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직 고등학교 교사입니다... 12호봉(2년차)이고요.. 메이저 과목(영어)이고
이틀에 한번 야자감독이 있고(10시 퇴근) 매일 3시간씩 보충수업이 있습니다... 야자감독이 없는 날에는 5시반정도에 퇴근을 하네요
받는 돈은 연봉으로 쳐서 세후 4000~4500정도 되는 것 같네요...(초과근무수당 및 보충수업비 포함) 휴가비나 성과급 등등 상여비까지 합치면 5000정도 될랑가 싶습니다. 정확히는 잘 모르겠네요.. 울 학교는 보충수업비가 월급날에 들어오지 않고 따로 들어오기에.. 보충수업비 제외하면 월 280정도 되는 돈을 실수령으로 가져갑니다...
그런데 직업을 바꾸고 싶습니다.. 첨에는 가르치는 일이 좋아서 한 직업인데 점점 이 직업의 모든 면이 너무 힘들고 마음에 안 들어갑니다..
학생들 난리치는것도 힘들고 학부모들이 사소한걸로 전화와서 갑질하는것도 너무너무 힘듭니다..
학교에서 야단치는게 별별 사소한걸로도 다 야단을 치게 됩니다.. 쓰레기 제대로 버려라, 창문 위에 올라가지 마라, 수업중에는 사물함 문을 살살 닫아라 등등.. 일반계 고교인데도 불구하고 무슨 보육교사가 된 것 같습니다.. 인간이 덜 된 학생들을 인간 만드려니 힘들죠...
이게 잘 맞는 사람들은 보람을 느끼는데 저는 해보니까 전혀 안 그렇더라고요.. 교사 체질이 아니라는걸 팍팍 느낍니다..
그리고 보수도 많이 적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나름 학창시절에 공부 잘했었고 S대 나왔는데.. 비슷하게 공부했던 주변 친구들은 화려하거든요.. 외국계 기업가서 1억씩 버는 애도 있고.. 스타트업 기업으로 매출 20억 달성한 애도 있고.. 연 7천~8천 버는 변호사, 회계사 등등..
저는.. 고등학교에 있으니 망정이지.. 중학교 가면 월 220정도 벌겁니다 아마..ㅠㅠ
돈이 별 것 아니라고들 하지만 저한테는 별겁니다... 현재 가정상황이 많이 안좋고 제 인생을 오롯이 제 힘으로만 개척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만큼 돈벌어서 내 돈으로 아파트 사고 차 살 생각하니 너무 까마득하군요.ㅠㅠ
이렇게 회의감을 가지고 일하니까 학생들한테도 미안하더라고요... 수업 잘하고 수능대비 잘해주니까 좋아는 하는데 저는 그냥 학원강사가 된 느낌입니다... 제가 직업에 회의감이 심하니까 학생들한테 그 어떤 교과외적인 지도도 괜시리 찔려서 잘 못하겠고요...
저한테 맞는 직업이 아니란 얘기죠...
그래서 고시에 자신감을 가지고 현재 일을 과감히 때려치고 감정평가사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최소 3년 잡아야 한다는군요... 그래도 나도 친구들따라 전문직 가려고.. 그러려고 준비를 하는데
주변에서 너무 말립니다.... 들어보니
10년차 기준 감정평가사는 영업빨이지만 평균 6천정도 버는데..
10년차 고등학교 영어교사 6천 못벌겠냐고.... 근데 감평은 영업빨타고 고교 교사는 공무원이니 훨씬 안정적이지 않냐...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ㅠ.ㅠ
저게 진짜 사실인가요... 참고로 10년차 고교 영어교사 6천 못 벌 것 같습니다... 아마도요.. 고교 교사의 수입은 보충수업비가 절반인데 보충수업비는 호봉이 오른다고 해서 같이 오르는 돈이 아닙니다.. 무조건 시간당 3만, 특강 시간당 7만으로 정액입니다..(울 학교 기준..)
감평사 진짜 합격할 자신 있습니다... 근데 정말 10년차 비교시 고교 교사랑 큰 차이가 안날랑가요..... 오히려 고교 교사가 낫다는 얘기가 나올라나요...
저는 그럼 도데체... 어떤 희망을 갖고 살아야 하는지... ㅠㅠ 넘 우울합니다... 언제 한번 기 펴고 살아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