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말 특수학급 여교사가 장애학생이 휘두른 조리용 식칼에 찔리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꽤 큰 사건이었음에도 당시 소식을 접한 제가 찾아보았을 때는 기사가 하나밖에 없었고
그 후로도 많이 다뤄지지 않아 대부분 모르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수업 중 발달장애 학생이 조리대의 식칼을 휘둘렀고 이를 제지하던 교사가 가슴부위를 비롯한 여러 곳을 찔린 사고로
다행히 교사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나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학생은 징계 차원의 강제전학을 보내듯 근처의 다른 고등학교로 보내졌고 6월 말부터 등교를 하게 됩니다.
기사에서도 언급하듯이 학교에서는 학부모가 원할 시 장애학생을 받아줄 수밖에 없습니다.
교장이라고 해도 이를 막을 수는 없고 막아서도 안되겠지요.
하지만 사물을 구분할 수 없는 정도의 중증 장애를 가졌고 고의가 아니기 때문에 칼을 휘두른 행위가 무죄라면
그 학생의 상태를 고려한 조치 또한 이루어져야 합니다.
전학 조치는 모든 것은 그대로 문제상황만 옮긴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여전히 다른 학생과 교사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학교 차원에서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안전수칙 등을 마련하겠지만
특수학급 특성상 교실이 크고 다용도로 사용되어 칼이나 화기 외에도 흉기가 될 만한 것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흉기를 손에 들지 않더라도 남자 고등학생이면 이미 덩치부터가 어른과 다름 없습니다.
일반학교의 특수학급 교사는 보통 3명, 대부분 체격이 큰 남자 고등학생을 힘으로 당해내기 힘든 여교사입니다.
(여성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완력의 차이를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교사로서의 지식과 노하우로 평소에는 문제없이 학생들을 통솔하겠지만 이런 돌발상황에는 속수무책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폭력적 성향을 가진 장애학생의 경우 의무적으로 개인 보조원을 두었으면 할 정도입니다.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복지나 관심은 매우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안 그래도 부족한 장애인 복지 정책은 주먹구구식이라 비효율적이거나 구멍이 난 부분이 정말 많습니다.
이런 흠결을 보충하고 필요한 법안을 마련하는 것이 국회의원들에게 주어진 중요한 의무인데.. 답답할 뿐입니다.
제 주위에는 구성원에게 장애가 있다는 것만으로 온가족이 죄인처럼 살아가는 경우도 있고
이를 방치하며 권리만을 주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금만 들여다보면 우리나라에서 장애를 갖고 살아가는 게 너무나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오히려 관련법이 미비하기 때문에 대놓고 뻔뻔해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편한 세상입니다.
심지어 일반학급에 갈 수 있는 학생인데도 장애등급을 받아 아이는 전적으로 학교 또는 기관에 맡기고
복지혜택을 챙기는 부모도 있지만 이에 대한 관리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제 글이 후자가 아닌 전자의 분들께 편견과 상처를 더하고 피해를 주는 일이 될까봐 글을 쓰기까지 많이 망설이고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실태를 알고 관심을 가져야 그들을 위한 정책은 물론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정책이 마련되어
우리 사회가 구성원 모두를 진정으로 품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뭘 어쩌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답답한 마을을 알리고 싶어 긴 글을 적습니다.
많이들 알고 계실 2살 아기를 던져 살해한 발달장애아가 무죄판결을 받고 치료감호청구도 기각된 판례는
장애인 보호(?)라는 명목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갈등만 심화시켰습니다.
워낙 큰 사건이라 후속적인 법개정이 이루어질 수도 있으나 이 또한 요원하고
그 와중에도 유사한 사고는 다행히 없을 뿐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알아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