을만한? 정도였습니다.
나온 단무지와 깍두기와 짜장면을 다 먹고 나니 아차 싶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지갑을 집에 두고 나왔다는 사실입니다.
가방을 뒤져보니 치약 칫솔 주먹칼 이어폰 사탕등등 아주 돈안되는것만 있더군요.
그래서 실례를 무릅쓰고 사장님에게 갔습니다.
"죄송하지만 제가 지갑을 놓고 왔습니다. 휴대폰과 가방을 맡길테니 10분만 기다려주세요."
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홀 보시는 아주머니께서 대뜸
"나중에 먹으러 올때 그때 계산해주세요"
난 경찰을 부를꺼라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너무 쿨한 반응에 어버버버...
"다 먹고 알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지금 바로 집에서 지갑 가져오겠습니다"
라니
"그럴수도 있지. 귀찮으니까 나중에 와서 계산하세요."
확고한 대답과 환한 미소...
와... 부처님이 영등포에 살고 계십니다.
저는 그래서
"10분만 기다려주세요"
라는 대답과 함께 집에가서 바로 양말은 냄새나니 세탁기에 넣고 지갑을 챙겨 슬리퍼로 갈아 신은뒤 바로 갔습니다.
"여기 3000원 입니다.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돈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오겠습니다."
"아 귀찮았을 텐데 나중에 주시라니까"
진짜 후덜덜 합니다.
이렇게 인상 깊은 동네 기사식당에서의 무전취식은 끝났습니다.
직업 특성상 새벽에도 끝나고 새벽에도 나가고 하는데 그집이 24시간이라 자주 애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영등포 XX동 XX 식당 아주머니!
무전 취식을 쿨하게 넘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