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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라이트라고... 썸 타고 있다라고 착각했던 내 자신이 너무나도 원망스럽다.....
대학 동기인 그녀와는 처음에는 그렇게 잘 아는 사이도 아니었고......... 대화도 많이 하던 사이도 아니었다....
우연한 계기로 선배와의 식사자리에서 친해진 그녀와는 종종 톡으로 대화를 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녀의 화술은 참 묘했다..... 사람을 착각하게 만든는... 순진하지만 위험한 화술이었다..
나와 같이 인형을 뽑자던 그녀.... 오빠도 매력이 참 많은 사람이라던 그녀..... 그녀의 화술은 사람의 기분을 붕붕 띄워서 기분좋게 만들지만... 잘못 착지하면 치명적인 그런 화술 같다.
어느 날 갑자기.. 이가 아프다며 나와 단둘이 저녁으로 죽을 먹자던 그녀, 죽을 조심히 먹는 그녀는 참 아름다웠지...
죽을 먹으러 단둘이 캠퍼스를 함께 걸으며 나와서... 다시 기숙사까지 단둘이 발 맞춰 걷던 그 시간이 얼마나 아름답고 찬란하던지.......
그 찬란하고 빛나는 모습에 나는 사랑에 빠졌었지... 하지만 돌이켜보면 나락으로 발을 내딘 순간이었다....
그 뒤로 나는 그녀와 잘 해보려고 노력했고... 그녀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프사를 바꿨는데 오빠의 프사가 정말 잘 나왔다며 하트를 연발 날리면서 칭찬을 해 주었고
'오빠 좋아♥' 라는 4글자의 짧은 텍스트에 나는 얼마나 설레이는 마음을 되 잡으며 그 메시지를 계속 보면서 잠 못드는 하루를 보냈는지 모른다.
내가 스파게티를 좋아한다니깐 다음에 대학가 근처에 유명한 스파게티집을 꼭 같이 가자면서 나를 설레이게 한 그녀... 왜 그런 말을 해서 나를 착각하게 만든 것인지... 그녀를 원망할 수 없는 내 자신이 너무 원망스럽다
같이 맛집 탐방을 하자는 그녀..... 오빠는 서울 잘 아니깐 서울 소개 시켜달라는 그녀..... 다음에 카페 같이 가자는 그녀....
그러던 니가.... 그렇게 수줍어하면서 사람을 흔들어 놓았던 니가...... 어째서....... 내가 아닌...
그 녀석과 함께 내가 가자던 곳을 간 것이니.....
사람을 이렇게 흔들어 놓고 이렇게 아프게 해 놓고 어째서 그 녀석과 함께한 것이니....
그녀가 그 녀석과 잘 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은 다름아닌 '그 녀석' 이었다.
그 녀석은 나의 소중한 동생으로, "이건 형에게만 이야기 해 주는 거에요. 비밀로 해주세요 형 ㅋㅋㅋㅋ" 하면서 나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이번주 월요일은 그녀와 함께 카페에 갔어요. 빙수와 커피를 마셨죠.. " 그 카페는 그녀가 나와 가자고 했던 카페였다.
"제가 어제 형한테 드린 그 사과, 사실 그녀가 깍아준 거에요! 이 과일통 언제 돌려주죠 형? ㅋㅋㅋ" 그 달고 달았던 사과는, 그 녀석을 위한 그녀의 마음이었구나.....
"수요일은 같이 저녁을 먹고 왔어요." 오는 길에 잘 바래다 주고 왔어요 형 ㅋㅋㅋ" 나도 불과 저번주에 그녀와 함께 저녁을 먹고 잘 바래다 주었지... 일주일 전이지만 이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꿈만 같은 이야기...
"다음주에는 그녀와 함께 단풍구경을 하러 가요. 그리고 함께 자전거를 타고, 저녁에는 야경을 보러 가기로 했어요 형!"
더 이상 들어주기 힘들었다... 매우 힘들었다.... 나는 얘기를 들으면서 깊이 생각하는척 하면서 고개를 떨구었다...
온 몸이 떨렸다... 경련이 일어났다...
나는 이렇게 아프고.... 이렇게 처절한데...
그 누구도 원망할 사람이 없다는게 너무 원망스러웠다.... 아무도 잘못한 것이 없다.. 그 누구도 죄책감을 가질 이유도 없다.
단지 나 하나만 힘들고 아프면 그만인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일상은 아무렇지도 않았다는듯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이다
그저, 나 혼자 착각해서... 그녀의 호의를 경솔하게도 사랑이라 착각했던 내 자신이 원망스럽고 또 원망스러운 밤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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