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타고 섬진강 자전거종주길 다녀왔습니다.
루트는 대구출발 ~ 전주 ~ 임실군 강진면 1박 / 섬진강댐 종주시작 ~ 구례군 1박 ~ 하동을 거쳐 광양시 배알도 도착입니다.
자전거 뒤에 짐을 싣고 대구시 동대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일단 전주로 갑니다.
아침에 죽만 한공기 먹었더니 배가고파서 점심 때 터미널 근처에서 짜장면 한그릇!
전주에 도착하여 미리 알아 두었던 유명 비빔밥 맛집에서 육회비빔밥 한그릇입니다.
13,000원이었던가? 가격이 정확히 기억이 안 나네요.
맛남. 찬들이 굉장히 깔끔하게 차려져나옵니다.
시간을 좀 일찍 서둘러서 전주에 도착했다면 한옥마을 구경을 하는 건데,
못 보고왔습니다.
전주에서 시외버스가 출발하니까 한옥마을이 보여서 아차 싶었습니다.
전주에서 시외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약 50분 달려서 도착한 곳!
섬진강 자전거종주길의 출발지인 임실군 강진면의 펜션입니다.
전남 강진군이 아닌 임실군 강진면입니다..!
자전거 게시판에서 섬진강 상류에서 출발하려고,
섬진강 하류 끝단인 배알도 해수욕장에 차를 세워 둔 채
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섬진강 상류 끝단인 임실의 강진면으로 간다는 것이
전남 강진군으로 가신 분이 계시더군요. ㅋㅋ
어쩔 수 없이 300km 이상 강제 라이딩 하신다던 분...ㅋㅋ
버스에서 내리니 공기가 엄청좋았습니다.
처음엔 전주의 모텔에서 자고 다음날 강진으로 가서 출발 하려다가
맑은 공기와 함께 조용한 곳에서쉬고 싶었습니다.
펜션에서 아이유 사진이 광고 있는 참이슬 한 잔하면서 여행 루트를 다시 점검했습니다.
왼쪽에 빨간 건 지포라이터, 가운데 화장품과 돋보기입니다.
3년 전에 라식수술하고 노안이 심해졌네요. 노안을 희생하고 근시를 고쳤네요... @@
강진에서 아침으로 받은 다슬기탕입니다.
식당 이모가 '여기 할머니들이 딴 겁니다' 라고 하네요.
보리차 대신 우엉과 무우말린 것 넣어서 끓인 차를 줍니다.
차 맛이 좋다고... 라이더들이 밥 먹은 후 물을 받아갔습니다...^^
1인분 7,000원.
섬진강의 무공해 다슬기로 끓인 탕도 좋았지만,
맛있게 장만해주신 반찬들이 맛깔졌습니다.
낮에 먼 거리를 달려야하기 때문에 반찬들 거의 다 싹싹 비웠습니다.
섬진강 상류입니다.
상류에는 개울보다 약간 큰 섬진강이 흐릅니다.
아....~ 경치가 너무나도 아름다운 곳입니다.
상류에선 굽이굽이 흐르는 강변 자전거로를 달리면,
낮고 소박한 산모퉁이 하나 지날 때마다 새로운 풍광이 펼쳐집니다.
몇 시간을 달려도 또 다른 경치가 펼쳐지기에 지루함이 없습니다.
저의 어설픈 표현과 시원찮은 폰카 솜씨로 담는 건 좀 그런 것같아 간단히...
(사실 머리속엔, 뭐 먹지...? 뭐 먹을까...? 하는 생각만 계속 함... -_-;)
날이 궃을 거라는 기상청 일기예보와는 달리 화창합니다.
강진에서 비옷 안 사길 잘했다고 자평했습니다.
구례에 도착하기 직전 곡성에서 살짜쿵 반가운 봄비가 내리기 시작하더군요.
봄비는 사랑입니다...♡
보슬 보슬 내리는 안개비를 맞고 달리면서,
아름다운 남도의 산자락에 비구름이 얹힌 경치를 볼 기대에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곡성 근교의 기차마을에 가까워지니...
커플들은 커플용 자전거를 빌려타고 봄기운을 만끽합니다.
아름다운 젊은 커플... 보기에 좋습니다.
헉!
빗줄기가 사알살 굵어졌습니다.
'어... 이럼 안되는데'
그리고는 마구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비는 소나기로 변했슴다!!
커플은 혼비백산해서 자전거를 내팽개치고 도망칩니다.
그 와중에 남자 넘은 여친을 챙겨갑니다.
'놔 둬도 안 줏어간다, 이 넘아!' 라고 생각하면서 비를 피할 곳을 찾습니다.
강변에 빈 창고를 발견했습니다.
빛의 속도로 강변의 창고에 들어갔습니다.
( '우리집에 라면먹으러 와 ~ ~ ♡ ' 하는 여자친구의 전화를 받고
달려가는 남자의 달리는 속도를 상상해보심 되심!)
남도의 봄비...
차갑더군요.
많이.
'왜 내가 빙구같이 강진에서 비옷을 안 샀을까... '
하고 백 여덟 번 후회했습니다.
비안개가 온 산과 들을 휘감아 컴컴하고 시야를 가렸습니다.
비바람이 마구 몰아쳤습니다.
창고에 쳐박혀 하염없이 하늘만 원망했습니다.
오들오들 떨었습니다.
아 ~
왜 사냐건 웃지요.
비 맞으며 달리던 라이더 몇 분 불러 세워서 창고에 담았습니다.
이것이 남도의 인심이지 뭐겠습니까.
음... 비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목적지인 구례까지 20km 정도를
그냥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창고에서 나가서 좀 달리다 보니까 가게가 보입니다.
'아주머니, 제 영혼이라도 바칠것이니 비옷이랑 컵라면 하나 파시오!'
컵라면 국물을 들이키고 비옷을 입었습니다.
져지는 다 젖었지만 20km를 달리려면 바람이라도 막아야 함.
마구 달렸습니다.
벚꽃축제에 오셔서 돌아 가시다가 빗속에서 미친듯이 달리는 물체를 보셨다면
그것은 잠수함 아니고 자전거였음을 알려드립니다.
구례에 저녁시간에 도착했습니다.
구례로 가기 전 유명한 전라도식 한식당에 전화해서 예약하려고 했습니다.
어떤 전라도할매가 전화 받으심.
문 : 토요일에 가서 밥먹으려는데, 1인분 얼마고 예약도 하고... 어쩌고.. 저쩌고..
답 : 1인분은 못 팔아요. 반찬이 많아서 1인분은 손님이 못 드셔요~ 세 분이 오셔야 되요~ 죄송해요 ~ ~ ;;;
문 : 대구에서 갈 건데요, 혼자 가서 3인분 시키고 먹을께여... ㅠㅠ 예약 받아줘여... ㅠㅠ
답 : 주말엔 단체손님이 많아서 예약도 안 되고, 한 분에겐 저희들이 미안해서 안되여요.. 죄송 죄송... ;;;
문 : 난 언제나 혼자 움직이고 일당 백인 킬러임! 할매만 알고 계시오! 이 사실을 누설하면 할매를 킬 해야 하오!
답 : 안. 된. 다.
할매 승!
킬러 패!
구례의 시장터 천막에서 잠시 비를 긋고 예비로 알아 놓았던 전라도 백반집을 수소문 함.
문 닫은지 한참 되었다고 함.
미리 전화 하고 올 것을.
다음 예비 맛집에 전화를 걸어 영업하는 거 확인하고 네이버 네비치고 갔습니다.
가오리찜이 자랑인 곳입니다.
숙소이고 뭐고 식당부터 들렀죠.
전라도 소주인 잎새주를 먼저 입에 털어 넣으니 몸이 달아 오릅니다.
'운수좋은 날'의 김첨지처럼 비에 젖어서 안주를 시켰습니다.
옆 자리에 앉은 구례 신사분과 인사를 트고 좋은 이야기 들었습니다.
섬진강의 경치와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에 좋은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구례의 모텔에서 1박 했습니다.
가오리찜 제일 작은 小 15,000원.
아침식사로 모텔의 사장님께 추천받은 지역의 소박한 밥집의 백반입니다.
어제 모텔에서 가오리찜 식당에다 추가로 주문한 안주에다 한잔 더 했는데도,
맛있게 먹은 아침밥입니다.
젓갈이 세 개나 나왔는데, 밴댕이와 창란, 낙지젓이 나왔습니다.
작은 게를 볶은 반찬은 어릴 때 많이 먹던 것인데,
저희 동네마트에서 사 먹어 보고는 맛이 없게 만들어서 버린 것인데
여기서 맛 보니, 참 좋음. 잘 만들었습니다.
나머지 평범하게 보이는 반찬들도 맛있어서 마구 마구 집어먹었습니다.
점심 안 먹고 저녁 맛있게 먹으려고 거의 다 먹었죠.
이번 여행 중에서 제일 맛있었던 곳입니다.
어제 예약 못한 보람이 있는 좋은 맛이었습니다.
옆 좌석에 저처럼 추천 받아서 온 젊은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도 같이 먹었습니다.
이 지역이 벚꽃관광 시즌인 줄 몰랐습니다.
음식사진만 찍는 건 좀 그래서 사진 한 장.
섬진강 자전거길을 다니다가 보면 화장실을 특색있게 만들어 두었네요.
재미난 모습에 저도 잠시 화장을 고치고 나왔습니다.
점심으로 받은 하동의 해물정식입니다.
하동의 명물인 강굴과 재첩백반을 먹으려고 계획을 했지만...
강굴을 하는 맛집은 3인분 이상 판다더군요.
예약실패.
재첩백반은 다음 여행에 기약을 하고나서는 예비로 검색해서 두었던 맛집을 갔죠.
1인분에 15,000원.
양과 종류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여기 하동의 맛집은 신선함이 최고인 곳입니다.
물론 양이 많아서 저저럼 배가 작은 사람은 곤란합니다.
제 상에 한상 떡 벌어지게 차려진 모습을 본 관광객들은
'저기 귀엽고 잘생겼지만 예약은 잘 못하게 생긴 아저씨가 먹는 것은 무엇이오?'
하고 묻더니 저랑 같은 메뉴 시킵니다.
가오리와 무말랭이 무침?, 굴젓, 메인으로 나오는 광어회, 김자반.
어린 시절에 만화책에서 콩자반이 밥상에서 떨어져 굴러가는 소리를 만화작가가 표현하기를
' 콩. 자. 바. 바. 바. 반. ~ ~ '
김치를 맛보면 그 식당 음식솜씨가 다 보입니다.
좋습니다.
도라지무침과 신혼부부들이 좋아한다는 '버섯!'볶음도 깔끔한 맛입니다.
멍게, 참소라 숙회, 꼴뚜기.
명란젓을 양념한 것.
해삼.
홍어와 돼지수육입니다.
해산물 선도가 참 좋아요.
다른 횟집에 서비스로 나오는 것과는 다릅니다.
홍어와 돼지고기 수육도.
나물반찬은 잘 모르겠는데 막 집어 먹어도 짜지 않은 맛. 주방이모 땡큐.
으깬감자 달콤.
제육볶음 푸짐. 다 못 먹음. ㅠㅠ
아 ~ ~ 대하 여섯마리가 든 대하탕은 육수가 기가막힙니다!
비는 좀 맞았지만 잘 먹고 잘 다녀왔습니다.
광양에서 대구로 가는 차표가 4시간을 기다려야 탈 수 있는 차밖에 없어서,
일단 진주가는 차편은 많은지라 진주로 갔다가 다시 대구로 가는 차로 갈아타고 돌아왔습니다.
섬진강 자전거여행이나 도보여행 추천합니다.
경치가 참으로 아름다운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