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스스로를 더 사랑해서? 본인 일에 대한 욕심이 넘쳐서? 착하다 못 해 호구 같은 남친 두고 구남친한테 흔들려서? 본인은 남친 속여가면서 구남친이랑 엮일대로 엮여놓고 남친만 나쁜놈처럼 몰아가서?
다 아니라고 생각함.
누군가들은, 한여름이 강태하한테 흔들리는게 뭐 그렇게 욕먹을 일이냐고 실제 저 상황이면 누구라도 자기 맘 가는대로 하지 않겠냐 하는데 물론 맞는 말이고 일단 난 한여름이 결국 강태하한테 흔들리는 것만으로 한여름이 나쁜년이라는게 아님. 결국 지 맘 가는대로 하는게 연애고, 극중에 나왔듯 연애에 착하고 못된건 없으니깐.
만약 구남친에게 돌아가는 것 만으로 한여름을 나쁘다고 말하는거라면 난 선우인영도(로필 1 여주) 주열매도(로필 2 여주) 절대 이해 못했을거고 마음깊이 공감하며 그 두 드라마를 시청하지 못 했을듯. 그러나 한 회 한 회 거듭되며 마지막화에 가까워질수록 연애의 발견을 보는 나는 한여름을 손가락질 하며 욕하지만 로필 시리즈는 오히려 그 두 여주한테 심각하리만치 감정이입해서 눈물 찔찔 흘리며 감상했음.
이유는 딱 하나임. 선우인영도, 주열매도 현남친에게든 구남친에게든 솔직했음. 자기 감정에 몹시 솔직했고 계산적이지 않았음. 선우인영은 배성현과의 결혼을 앞두고 아 나는 결국 나 자신을 그 누구보다도 일순위로 사랑하는구나. 그리고 이러한 나의 성향을 만든건 김성수와 배성현이구나를 느끼고 느낀 그대로를 솔직히 표현하며 배성현에게 헤어짐을 얘기했음. 주열매는 신지훈을 사랑하는 감정은 물론 진심이지만 본인의 어쩔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어거지로 자신을 밀어낸 윤석현에게 더 마음이 가는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라는걸 인정하고 신지훈에게 그대로 전함. '나에게 나무는 지훈씨가 아니라 윤석현이다' 라고.. 이 두여자는 구남친에게 상처받은 후에 만난 현 남친에게도 저럴수 있나 싶을만금 열정적이고 계산없이 사랑했음.
근데 한여름은 아님. 강태하에게 받은 상처를 빌미삼아 남하진과의 연애는 계산으로 점철된 연애를 했음. 행동 하나하나 모두 계산해가며 본인이 조금이나마 덜 손해보고자 하는 연애. 물론 이 역시 무작정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음. 하지만 이것보다 더 나쁜건 헤어지는 순간마저 한여름은 솔직하지 못하다는거.
강태하에게 흔들리는 마음때문에 남하진에 대한 마음이 삐걱거리는걸 스스로 알면서 남하진에겐 결국 남하진 탓을 하는듯이 말함. 어디까지 상처받고 싶냐고. 어디까지 바닥으로 내려가고 싶냐고. 끝이 뻔한데 왜 더 가려고 하냐고. 그 끝을 만든건 본인 스스로 임에도 끝까지 남하진 탓을 하기 바쁨. 그러면서, 남하진과 강태하 둘을 빼고 누가 자기를 나쁜년이라 말할수 있냐고 시청자에게 물음. 차라리 그래 나 나쁜년이다. 강태하에게 흔들려서 남하진 너랑 더는 못만나겠다 하는게 덜 열받을거 같음. 한여름이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은 본인이 손가락질 받기 싫어서 엄한사람 탓하며 상처 전가하는 일 밖엔 안된다고 생각함. 연애하는 내내 진실될수 없었다면 적어도 헤어지는 순간엔 정직해야지... 남하진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결국엔 강태하와의 과거에 머물러 있던 한여름이 헤어지는 순간조차 저러는 꼴을 보고 있자니 아무리 드라마지만 욕이 차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