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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4769
    작성자 : 한만큼4612
    추천 : 38
    조회수 : 2578
    IP : 220.80.***.22
    댓글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3/11/01 13:48:06
    원글작성시간 : 2003/11/01 10:21:01
    http://todayhumor.com/?humorbest_14769 모바일
    살충의 추억
    소햏 대학1학년때부터 군입대 전까지 친구랑 자취를 했었다.

    우린 방두개 짜리 주공아파트에서 자취를 했었는데....

    학생 2명이서 자취하기에 꽤나 넓다랗고 좋았었던 기억이...(아마17평이었다)

    그땐 우리가 무척 호화스런 생활을 하고 있는줄 알았었소..

    어느 자취집이나 그러하듯, 우리도 약간의 지저분함을 갖추고 살았다.

    소행 본디 깔끔한 편이긴 하지만 너무 깔끔떨며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기십상이기에.....

    조건에 맞춰 살고있었다...

    물론,머..바퀴벌레 한두마리정도야 애교로 봐주며 서로 공생하면 살수있었다.

    그정도 귀엽지...헐


    그러나 ...

    문제는 바퀴벌레는 한두마리가 아니었다..


    처음엔 한두마리로 시작한 바퀴벌레....


    어쩌다 한마리가 밥상으로 올라오면.....

    "허~~얼마나 배고팠으면 예까지 올라왔을꼬? 함께 겸상하자꾸나!"

    이렇듯,부처님의 자비정신에 입각하여  우린 바퀴벌레와 겸상을 하며,

    함께 나름대로 의좋게 지내왔다.

    우리가 너무 바퀴벌레에게 정을 줬던가!!

    그러던 바퀴벌레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학교를 마치고 들어오면서, 현관문을 열었다..

    "스~~르륵.."

    분명 현관앞이 바퀴벌레로 새카맣게 도배되있다가 내가 문을 여니 게눈감추듯 휙 사라진다.

    아마 이장면을 비디오로 찍었다 해외토픽감이다..헐...

    "이~~~론"

    내가 너무 많이 인정을 베풀었다보다...

    그후론 바퀴벌레(이하 바퀴라 칭하겠다)를 보는 즉즉 사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건 빙산에 일각.....

    도저히 직접 손으로 사살하는데 한계가있었다.

    새벽에 목이 너무 말라 주방불을 켰다..

    "헉~~"


    주방이 바퀴로 도배가 되있다...

    온통 검은색 천지다....

    내가 공포까지 느꼈을 정도니...........

    점점.....이녀석들이 무서워진다.

    난 친구를 깨웠다..   

    "왜 깨어..띠발롬아"

    친구는 졸린듯 말했다..

    난 우리집  바퀴사단.....

    아니 이들이 이미 사단급을 넘어섰다...

    1개 군단급이다...^^:;(사단과 군단의 차이는 예비역이라면 다 아실듯..)

    하여가 이 바퀴군단의 규모와 이군단이 우리에게 얼마나 해롭고....위생상

    얼마나 불결한지를 설명해주고 사태의 심각성을 알려주었다.

    친구도 사태의 시급함을 알고 심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내친구는 2000년 9울 18일 03시를 기해서 우리집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즉 바퀴벌레와의 전쟁.....

    그리고 친구와 나는 전쟁시나리오를 짜고...

    적어도 일주일안에 바퀴군단을 전멸시키고, 전쟁을 종료한다는 되도않는 자신감에 넘쳐있었다.

    우리의 첫번째 전략 시나리오는 뿌리는 바퀴벌레약 '로취큐'로 바퀴벌레의 본거지를 

    초토화시키는 작적이었다..

    허나 이작전은 실패로 끝났다.....

    바퀴란 넘이 워낙 빠른데다 멀티를 이곳저곳에 깔아놔서......

    본기지를 알기도 힘들거니와 그많은 멀티와 유닛들을

    수동으로 모두 없애기엔 역부족이었다.....

    다음작전으로 약을 썼으나 이것도 실패......

    물론 일부는 죽겠지만,이것도 한계가 있을수밖에...

    아무리 바퀴가 단세포라지만 약처먹고 동료가 죽어나가는데.........

    그걸보고도 약을 먹을 바퀴벌레가 있을까 싶다.

    이것저것 방법을 다 동원해봤지만....

    바퀴군단을 멸종은 커녕 반발심만 일으켜 더 거세게 번식하기시작한다....^^:;

    이미 우리집바퀴들과 다른집바퀴들간에 연합체계를 이루어 모두 우리집으로만 모인것 같았다.
    (설마 진짜로 그랬겠냐만은...^^::)

    그러기를 보름째....

    "이론..강적이구먼...전쟁시나리오라면 벌써 끝났어야되는데...."


    급기야 지친 내친구는 패배를 인정하고 gg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안돼!!우리가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할순 없잖아...끝까지 해보자"

    하지만 나날이 바퀴벌레는 번식해가고..

    우리가 바퀴벌레집에 얹혀사는 착각까지 들게끔 만들었다....

    우린 적어도 만물의영장 '인간'아닌가?

    그런 인간이 2씩이나 되면서 이렇게 바퀴의 번식력앞에 무너지고 마는건가?

    급기야 우린 마지막 방법을 쓰기로한다...

    엄청난 자금과 시간이 투자된 이 방법은 웬만하면 쓰고 싶지 않는 방법이었지만..


    상할대로 상한 우리자존심을 일으켜줄 유일한 탈출구 였다..

    그건...

    바로..


    연  막   탄!!!!

    여기서 연막탄에 대해 잠깐언급하고자 한다..

    바퀴벌레 약이라기에 너무나도 강하고 휴우증이 센 이살충제는 연막탄이라고보단 최류탄이 더 

    어울릴것 같은...^^:;(하여간 그정도 위력이라고 상상하시면 된다)

    이약은 10평정도에 하나씩만 터트려도 효과 만빵이라고 써있다...

    하지만 우리 그 연막탄을 무려 8개나 터트렸다...

    17평짜리 아파트에....

    엄청난 자금력이 동원된 순간이지 않을수없었다..

    우린 창문을 모두 닫았놓고...

    방에 각각 3개씩 놓고 주방에 2개를 놓고 터트렸다....

    이걸 터트려놓고 10시간 이내에 들어가면 사람도 질식해죽는다는.......(설마...^^:;)

    우린 터트리기전 바퀴들에게 한마디했다..

    "훗...너희들은 정말 내 일생일대에 가장 강력한 라이벌었다.그동안 즐거웠다.잘가라!!"


    "나..사실은 니네 바퀴들 그렇게 미워하진 않았어..허나 우린 물과 기름같이 서로 공생할수 없

    는 운명을 타고 났나보다..너무 잔인하다 욕하지마라..부디 좋은 세상으로 떠나라."



    우린 이한마디를 남겨놓고,,,,,

    연막탄을 터트리고 밖으로 나갔다......

    우린 동네 놀이터에서 담배를 태우며 제발 이번작전만은 성공하길 빌며....

    기도하는 심정으로 저녁까지 시간을 때웠다....

    .
    .
    .
    그리고 저녁.......

    우린 문을 열었다..

    뿌연 최류탄 연기가 확 올라오면 우리 시야를 가린다...

    "콜록...10시간이 지났는데도 이정도라니..."

    하긴..이좁은 집에 어지간히 많이 터트리지 않았는가?


    방안을 흟어보았다.....

    없다..바퀴의 시체들이 없다..정녕 실패란 말인가?

    이녀석들은 정말 불사신이란 말인가?

    그동안 투자된자금...시간...

    한탄하며 창문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거긴에 수백...아니 수천바리의 바퀴들이 밖으로 나가기위해 발버둥치다가 죽어있었다....

    필시 어케서든 밖으로 나갈려고 창문쪽으로 향하다 못나가고 몸부리치다 최후를 맞이한것이

    다..

    승리!!!

    우리의 완벽한 승리다...

    나와 내친구는 부둥켜 감격에 눈물을 흘렸다....

    그때 죽은듯이 있던 바퀴들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우리는 바퀴들이 소생하기 전에 모두 비닐봉지에 담아서 모두 태워버렸다...

    이녀석들은 태워서 소멸시키지않으면 ..흡사 드래곤볼의 마인부우처럼 다시 소생한다..

    "잘가라..바퀴들아..다음세상에서는 부디 착한인간으로 태어나 이나와 선의의 경쟁을 해보자꾸

    나"

    나와 내친구는 이렇게 나지막히 읊조리고....

    창문에 붙어 몰래숨어있는 마지막 바퀴벌레까지 담배불로 지졌다...

    그리고 다짐했다..

    김국환선생님의 '타타타 정신'에 입각하여

    다시는 이런 대형참사를 일으키지 않겠노라고..........

    바퀴벌레들은 이날 "치욕에 날"이라고 정하고......

    혹시 나에게 복수에 칼날을 갈고 있지는 않을런지....

    두렵기만 하다..

    세월이 꽤 흐른 지금도 가끔씩 악몽에 시달리곤 한다...

    바퀴영혼들이 울부짖는 악몽을....(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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