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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4698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6
    조회수 : 1174
    IP : 210.99.***.18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1/04/29 09:41:51
    http://todayhumor.com/?panic_14698 모바일
    [펌][초장편]악마의 피 Ch.7-FINAL ROUND4完
    ch.7 -FINAL ROUND- no.4


    희경은 멀리서나마 냉동칸 안으로 태수의 몸이 사라지듯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선 조금은 안심을 하며 트럭쪽으로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더욱더 빠르게 차를 몰기 시작했다. 아직도 도로 위로 산을 타고 내려온 빗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던 탓에 속도를 높이면 높일수록 핸들 조작이 힘들어지는 것을 몸으로 느낄수 있었지만 태수를 쫓기 위해선 별수가 없었다.

    한편 경철은 백미러로 계속해서 살펴보던 문에서 어느 순간 경찰 녀석의 모습이 사라지며 바로 그 순간 뒷편 냉동칸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요란한 소리가 들리자 신음을 내뱉었다. 냉동칸 안으로 경찰놈이 들어왔음에 틀림이 없었다. 녀석이 죽자 살자 자신의 트럭에 옮겨 타려는 이유는 단 한가지 밖에 없었고 만약 녀석이 냉동칸 안에 들어갔다면 얼마 안있어 그 목적을 달성하리란 것은 자명한 사실이였다. 이제 해가 완전히 떠있는 오전의 도로 위에서 BOD바이러스를 무력화 시키는 것은 식은죽 먹기였다. 경찰 녀석이 어떻게든 냉동칸에 갇혀있는 녀석을 햇빛 아래로 내어 놓기만 하면 일은 끝나버리는 것이였다. 걱정과 당황스러움으로 일그러지던 경철의 표정이 갑자기 무엇인가를 보고는 환하게 펴지기 시작했다.

    열려진 문을 통해 밀려 들어오는 외기로 실내의 온도가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굳어있던 괴물의 몸이 풀리기 시작하는 것을 태수는 알수 있었다. 그러나 충격으로 인해 오그라든 허파는 좀처럼 제기능을 회복하지 못하고 숨만 계속 가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태수가 할수 있는 것이라곤 눈을 치켜뜨고 녀석이 언제 움직일지를 살피는 것 뿐이였다. 기분나쁜 녀석의 신음소리를 들으며 바닥에 엎드린채 녀석을 응시하던 태수는 그것이 처음 냉동트럭을 탄채 자신들을 버리고 도망치던 인부라는 사실을 눈치챘다.

    '후.. 당신도 그리 멀리 도망치진 못했군...'

    태수는 속으로 생각하면서 어떻게든 몸을 움직여 보려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그의 의지와 상관 없이 몸은 좀처럼 움직이려 하지 않았고 그와는 반대로 벽에 기대어 앉아있던 녀석의 몸은 점차로 풀려나면서 꿈틀대기 시작했다. 순간 태수는 냉동칸의 문이 아직도 열려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그리고 열려진 문을 통해서 내다보이는 밖으로 멀리 희경이 타고 있는 지프가 열심히 쫓아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만약 어떻게든 태수가 문 가까이로 다가간다면 열린 문을 통해 내리쬐는 빛때문에 섣불리 괴물로 변한 남자가 다가오지 못할 것이였고 설사 다가온다고 해도 햇빛에 노출됨과 동시에 바이러스가 영향을 받을테니 치명적인 공격은 하지 못할 것임에 틀림없었다. 그러면 태수는 몸이 회복되기를 기다기리다가 기회를 봐서 남자와 함께 희경이 몰고온 지프로 뛰어내릴수도 있을지 몰랐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친 태수는 이제 조금씩 돌아오는 호흡을 힘들게 몰아쉬면서 냉동칸 입구쪽으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두 눈으로는 연신 트럭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지프와의 거리와 냉동칸 안쪽에서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는 남자의 모습을 번갈아 확인했다. 태수가 막 냉동칸의 문이 열린 끝트머리에 당도했을때쯤 드디어 희경의 지프는 5m정도 거리 안으로 트럭과의 간격을 좁혀왔고 태수 역시도 몸을 일으킬수 있을 정도로 호흡이 돌아오게 되었다. 태수는 무릎을 꿇은 채 상체를 일으켜 세우며 냉동칸 안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이제 완전히 일어서 한손으로 벽을 짚은채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일그러진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그으으으윽... 그윽...."

    남자는 신음 소리를 내지르면서 태수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으나 곧 열려진 문을 통해 들어온 햇빛이 몸에 닿으면서 피부가 반응하기 시작하자 놀라며 다시 시원한 냉동칸 안쪽으로 물러섰다. 태수는 자신의 생각대로 일이 진행되자 기뻐하면서 호흡이 가빠 쉰듯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어때 이쪽으로 못오겠지?!!"

    그러면서 양팔을 벌려 과시하는 듯한 포즈를 취해보이며 한껏 웃어보였다. 그 순간 갑자기 햇빛이 비추던 태수 주변이 다시 어둡게 변해버렸다.

    "뭐... 뭐야?!!"

    그리고 동시에 트럭이 급정거를 하면서 요란한 브레이크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무릎만으로 지지하고 있던 태수의 몸이 냉동실 바닥을 타고 미끄러지면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남자쪽으로 날아갔다.

    희경은 한껏 속도를 높여 막 트럭을 따라잡아 뒤쪽 냉동칸에 지프를 붙이려는 순간 주변이 어두워지자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자신도 모르는 새에 두대의 차는 터널 안으로 들어왔던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앞서서 달리던 냉동트럭이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정지하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당황한 희경은 제때에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고 그만 냉동트럭의 뒤를 지프로 강하게 받아버리고 말았다.

    태수가 미끄러지면서 감염된 남자의 하체에 부딛히자 남자는 태수를 부여잡기 위해 몸을 숙였다. 그러자 태수는 어떻게든 빠져 나가기 위해 남자의 무릎께를 감싸쥐고서 뒤로 집어던지려고 하였고 바로 그 순간 희경이 몰던 지프가 급정거 하면서 냉동트럭의 뒤를 받아버렸다. 태수의 던지기 기술과 차량간의 충돌에 의한 충격이 더해지면서 감염된 남자의 몸은 마치 로켓처럼 튕겨지면서 열려진 냉동칸 문 밖으로 날아가 버렸다.

    트럭의 뒤를 받은 지프의 차체의 앞부분은 그대로 트럭 밑으로 말려 들어갔고 안전벨트를 메지 않고 있던 희경은 충격으로 핸들에 머리를 찧은 다음 뒤로 튕겨지며 좌석에 부딛혔다 다시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바로 그 순간 냉동칸 안에서 튕겨져 나온 사람의 몸이 운전석 앞유리창에 날아와 박히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충격은 받았지만 정신을 잃지는 않은 희경은 몸을 앞으로 숙이고 지프의 핸들에 기대어 누운채 고개를 오른쪽으로 천천히 돌렸다.

    '그으으윽...'

    그 곳에는 상체가 유리창을 뚫고 들어온 남자가 바둥대면서 비명을 내지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괴이한 신음소리와 괴물처럼 일그러진 표정을 보아하니 냉동칸 안에 공장장 경철이 고이 모셔놓았던 감염자임에 틀림없음을 희경은 알수 있었다.

    "꺄아아아!!"

    희경은 비명을 지르며 지프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충돌과 함께 망가졌는지 운전석문은 좀처럼 열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는수 없이 문을 타고 넘기 위해 희경은 몸을 일으켜 세우려 했지만 바로 그 순간 남자의 손이 희경의 목덜미를 움켜 쥐었다.

    '끄르르르르륵'

    남자는 희경의 목을 잡아 자신의 얼굴쪽으로 잡아 당기며 괴이한 소리를 냈다. 희경은 공포에 질려 어떻게든 빠져나가기 위해 바둥대면서 그런 남자의 흉칙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희경의 코앞까지 다가온 남자의 얼굴은 곧 입을 커다랗게 벌리더니 희경을 물어뜯기 위해 고개를 뒤로 젖혔다.

    '퍽!'

    순간 들려온 소리와 함께 뒤로 젖혀진 남자의 얼굴은 다시 앞으로 다가오지 않고 그 상태로 더욱더 뒤로 젖혀지면서 홱꺽여지기 시작했다. 희경을 잡고 있던 손이 풀리면서 빠져나가자 희경은 어떻게 된일인지 살펴보았다. 그러자 남자의 정수리 부분에 박혀있는 쇠붙이를 확인할수 있었다. 그것은 물건을 나를때 쓰는 갈고리였고 그것을 들고 있는건 바로 태수였다.

    바깥에서 희경의 비명이 들리자 급히 냉동칸 안에 걸려있는 갈고리를 발견한 태수는 그것을 집어들고 나와 막 그녀를 공격하려는 남자의 머리에다 그것을 박아넣었던 것이다. 태수는 갈고리의 손잡이를 양손으로 잡고선 힘차게 잡아당기기 시작했고 그에따라 남자의 몸이 뒤로 젖혀지면서 딸려오기 시작했다. 두개골에 단단히 박힌 갈고리는 좀처럼 빠질 생각을 하지 않은채 단단히 고정되어 있었지만 그에따른 뇌의 손상이 치명적이진 않았는지 남자의 몸은 계속해서 바둥대며 자기 앞에 있는 희경을 공격하려 했다.

    "희경씨, 어써 지프에서 내려요!!!"

    태수를 소리치며 더욱더 세게 갈고리를 잡아당겼고 그 바람에 지프 앞유리 프레임까지 부숴진채 딸려오면서 남자의 몸이 완전히 뒤집혀졌다. 태수는 그 기세로 계속 잡아당겨 냉동칸 근처까지 끌어당긴 뒤에 갈고리 손잡이를 냉동칸 문의 경첩 사이 공간에다 단단히 끼워 넣었다.

    "끄어억 꾸억!! 꿕!"

    요란한 괴음을 내지르면서 남자는 버둥거렸지만 단단히 걸린 갈고리 덕에 더이상 움직이지 못한고 꼼짝없이 문에 걸려 버둥대기만 했고 그 사이 냉동칸에서 빠져나온 태수는 희경을 부축해 지프에서 내리도록 도와줬다.

    "괜찮아요?"

    태수는 앞부분이 완전히 이그러지 지프와 희경을 번갈아 보면서 물었다.

    "그런것 같아... 조심해요!!!"

    희경은 핸들에 부딛히며 난 이마의 상처에서 흐르는 피를 닦아내며 대답하다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태수의 뒤쪽으로 트럭에서 내려 그들을 향해 달려오는 경철의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태수는 황급히 고개를 돌렸지만 너무 늦었고 경철이 휘두른 소화기에 정확히 얼굴을 얻어맞으며 뒤로 나자빠지고 말았다. 희경은 황급히 지프로 달려가 거기에 실려있는 장총을 집어들려 했으나 경철은 그런 그녀를 금새 따라잡아 막 총을 집어드는 그녀의 팔을 다시한번 소화기로 내리쳤다.

    '뚝!!'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총을 집어들려던 희경의 팔이 이상한 각도로 구부러 졌다. 희경은 통증에 비명을 내지르며 그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고 그런 희경을 다시 한번 발로 걷어찬 경철은 희경이 막 집어들려던 장총을 꺼내어 들었다.

    "니놈들이 뭔데.... 이렇게 날 괴롭혀.. 그냥 곱게 죽으면 좋잖아!!!"

    경철은 들고 있던 소화기를 내던지고 씩씩 대면서 장총을 열어 장전 여부를 확인하더니 바닥에 누워서 신음하고 있는 희경을 조준했다.

    "잘가라..."

    경철이 막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갑자기 뒤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꾸어어억!!"

    놀란 경철은 소리가 나는 쪽으로 총을 겨누며 돌아봤다. 그러자 머리에 갈고리가 박힌 남자가 달려드는 모습이 보였다. 반사적으로 그쪽을 향해 경철은 총을 발사했지만 이미 공중을 날아오는 남자의 몸을 약간 주춤하게 했을뿐 그대로 달려드는 남자와 함께 뒤로 자빠지고 말았다.

    "으아아아아!!!"

    경철은 발버둥을 치며 자신에게 달라붙은 남자를 떼어내려 했지만 어느새 경철의 한쪽 팔을 입으로 부여문 남자는 떨어지지 않고 경철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경철이 희경과 실갱이를 벌이는 사이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냉동칸에 잡아두었던 남자를 풀어 경철쪽으로 떠미는데 성공한 태수는 괴물로 변한 남자에게 깔린채 발버둥 치고 있는 경철을 바라보며 천천히 그가 넘어지며 놓친 장총을 집어들었다. 아직 한발의 총알이 더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태수는 경철을 타고 앉은 감염자의 뒤에 가서 섰다. 그리고는 있는 힘껏 남자의 등을 밟아 버렸다.

    "꾸억!!"

    외마디 신음과 함께 남자의 몸은 앞으로 숙여지면서 경철과 포개어졌고 그런 둘을 발로 꾹 누른채 태수는 남자의 뒷통수에 총부리를 가져갔다.

    '탕~!'

    어두운 터널안으로 요란한 총성이 울려퍼짐과 동시에 남자와 경철의 머리는 동시에 박살이 나버렸다. 태수는 그들이 확실히 죽은것을 확인하자 총을 집어던져 버리고 지프옆에 쓰러져 있는 희경에게 다가가 그녀를 부축해 주었다.

    "끝났어요 희경씨.. 이런 팔이 부러졌어요.."

    "아니...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샘플이 또 있어요..."

    "뭐라구요?!!"

    태수가 놀라며 반문하자 희경은 부러진 팔에서 전해지는 통증을 참으며 말을 이었다. 

    "아까 태수씨가.. 트럭에 메달릴때 떨어져 나온 상자들.. 그것도 샘플이였어요.. 혈액 샘플... 몇개는 상자가 부숴지면서 파괴된거 같지만.. 아직 남아있는게 있어요.."

    "그랬군요.. 이런 희경씨 도저히 안되겠어요, 여기서 쉬고 있어요 그 상자들은 내가 처리하고 올테니까.."

    태수는 희경을 부축하여 밝은 터널 밖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는 길가 수풀에 그녀를 앉혀 놓고선 도로를 따라 왔던 길을 되돌아 가기 시작했다. 차를 타고 가면 빠르겠지만 트럭과 지프가 충돌하면서 완전히 뒤엉킨 탓에 도저히 쉽게 움직일것 같아 보이진 않았던 것이다. 이제 중천에 떠오른 태양의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20분쯤 걸어가자 길 한가운데에 구르고 있는 은색의 철제 박스들이 보였다.

    "저것인 모양이군..."

    태수는 그쪽으로 다가가 살펴 보았다.

    모두 5개의 박스중 2개는 열려 있었는데 그 안에서 나온듯한 투명 비이커가 깨진채 바닥에 구르고 있었고 내용물인 붉은 액체에서는 아직도 모락모락 증기가 솟아 오르고 있었다. 햇빛에 노출된 바이러스가 파괴되면서 내뿜은 열로 인해 용기가 부숴진 모양이였다.

    '뭐.. 간단하군 상자만 열면 되겠어..'

    태수는 씩 웃으며 아직 열리지 않은 박스중 하나로 다가갔다. 다행 스럽게도 박스엔 이렇다할 잠금장치 조차 없었기 때문에 의외로 쉽게 열수 있었다. 안에는 3개의 똑같은 크기의 비이커가 스폰지 같은 외장에 둘러 쌓인채 놓여져 있었다. 태수는 그중 하나를 꺼내들어 보았다. 역시나 안에는 피로 보이는 듯한 붉은색의 액체가 가득 들어 있었다. 태수는 그것을 높이 치켜 들고 바닥에 내동댕이 쳐 버렸다. 비이커가 깨지면서 액체가 흘러 나와 햇빛에 노출되자 곧바로 반응이 일어나면서 세차게 김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태수는 나머지 두개도 꺼내어 햇빛이 잘 드는 길 위에 올려 놓고 다른 박스를 향해 갔다.

    막 두번째 박스를 열어 비이커를 꺼내려는 순간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에 태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치 북소리 같은 그 소리는 사방에 울리며 전해져서 정확히 방향을 알수 없었지만 분명 점점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태수는 비이커를 든채 일어나 하늘을 살펴 보았다, 그러자 저쪽 멀리에서 검은색의 물체가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저건...'

    태수는 눈에 힘을 주며 그 물체를 식별하기 위해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것은 분명 헬기였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헬기냐가 중요했던 것이다. 점점 가까워 짐에 따라 헬기의 모습이 분명하게 드러나자 태수의 얼굴이 굳었다.

    "젠장!"

    그것은 군용 수송 헬기였다. 아직 확신할수는 없었지만 제대로 신고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마을이 고립된 것 만으로 군이 이렇게 빨리 행동할리는 없었다. 그렇다면 그 헬기의 정체는 대충 짐작할수 있는 것이였다. 연락이 끊긴 공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조사하러 온 인력임에 틀림이 없었다.

    태수는 황급히 들고 있던 용기를 길바닥에 내던지고 다른 두개를 집어 들었다. 그들이 오기 전에 샘플들을 모두 파기시켜 버리면 되는 문제였다. 두개의 용기를 동시에 바닥에 집어던지려 치켜 드는 순간 태수의 귀에 낯익은 소리가 들렸다.

    '탕!'

    가슴에서 피를 뿜으며 태수는 그자리에 그만 주저 앉아버리고 말았다. 동시에 숲속에서 위장복 차림의 군인들이 뛰쳐나오더니 태수가 들고 있던 용기가 떨어지기 전에 빼앗아 들더니 황급히 다시 박스 안에 집어넣고 닫아 버렸다. 태수는 점점 희미해지는 시야 속에서 그 모습들을 바라만 볼수 밖에 없었다.

    희경은 길가의 산사태 방지 옹벽에 기대어 앉은 채 태수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태수가 건네주고 간 옷으로 부러진 오른팔을 고정시키긴 했지만 끔찍한 통증은 끊이지 않고 계속 전해지고 있었다. 희경은 고통을 잊기 위해 애쓰며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터널 안쪽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지?'

    희경은 긴장하며 고개를 내밀어 터널 안쪽을 살펴보았다. 터널 안으로 10m가량 들어간 곳에 엉킨채 서있는 두대의 차가 주황색 터널 조명 아래로 보였다. 그리고 그 옆으로 누웠있는 공장장 경철과 감염자의 시체도 보였다. 그런데 그 시체가 지금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꿈틀 거리며 괴이한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였다.

    '어떻게 된거야 분명 죽었을텐데..!!!'

    희경은 공포에 질려 벽에 몸을 기댄채 일어섰다. 그리고 상황을 자세히 알기 위해 터널 쪽으로 더 가까이 다가갔다. 햇빛이 닿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터널 쪽으로 가까이 다가가 희경은 안을 살펴 보았다.

    "맙소사!!!"

    그것은 쥐떼였다. 수십마리의 쥐떼가 몰려들어 두 남자의 시체를 물어뜯고 있었던 것이다. 쥐들은 곳곳에 그네들만의 어두운 터널을 파고 살아온 생물이였다. 설령 낮이라도 터널속에 숨어 있을수 있었고 마음만 먹으면 터널을 확장하며 어디든 뻗어나갈수 있었다. 게다가 인간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쥐 한마리쯤은 살고 있는게 현실이다, 만약 그런 쥐들이 전부 BOD에 감염이 된다면 아무리 애를 쓴데도 막을수 없을 터였다. 예전 같으면 산속 마을에 사는 쥐들은 그 안에 고립되어 언젠가 전멸하게 할수도 있었을 터였다. 그네들이 아무리 땅을 잘판다 해도 돌로된 지층까지 파고 이동할수는 없을 터였고 터널 자체의 길이에도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요즘 세상은 적국 곳곳으로 인간이 만들어 놓은 각종 터널들이 뻗어나가고 있었다. 전기, 전화, 상하수도 등등...

    희경은 고개를 내저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였다.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뒤를 돌아선 희경의 눈에 길을 따라 다가오는 군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희경은 양손을 내저으며 그들에게 달려갔다.

    "안돼!! 끝난게 아니야!!"

    군인 한명이 상관인 듯한 다른 군인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그쪽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탕!'

    총알은 정확하게 희경의 미간을 뚫고 지나갔고 그녀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군인들은 그녀가 죽은 것을 확인하고는 들것에 싫어 어디론가 나르기 시작했다.

    "젠장.. 저 여자는 감염된거 같지 않았는데 말이야.."

    "할수 없지, 증거를 완전히 인멸해야 해 샘플, 자료, 목격자.. 이 곳의 모든 감염자들을 없애버리고 완전히 격리시켜버리라는게 상부의 지시야, BOD가 통제 불가란 것이 밝혀진 이상 당분간 실험도 없겠지.. 어찌 되었든 우리는 이곳을 깨끗이 치우기만 하면 되는거라구..."

    희경의 시체를 치우는 동안 다른 군인들은 천천히 터널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엉망으로 부숴진 두대의 차와 그 옆에 얼굴이 박살이 난채 누워있는 두구의 시체 뿐이였다. 그들이 안으로 들어갔을때는 이미 요란한 총소리에 쥐떼들이 터널 밑으로 뚫린 통신 케이블 통로를 타고 어디론가 도망치고 난 후였던 것이다.



    출처 : 붉은 벽돌 무당집   작가 : cla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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