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를 연락하며 지내온
서로에게 유일했던 이성친구였잖아

그리고 너도 알고 있었잖아
어렸을때부터 난 너를 좋아하고 있었다는걸

많은 아픔이 있던 내게
너는 큰 산 같은 존재였어

그저 같은 공기를 마시며 장난스런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해서 미칠것 같았어

넌 나에게 종종 이렇게 말을 했었지

'넌 커서 나를 잊을거잖아'

그때마다 난 

'야 내가 너를 어떻게 잊어 친한 친구인데 우리'

너도 내가 널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을텐데

나는 항상 자신있지 못했다

나는 내가 너의 옆에 있어도 부끄럽지 않을
여자가 되고 싶었기에 먼 훗날을 기약하며
꾹꾹 참고 회피했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가며
너는 남중남고
나는 여중여고를 진학하며

너는 종종 친구라면 그러면 안될 문자를 보내곤 했었지

그런 무수한 말들에 나는 다시 한 번 미래를 위해
꾹꾹 참고 멋진 여자가 되기 위해 미친듯이 공부를 했었어

수능이 끝나고

있는 용기 없는 용기 다 짜냈지만
얼굴 보고 할 용기는 안되기에

텍스트를 빌려 너에게 고백했다

그때의 너의 마음과 지금의 마음을 알려달라고


돌아오는 답은

그때도

지금도

널 이성으로 생각한적 없다 미안하다





난 애써 담담하게


학창시절의 착각으로 남을 수 있어서
다행이야 라며

앞으로 대학생활 잘하고 잘지내 안녕 

이란 답장을 보냈다

그 이후로 나는 재수를 했고

대학에 붙어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

재수를 하는 내내

나는 그 친구를

한 번도 생각 안한 날이 없었다



적어도 널 향한 나의 마음이 어떤지
잘 알고 있었으면서

그런 말들을 해온것에 대한 증오로 하루를 보냈는가하면

아직까지 못 잊고 병신같이 그리워하고 있는
내가 너무 못나보여서 그것에 대한 자책으로 하루를 보냈었다

난 많은걸 바란게 아니였는데

나는 너를 정말 미친듯이

좋아함의 의미를 넘어선

너의 존재 자체를 아꼈는데

그저 같이 길을 걸어가도
세상을 다 얻을 만큼 행복할거라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들이 십년이 다 되가는 내 자신을 

이 나이 먹고도 보게 될 줄이야

어렸던 나는 몰랐겠지


근데 왜

너는


지금 혼자인거야




그렇게 널 좋아했던 나의 마음에

그렇게 큰 상처를 줬으면

너는 행복해져야지

보란듯이

...

왜 혼자인거야 

나는 

아직도 내 마음 큰 방에 있는 너로 인해


다가오는 인연들에게

항상 같은 말을 해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미안합니다라고

난 이미 

이렇게 살다가 죽어도 행복하다고 단념한 상탠데


왜 너는 아직 혼자인거야

제발 행복해져버려

그래야 내 마음의 방이 부끄러운 줄 알게 될 것 같으니까


이제 그만할 때가 됬겠지라며 스스로 작아질 것 같으니까

제발 얼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