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야, 바깥이 참으로 까맣다."
덜컹덜컹, 황양으로 가는 열차에 딸아이와 함께 있다.
"천천히 먹어라."
얼굴에 연탄이라도 묻었는지 거뭇거뭇하다.
손에 계란 껍질을 묻혀가며 허겁지겁 먹고있는 딸래미가 안쓰럽다.
"아빠야, 가면 엄마는 볼 수 있나?"
"아마."
볼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어디가는데에~?"
"황양간다."
"황양엔 왜애?"
"왜이리 귀찮게 하냐, 그거나 마저 먹어라."
풀이죽은 딸래미는 계란을 만지작 만지작거린다.
"그만 주물락 거려라."
"아빠아......"
딸래미가 팔을 쭉 뻗어 삶은 계란을 내민다.
"니가 까 먹어라."
"아니, 아빠 먹으라고......"
하나도 먹지 않던 아빠를 의식한 것일까.
"됐다. 안 먹어도 된다."
조금 무안해진 아빠는 딸아이의 달걀을 깐다.
딸아이의 아빠가 갑자기 고개를 떨군다.
입술을 꼭 깨물고 벌벌 떨리는 손으로 달걀을 까고있다.
열차가 도착했다.
아빠는 딸아이의 손을 꼭잡는다.
"미안하다."
"뭐가?"
"그냥, 미안하다."
"울지마아......."
딸아이가 아버지 얼굴의 눈물을 훑어낸다.
"갈까?"
아빠와 딸이 사라진 역의 팻말엔 황양(黃壤)역이라고 쓰여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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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세월호를 잊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