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어느 중학교에 다니는 3학년생입니다..
오늘 중간고사 통지표가 나왔는데요 ...
아빠가 보고는 .. 같이 죽잡니다 ..
제가 원래 공부를 좀 심하게 안했습니다..
1학기 기말에는 전교석차가 90% 이하였죠 ..
집안사정도 안좋고 ...
아버지 연세가 53살이십니다.. 다른가족은 없구요 .. (엄마는 5살때쯤 이혼했고 형은 이모집에서 살다가 지금 군대 갔구요 ,,,)
이제 3학년쯤 됐으니 .. 아버지께서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을 자주하셨습니다..
1학기 때는 아무생각도 없고 .. 철도없고 ..학교도 잘안가고 .. 다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 보냈습니다..
53세쯤 되면 .. 직장 구하기 힘들단거 아시죠 ..
집에 다른 가족이라도 있으면 아버지 편히 쉬시겠는데 ..
저랑 아버지만 사니깐 .. 아버지깨서 쓰레기차몰고 다니는일도 겨우겨우 구하셨죠 ..
안그래도 편찮으신 몸에 .. 새벽 4시에 일어나서 5시쯤에 나갔다가 6시쯤 돌아오십니다 ..
이때까진 늦게 들어와서 몰랐는데 전에 .. 아버지 일하고 오신모습을 보고 ..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
아버지께 죄송했습니다 ..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 난 정말 나쁜놈이었구나 ..
난 정말 쓰레기 같은놈이었구나 .. 그래서 .. 이번에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
기초도 없고 아는것도 없는놈이 무슨 공부를 하겠냐만은 ..
아는 친구한테 부탁까지해서 시험날 까지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 그리고 답을 다 매겨 보고는 ..
솔직히 저 자신도 조금 실망했달까요 .. 그동안에 비해 잘쳤다곤 할수있지만 .. 그리 높은 점수는 아니었습니다 .. 오늘 통지표를 받아보니 전교 77% 더군요 ..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한 인간이 갑자기 공부해서 성적이 이정도 올랐으니까요 ..
그런데 아버지는 아니었나봅니다 ..
하긴 .. 이때까지 성적표 보여드린적이없으니 ..
나름대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77%의 성적표를보고 ...
뇌성마비걸린 장애인도 저보다는 공부잘하겠다더군요 ...
울컥했습니다 ..
공부때려치우고 공장에 가는게 더 낫겠다고 하더군요 ...
미칠것같았습니다 ..
죽고만 싶었습니다 ..
살아생전 열심히 해본게 딱 하나밖에없는제가 ..
긴시간은 아니었지만 .. 마음먹고 열심히 공부했는데 ..
제가 처음으로 열심히 한 공부를 완전히 무시했습니다..
마음같아서는 확 자살해버리거나 .. 집을 나가버리고 싶었습니다 ..
그렇게하면 아버지도 제 마음이 이해 될거같았지만 ..
제가 없으면 아버지는 혼자니까 .. 참았습니다 .. (자살은 용기부터 없었구요 ...)
어떻게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
조금이라도 칭찬이나 위로해주길 바랬는데 ... (인간인 이상 어떻게 바라지 않을수 없겠습니까 ..)
다음기말에 65% 안에 못들면 공부같은거 때려치우라네요 ...
77%라는 성적으로는 쓰레기 줍는 일도 못한다고 ..
하루종일 울다가 .. 문득 생각난게 오유인데 ...
오유에서 충고받으면 .. 웬지 기분이 조금이라도 가라 앉을것같아서 ..
분위기 흐려지는거 알지만 .. 이렇게 글올려봅니다 ...
(거의 감정에 복받쳐 쓰는 글이라 앞뒤가 이상하다거나 문장연결이 맞지않는 부분은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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