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자극적으로 쓴 건 죄송합니다.
사실 성추행은 성폭행보다 약한 건 사실입니다.
전 성폭행을 당해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크고 작은(?) 성추행은 몇 번 당했습니다.
기억나는 건 초등학교 6학년 때 버스를 타고 가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허벅지를 훑으보던 기억이 처음입니다.
중학교 때는 교복을 입고 하굣길에 시장에서 어떤아저씨가 엉덩이를 만지고 가던 기억이 납니다.
고등학교 땐 독서실을 마친후(새벽 1시에 집으로 귀가) 오토바이를 탄 남학생으로부터 가슴을 만짐당한(?) 일이 있습니다.
딱히 야하게 입지도 않았고 술도 마시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렇게 변명하는 이유는
옷차림이나 술먹은 이후의 여성의 태도를 탓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작고 작은 기억은 생략하더라도(성희롱)
제가 기억하는 큰 사건은 대학원 다닐 때 남학생이 강제로 키스를 한 성추행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비슷한경험을 했습니다.
제가 분명히 싫다고 말했는데도 스킨십을 시도하며
여러명이 있는 술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뽀뽀를 시도하는 등의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사실 저는 성에 대해 억압이 심합니다.
그래서 행동거지도 꽤나 조심하는 편이구요
하지만 제가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항상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내가 그렇게 쉽게 보이나.
물론 그렇지 않은거 압니다.
이런 일을 겪는 사람이 비일비재하다는 것도 압니다. 행동거지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이런 문제는 랜덤.....(?) 뭐 속어로 말한다면 진짜 랜덤이겠지요
어쨌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거 압니다.
주위에 그런 사람이 없다면 말하지 않는 여자들이 대다수겠지요
왜냐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피해자에게 돌아오니까요
제가 지금 이 글을 남기는 이유는
저도 겁이 납니다
얼마 전 회사에서 성추행을 당하다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 신고가 들어가 (회사사정으로 인해)
*요즘 성 범죄는 친고죄가 아닌 이유로*
법정에서 상처받은(평소 행동거지가 불량하다는 가해자의 진술) 한 여성의 고민글을 읽었습니다.
저도 대학원 다닐 때 가해자를 신고했으나 같은 이유로 ( 가해자가 진술 번복시 ( 가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 제가 입을
정신적 피해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 결과 고소를 취하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멘탈이 강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해자의 변명에도 쉽게 분노하고 정신적으로 많이 무너지는 스타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지금 2년이 다 되어 갑니다. 오늘 그런 일을 당한 이후
그 때의 기억이 다시 납니다...
왜... 나에게 또 이런 일이,..
라고 생각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뭘 꼬시거나(?) (유혹하거나)
그런 적이 없습니다. ....
어쨌든 지금 가해자는 변명을 하고 있고
목격자는 어떤 진술을 할지 모릅니다.
*목격자는 그 당시 상황에서는 제 편을 들어주었습니다. 심지어 가해자를 말리기까지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제 입장에서도 피곤한 상황을 만들기 싫어서 법정에서 따로 진술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가해자는 지금 신고를 하라고 말했고
저는 망설이고 있습니다.
제가 추가로 받을 상처와..
혹시나 목격자가 말을 바꿀 수도 있기 때문에..
(물론 목격자가 본 대로 말할 수도 있지만 지레짐작으로 겁이 나는 상황입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릅니다. 얼마나 긴 싸움이 될지....)
저는 혼자 울부짖고 미친년처럼... 그렇게 될까봐 두렵습니다...
아니,,, 그렇겠지요. 몇 번의 경험 이후로 제가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는게 더 유리하다는 걸 저도 알고 있씁니다.
사람은 겪어보지 않은 것, 귀찮은 것에 굉장히 예민하니까요...
저라도 그럴 것입니다..
저는 그로부터 오는 상처가 더 두렵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위로받고자 하는 것도 있지만
저와 같은 상황에 놓이신 분들에게
동감(?) 공감(?)을 전하기 위해서 입니다...
지금도 너무 끔찍해서.. (물론 가해자와의 통화기록(그러니까 잘못을 인정하는 내용의 통화기록)은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못 믿겠습니다.
나만 입다물면 아무 일도 없는데.......
라는 생각을 가지시는 분들도 많은 걸로 압니다.
저도 지금 그러니까요...
지금 너무 답답해서 혼자 술을 마시고있습니다... 벌써 4시가 다 되어가네요...
답답해서 써봅니다...
두서가 없더라도
저와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 자기 탓을 하지 않길 바랍니다..
저도 1시간 전까지 차라리 죽어서 나의 결백(?)을 인증할까...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말이 안되지만... 너무 답답해서요..
잘 모릅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요...
저도 물론 성폭행까지는 겪어보지 않아서
그분들의 아픔은 완벽히 헤아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가벼운(?) 성추행에서조차 삶이 흔들리는 거...
나약해서라고들 합니다.....
그래서 더 힘듭니다..
성폭행도 아닌데.....
저도 마찬가지의 생각이 듭니다...
고작 성추행인데...
하지만 그것도 큰 상처예요..
고작이라고 저도 말하지만..
........ 힘드네요........ 내일 일어나면 다시 힘을 낼 수 잇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