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비행기 시간이 꽤 일렀던 지라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역으로 향해야 했습니다. 전날 한 2시 쯤 나고 그렇게 일어났더니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구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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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슈퍼마켓 옆에서 삿대질하고 계신 레닌 영감님하고 사진 한방.
깨장군 포즈가 참 쩔어주는 게 몇개 있긴 한데, 본인 허락을 안 받아서 못 올리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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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가 공항철도 터미널입니다. 일반열차 터미널하고는 분리되어 있죠.
이렇게 보기에는 사이즈가 너무 작아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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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이런 식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전용 플랫폼에 도착하는 방식입니다.
저 게이트는 기차표를 넣으면 거기 있는 바코드를 읽고 열리는 식인데 좀 신기했어요.
아 표값은 1인당 700루블 정도 했는데, 전날인지 전전날인지 미리 예매를 해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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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내부의 모습.
좌석은 그렇게 뭐 편하진 않습니다만, 결국 달리는 길이가 해봐야 한시간 좀 넘으니까요.
사실 이 열차 타고가면서 가장 빡쳤던 건, 무슨 30초에 한번씩 기적을 울린다는 겁니다. 뿌앙뿌앙하고 쉴 새도 없이요!
전날 잠을 못 자서 좀 자려고 하는데, 눈 감으면 뿌뿌하고 다시 눈 감으면 뿌뿌-_- 아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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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장군이 희한한 빵하고 밀키스를 가져왔는데, 빵은 무슨 잼 같은 게 들어있고 밀키스는 메론....맛이더라구요ㅠㅠ 안머겅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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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철도 터미널 너머로 보이는 블라디보스톡 국제 공항의 모습.
연결 통로를 지나가다 보면 활주로에 소련 군용기도 기장되어 있습니다.
옆에서 밀덕 한분이 헐떡대시는 숨소리가 부담스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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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에 경황이 없어서 못 찍었던 공항 내부 벽화들입니다.
이곳은 러샤밀덕의 고향 블라디보스톡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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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 공항철도에 다 와서야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가방에 들어가 있어야 하는 게 없다는 거였죠.
알바하는 학원 학생들한테 나눠주려고 러시아 과자를 사놨었는데, 이걸 호텔방에 그대로 두고 왔던 겁니다-_-;; 아오.......
할 수 없이 다시 사야하는 상황인데 남은 루블은 얼마 되지도 않고.
사진 뒤로 보이는 게 편의점이었는데, 들어가보니 가격이 엄청 싼 과자가 있었습니다.
400g에 100루블(2천원)짜리의;; 그거 초코맛하고 시나몬맛 사서 일단은 때웠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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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장군은 남은 루블을 완전히 털어버리기 위해 공항 내 가게에서 이런 걸 사먹었습니다. 저도 한입 얻어먹었는데...
이거 되게 맛있더라구요. 치즈하고 생선살을 메인으로 해서 만든 거 같은데 사실 먹으면서도 이게 대체 어떤 재료들을 어떻게 써서 만든 건지 감이 안 잡혔어요;;;
여튼 중요한 건 맛있었다는 겁니다.
아 맞다. 재밌는 것 중 하나가, 오로라 항공 인천행 수속 밟는 데스크 바로 옆에 동양인들이 왕창 오길래 뭔가 했었거든요.
고려항공 데스크더군요-_-; 김일성 뱃지 단 사람들이 우르르 와서 수속 밟는데 수행원이 꽤 많이 붙어있더라구요.
재밌는 건 고려항공 마크라든지 뭐 그런 알림판 같은 게 하나도 없었어요.
어차피 아는 사람만 와서 탈 게 뻔한 비행기라 그런 거였는지, 그날 그게 특별전세기 같은 거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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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는 연어 샌드위치.
이것도 뭐.... 음.... 뻑뻑하더군요.
그래도 연어 자체가 첫날의 햄보다는 훨씬 부드럽고 촉촉한 재료다 보니ㅠㅠ 먹을만 했어요.
옆 자리 아저씨들은 남기시더라구요.
여행은 여기까지입니다.
사실 2008년에 미국 횡단 여행해본 이후로 해외 자체를 나가본 적이 없었고, 페북 등등에서 애들이 놀러다니는 거 보면 늘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금전적 압박감을 이래저래 느끼다 보니 훌쩍하고 떠나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어찌되었건 이번 여름에 싸게 잘 다녀온 여행이었습니다. 총 예산이 비행기값 등등까지 해서 80 정도 밖에 안 들었으니까요.
이제 각 잡고 시험 공부해야지요ㅠㅠ
여행 게시판은 아마 처음 글 올려보는 거 같은데, 나중에 글 올릴 일이 또 있었으면 좋겠네요'ㅂ' 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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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러시아여행 21줄 요약.
- 오큘러스 리프트 가져다가 장사하는 사람이 꽤 많다. 유원지에 가져다가 하기도 하고 극장 부속 오락실에 있는 것도 봤고. 일종의 입체영상 체험으로 돈 받고 보여주는 중.
- 비가 와도 사람들이 우산을 안 씀. 이슬비 같은 게 아니라 진짜 장대비가 내리는데 애고 어른이고 할매고 걍 맞고 다님. 우산이 없어서 안 쓰는 것도 아니고 들고 있는데 안 씀. 뭐야 대체....
-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사먹으면 이쑤시개를 같이 준다.
- 차가 완전 보행자 중심 문화라 진짜 잘 멈춰준다. 사실 한국이 후진국인 걸지도...
- 근데 동시에 차들 상태는 완전 개판. 범퍼 떨어지고, 차 하단부 부식되서 날근거리고, 등 안 들어오고 하는데 걍 운행한다. 미침.
- 일본 중고차가 도로의 90퍼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데, 이전 주인들이 붙여놓은 스티커 같은 거 안 뗀다 정말. 니시카와 수산 트럭이 블라디보스톡을 질주해욧!
- 저런 상태 안 좋은 차들과 중고 트럭, 중고 버스가 도심을 질주하다 보니 매연은 진짜 심각함. 그냥 도시 들어가서부터 나오는 날까지 항시 매연에 쩌들어 살았다. 지나가는 차들 20대 중 한대 꼴로 진짜 시커먼 연기가...
- 러씨아의 가로등은 완전 앞이 안 보일 때까지는 켜지지 않아 boy.
- 사람들이 안 웃는다...... 진짜 안 웃는다.... 터미네이터가 사는 동네다...... 해변공원이라고 나름 그 도시에서 유원지 같은 곳에 갔는데도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죄다 무표정..... 이러지 마세여ㅠㅠㅠㅠㅠㅠ 러시아에서 미소로 접객하는 건 비행기에서 내리면 없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러시아어 스티커 같은 것도 없이 걍 한글 직수입판 가공식품이나 굴소스 같은 게 열심히 팔리는 중. 이렇게 한글 자주 접하시는 분들이 왜 한글은 모르시죠.
- 수영을 존나 좋아한다 진짜. 지금 한국 해수욕장 다 닫았을 시점에도 수영하고, 수영하지 말라고 팻말 붙어있는데 개무시하고 수영하고, 심지어는 밤 10시에 앞도 안 보이는데 수영하고 있음.
- 가게는 꽤 일찍 닫는 편. 어찌되었건 노동 계급 독재였던 나라답게 노동권 보장은 한국보다 낫다고 한당.
- 맥주가! 1리터 캔이! 존재하고! 그게! 2천원! 만원이면 맥주가 5000cc!!
- 술전문점이 주택가에 있는데! 엔간한 동네 마트 사이즈에! 보드카 종류만 수십 종!
- 가벼운 식사를 하고 싶어서 '레스토랑' 간판 찾으려고 들면 밥 못 먹는다. '카페'가 사실상 차 마시고 엔간한 식사 하는 곳으로 통용되는 듯.
-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블라디보스톡에서는 왼쪽 종아리 뒷편에 문신하는 게 유행이었습니다... 그 부위 아니더라도 문신을 짱짱 많이 합니당.
- 은행 브랜드가 이상할 정도로 다양해서 이름 같은 은행을 찾아보기가 힘들 지경.
- 영어는 걍 안 통한다고 보는 게 속편할 듯. 각종 표지판에도 영어 병기된 경우가 잘 없고, 영어가 통하는 곳은 중고급 호텔 프론트나 공항 직원들 정도.
- 꼬마애들이 공공장소에서 소리 지르고 울고 하는 것에 대해 부모도 관심이 없고, 주변 사람들도 관심이 없당.
- 과일가게하고 꽃가게가 이상할 정도로 많다. 특히 24시간 여는 꽃집도 희한할 정도로 많은데, 이 양반들 뭐 밤에 센티해지면 나와서 꽃다발 사가나 싶을 정도.
- 더빙 퀄리티가 완전 극과 극을 달린다. TV에서 해주는 거 보면 어떤 건 영화 내의 전자제품 스크린까지 키릴로 바꿔놓은 정도로 지극정성이고, 어떤 건 원래 음성을 볼륨 줄여놓고 그냥 그 위에 그대로 더빙-_- 했는데 심지어 연기를 안함. 걍 자막을 읽어주는 개념이라고 해야 하나.
- TV 영화 크레딧을 끝까지 보여줍니다. 단 5초 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