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친구와 저녁약속이 있어서 만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무려 30분 가량을 이동해야 했었지요...
그리고 목적지의 2/3 가량에 이르렀을때의 일입니다...
한 남성이 지하철 한가운데서 뭐라고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대충 눈치로 보아 물건을 파는 행상인 같습니다
이번엔 어떠한 새로운 상품을 들고왔을려나 하는 기대감으로
저는 안듣는척 하면서도 대강 듣고있었습니다... ㅇㅅㅇ?
오늘의 상품은 전동면도기입니다...
이것은 중국제가 아니라 일본에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꽤 강조 하더군요)
이것의 독특한 기능은 진공으로 수염을 흡입하여 깎은 수염이 날리지 않는답니다
충전이 가능한 충전식이며 고장이 났을시 회사에서 A/S도 해준답니다
시중에 나오면 3만원인데 특가로 5천원에 판다고 합니다 ㅇㅂㅇ;;
저는 평소에 전기면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차였습니다...
바쁜 아침시간에 출근 속도를 향상시키고 여유를 되찾고자 했었지요...
허나, 시중에 면도기들이 워낙 비싸서 언젠가 구입하고자 마음먹었던 저였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단돈 5천원에 전기면도기를 만나다니...! >ㅂ<d
사실 싸구려면 어떻습니까? 수염만 깎이면 됐지. 전 그렇게 생각했지요...
그리고 다음칸으로 건너가려는 아저씨를 붙잡아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생글 웃으며 상세한 설명을 아끼지 않으시는 행상 아저씨...
저는 굳이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받아든 제품을 그냥 가방에 집어 넣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ㅅ-;;;
친구들과 밥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였습니다
후식으로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려던 참이었지요...
저는 문득 아까 구입한 면도기를 꺼내보고 싶었습니다
가방에서 주섬주섬 꺼내어 면도기를 확인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저희는 너무나 기쁘고 즐거운 감정을 느꼈답니다....... ㅇㅈㅇ;;
이것이 면도기의 제품 케이스입니다 (사진은 집에서 찍었습니다)
이것은 구성품을 나열해본 것입니다... (케이스와 예비부품과 가죽케이스와 아답터, 본체와 설명서)
이것은 면도기 본체 뒷면의 모습입니다... 충전용 콘센트가 보이지요?
이것은 본체의 실제크기입니다...정말 아담하고 나름 디자인도 신경쓴 티가 나지요?
이제부터 면도기의 진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이것은 설명서의 표지입니다... 근데....커헉! '왕복식 충전 면도칼' 입니다....-ㅂ-;;;
제가 구입한것은 면도기가 아니라 면도칼이었나 봅니다...;;;; ...그것도 왕복식...;
아 밑에 주소가 적혀있군요... 그래서 한번 살펴보았습니다...
잘 보이시나요? 디카로 찍어서 화질이 안좋습니다...제가 읽어드리지요
주소 : 절강성 주산시 정()구 방직장로 26호
전화번호는 0580-2861622...라고 적혀있는데...
절강성????? ...아무리 봐도 일본에 절강성이 있을것 같지는 않습니다 -ㅁ-;;;;
왠지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뉘앙스의 그이름은 중국의 '섬서성'이라든가 하는...;;; (흠칫)
뭐 아무래도 좋습니다. 메이드인 차이나면 어떻습니까? 어차피 중국제가 판치는 세상에...
저희는 설명서를 펼쳐보았습니다...
본체의 각 부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째서인지 I 와 J 는 없습니다;;;;;;
M... 있.다 라고 적혀있습니다... ....뭐가 있다는 것일까 'ㅅ'a;;;;;;;
영어로 Timmer라고 되어 있어서 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사전에 안나와있군요 ㅇㅅㅇ;; timmer가 무엇입니까?;;;
아시는 분은 가르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꾸벅)
사용방법입니다... 자세히 읽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한번 적힌대로 적어보겠습니다...
1.스위치를 끊고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다(?)
...꽂다...입니다;;;;
그 밑에... 스위치를 끊지 않으니 충전하지 못한다.....;;;
뭔가 얼핏 말은 되는듯 보이는데 어딘가 이상합니다;;; 다음을 보지요...
충전하면서 충전 지시등 불이 밝다.... .....불이 밝답니다....ㅇㅂㅇ;
어딘가의 어색한 문장... 저희를 아연실색케 했지요...
가장 밑에는 '면도질 방법' 이랍니다... 면도방법이 아니라 면도질 방법...;;;;;;;;; (움찔)
그리고 다음장을 한번 보겠습니다
1. 위에 밀고 스위치를 켜 손으로 피부를 펴면서 수염의 자라는 반 방향을 따라 천천히 면도질 한다
무슨 의미인지 쉽게 알아들으신 분은 손? ;;;;; ......대강 추측해보건데
스위치를 위로 밀어서 켜고, 수염 자라는 반대방향으로 천천히 면도하라는거 같습니다;;;;
2. 사용된후 스위치를 끊고 덮개를 덮다.
...덮개를 덮으시오가 아니라 덮개를 덮다... 입니다;;; ㅋㅋ
청소방법도 있습니다....
1. 스위치를 끊고 면도칼을 뽑아 작은 솔로 칼과 그물안에 있는 수염을 청소한다.
스위치를 끄는게 아니라 끊고.... -ㅈ-;;;;
...수염을 청소한답니다;;; ....다른 적절한 말은 무엇이 있을까요.. ;ㅂ;
(말은 분명 맞는 말이지만 수염을 청소한다는 문장은 어쩐지 좀....;;;;)
다음의 문장...
수염을 많이 쌓으면 칼날 무디게 할 뿐만 아니라 수염이 그물에서 날아간다.....
....수염이 그물에서 날아간다 ;ㅁ; ....;;;;;;;;;;;;;
칼날 무디게 할뿐만 아니라 수염이 날아간답니다;;;;;;;;;;
저희의 혼을 쏙 빼놓기에 충분했었죠.... ㅎ
뒷장도 있습니다
20시간 이상 연속 충전하지 말고... (중략) 40도 이상 충전하는 것이 안된다.
아니면 전지 사용 수명을 줄인다.
....전지 사용 수명을 줄이겠답니다... ㅇㅅㅇ ;;;;;;;;; (협박?)
40도 이상 충전한다는 것은 무슨 말입니까;;; (온도 40도 이상인 곳에서 충전하지 말라)
전지 사용수명이 줄어드는게 아니라 줄인답니다.....흑;
그 아래를 보죠
떨어지지도 안 된다.... 떨어지지도 안 된다... 떨어지지도 안 된다....
그리고
직사광 밑에 혹은 습기가 찬 곳에 놓지 말고 아니면 고장이 난다.
아니면 고장이 난다. ....놓지 않던가 고장이 나던가 둘중의 하나라는 건가;;;;
가장 밑에 글....
젖은 손으로 콘센트에 손대지 말고 아니면 감전한다.
저희를 가장 경악케 했던 구절입니다...가슴속에 절절히 와닿습니다... ㅇㅁㅇ;; ㄷㄷㄷ
손대지 말고, 아니면 감전한다.
.......;;;;;;;;;;;;
손대지 말거나 아니면 감전하라는 건가;;;;
마지막 장입니다....
환경 오염을 피하기 위해 면도칼을 버렬때 본체에서 전지를 내놓고 정부가 지정한 곳에 두세요
....정부가 지정한 곳에 두랍니다............ 'ㅂ'a;;;
이것은 환경 폐기물이었던 것입니까....;;;;;;
(분리수거를 하라는 정도의 차원이 아닙니다.....이것은 정부의 문제...)
(국가적 차원의 문제였던 것입니다;;;;)
...그 와중에 새로운 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왕복식 총전 진동 면도칼....
면도기가 아닌 면도칼이었다는 사실은 이전에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왕복식 총전이었습니다.... (충전이 아니고;;;;)
물론...사실 이것은 그다지 상관없습니다.....
오타겠지요... 사람이 오타 낼 수도 있지요...
하지만.................. 오른쪽에 상표가 있습니다.......... '반점'
그리고 영어로 적혀있습니다............. 콤마 COMMA
콤마....그리고 반점;;;;;;;
(중화반점의 반점이 아닙니다 ;ㅅ; 콤마 , 이것이 반점입니다;;;;;;)
ㄷㄷㄷㄷㄷ..... 콤마는 반점이었던 겁니다..... ;ㅂ;
....이것으로 아직 끝난 것은 아닙니다....
무심결에 보고야 말았습니다...
총전시간: 12h
....충전시간이 12h....12h?????????? ㅇㅅㅇ?
h 는 아워...즉 시간이지요. 이것의 충전시간은 12시간이었던 것입니다;;;;;;;;;
앞의 내용에서 이것의 실제크기와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손바닥 만한 이 면도기의 충전시간은 12시간입니다;;;
12m(분) 이 아니라 12h(시간).....ㄷㄷㄷㄷ
그렇게 대용량의(?) 에너지를 손바닥만한 면도기가 충전한답니다...
그럼 사용시간은??? 앞의 설명서로 되돌아가 봅시다...
정확하게 표기가 되어있었습니다...
기준 충전시간이 12시간 이다...
한번 충전했으니 일곱번 (매회 3분) 사용할수 있다....
7회 각 3분이라면... 3 * 7 = 21 분....
....12시간 충전해서 21분 사용하는 것입니다 -ㅅ-;;
220v 를 12시간을 충전하는데 21분 사용이라....
....저희는 몇가지 가설을 세워보았습니다
1. 12시간 충전해서 21분 분량을 제외한 나머지 에너지는 중국 본토로 보내진다
이것은 중국의 엄청난 계략인 것으로.... 전기면도기를 이용하여 막대한 에너지를 빼내가는
그러한 대 한국 전력에너지 밀수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던 것입니다!!!! (에너지공정?????)
....라는것은 일단 설득력이 없었습니다 -3-;;;
2. 12시간동안 전기를 찔끔찔끔 충전하여 21분어치를 12시간동안 충전하는 것이다
고객의 가정 전원에 과중한 부하가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한 서비스의 일환으로
전기를 아주 극소량을 조금씩 충전하여 21분어치를 12시간동안 충전시키는
실로 세심함과 배려심이 가득한 특수한 서비스였던 것입니다........
이것도 일단은.... 'ㅂ'a 어쩐지 말이 안되는듯 하네요;;;;
3. 12시간동안 충전한 에너지를 21분밖에 사용하지 못할만큼 고출력의 면도기인 것이다!
그렇습니다....사실 이 면도기, 아니 면도칼은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으로서
220v로 12시간동안 충전한 에너지를 단 21분 동안밖에는 사용할수 없는
초 고출력 면도칼이었던 것입니다...... >ㅅ<;;; ....ㄷㄷㄷㄷㄷ
그렇게 되면 면도칼은 초당 몇만 Hz로 진동을 해야하는 것인지......;;;;;;;
물리학이나 수학을 전공하지 않은지라 제가 감히 계산은 할수 없습니다만
혹, 이런 계산에 능하신 분이 계시다면 계산좀 해주세요 -ㅅ-;;;;;
대체 12시간의 충전에너지를 21분에 소비한다는 것이 어떤것입니까;;;;;;;
이 기기가 과연 그러한 대용량의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까....OTL;;;
(전기세는~~~~~~~?!?!?!?! ㅠㅂㅠ;;;)
새로운 가설로... 면도기의 최대 충전한계가 12시간인 것은 아닌가
말인 즉슨, 충전시간은 얼마나 충전하든 그때마다 알아서 해도 상관없지만
기기의 총 충전시간이 12시간이 한계인것이 아닌가 하는.....
말하자면 '충전유통기한(?)' 이랄까요;;;;
라는 설도 있었습니다만.... -ㅅ-;;;;
(그렇다는건 충전시간=12시간=본체수명?;;;;)
.
.
.
....아무튼, 잠시나마 면도기를 켜고 사용해본 결과
그냥 전동면도기가 필요했던 저로서는 대강 쓸만한 면도기인것 같습니다
본연의 임무인 면도기능은 일단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고 판단되어 집니다
하지만....정말 간만에 친구들과 제대로 웃어보았다죠....ㅋㅋㅋㅋ
다음은 실제 충전하는 장면입니다
흐음..... 이것이 충전하는 모습. ('불이 밝다.' ㅋㅋ)
아직 12시간 충전하고 21분 사용되는지 실험해보진 않았습니다 ^3^;;;;;
....반응이 좋으면 한번 실험을 해보기로 하죠 'ㅂ'/
여하간의 해프닝이 있었지만....
어쨋든 앞으로는 출근 시간을 줄이고 여유를 만끽할수 있겠군요 (웃음)
덕분에 평소에 잘 안웃는 만큼 신나게 웃었구요 ^ㅅ^
역시 즐거움은 생활 곳곳에 숨어있나 봅니다 ㅋㅋㅋㅋ
출처 : NK 의 아틀리에(Ateli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