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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역게 가이드를 위한 글이며, 한솥매니아님이 제공해 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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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영유권과 함께 현재 대중적으로 가장 잘 팔리고 있는 대일 분쟁거리가 바로 동해/일본해 표기 문제입니다. 언론과 일부 시민단체의 선정적인 여론 몰이로 인해 동해 표기가 '당연히 자연스러운 것'이고 일본해 표기는 '논의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비상식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는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으며, 역사 게시판에서는 이와 관련된 수많은 논거가 제시된 바 있습니다.
- 과거 지도의 표기가 동해 기준이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19세기 이전에는 조선해와 일본해라는 표기가 비교적 동등하게 나타나며, 동해라는 표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일본해라는 표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고지도로 그 유명한 마테오 리치의 '곤여만국전도'가 있습니다.
- 일본해라는 표기가 일본 제국주의의 산물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일본이 제국주의는 커녕 아직 개항조차 하지 않았던 시기부터 일본해라는 표기는 빈번하게 등장합니다. 대표적으로 위에 사례로 든 곤여만국전도의 출판 시기는 1602년입니다.
- 일본이 막강한 자금력으로 로비를 하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일본해 표기가 통용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일본이 로비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국제기구 담당자들 및 외국 정부의 입장은 '아무 문제 없는, 옛부터 쭉 써 오던 명칭을 굳이 바꾸려면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한국 정부는 이 합당한 이유를 제시하는 데 거의 실패하고 있으며, 이 실패의 이유 중 하나가 지금 여기서 들고 있는 비합리적인 인식입니다.
- 동해가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에 있기 때문에 동해로 불려도 중립적이라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유라시아 대륙의 가장 동쪽에 있는 바다는 동해가 아니라 오호츠크해입니다. 러시아 입장에서 동해는 남쪽에 있습니다.
- 동해 국제명칭 표기 문제가 독도 영유권과 결부되어 있다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만약 바다의 국제명칭이 섬의 영유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면, 대한해협에 있는 쓰시마 섬이나 남중국해에 있는 필리핀은 지금 남아나질 않고 있을 것입니다.
- 동해가 우리의 바다라는 인식은 사실이 아닙니다. 동해는 여러분의 생각보다 훨씬 넓은 바다이며, 그 중 우리 영해가 차지하는 비율은 극히 적습니다. 동해의 대부분은 그 어떤 나라의 선박이라도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는 '공해(共海)'입니다.
- 국제명칭 표기를 일본해로 해도 된다는 주장이 우리가 지금부터 동해를 일본해로 고쳐 불러야 한다는 주장을 포함하지는 않습니다. 국제명칭은 말 그대로 해당 지역을 전통적으로 불러온 방식이 없는 제 3국에게 적용되는 것이며, 당사자들이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에 대해선 전혀 규제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관습적으로 동해라고 불러왔으니, 다른 나라 지도에서 뭐라 하건 동해라고 부르면 됩니다.
동해와 일본해 표기 문제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은 1. 동해(혹은 한국해)/일본해 병기 주장 2. 중립적인 새로운 명칭 표기 주장을 배척하지 않습니다. 일본해 역시 동해나 조선해와 같은 정도의 역사적 근거를 가지는 것은 마찬가지라 해도, 실제 국제명칭이 정해지는 시점에서 한국이 식민 지배를 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국제기구에 입장을 제시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는 사실은 엄존합니다. 이러한 과거의 유산을 씻어내기 위해 국제명칭을 보다 중립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노력 자체가 비판받을 만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일본해 표기의 역사적 근거 자체를 없는 것처럼 눈가림하고, 무지를 애국으로 착각하는 태도에 대해선 단호히 비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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