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댓글을 남기시는 분의 대부분은 검찰에 대해 안 좋은 말씀을 하시고,

일부 언론매체는 공안검찰이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계신데 비판을 하시고 싶으시면 저를 상대로 비판해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국가에 대하여 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인 재판청구권을 행사하고 싶었고, 검찰은 저의 소중한 권리를 외면하지 않고 받아준 것 뿐입니다.

     자세한 것은 뒤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디도스 사건을 덮으려고 하는 의도를 가지고 고발한 것이 아니냐”라고 의심을 하고 계신 분들이 있는데 제가 재판청구권을 행사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먹고 살기 바쁜 제가 유명인 김제동씨를 고발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장황하게 글을 쓰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불필요한 논쟁을 막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렇게 스스로 밝히지 않으면 저의 생각을 온전히 전달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언론매체들이 말도 안되는 기사를  경쟁적으로 서로 서로 복사하고 조금은 과격한 네티즌들의 댓글만을 보고 자극적인 기사를 내보냄으로써 기사를 광고의 한 수단으로 삼고 있는 것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저의 진심이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쓰는 것입니다.

   (3) 고발을 하게 된 계기

     먼저 왜 선거가 끝난 이 시점에서 고발을 하게 됐는지 궁금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전에도 문제를 삼고 싶었지만 행동으로 옮기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김제동씨가 11월 23일에 "지금부터 야자 타임합시다. 비오고 물대포 맞았으니 이만하면 우리 퉁 치고 야자 타임 함 합시다. 미안해서 그래요. 자. 나 지금 기분지랄같다. 지랄이 풍년이다. 씨. "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그것이 수많은 언론 매체에 보도가 된 것 때문이었습니다. 

     헌법에서는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만, 불법집회 및 불법시위의 자유까지 보장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FTA 반대 집회는 불법집회 및 불법시위가 아니라고 주장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시민의 한사람인 저는 정당연설회를 빙자한 불법집회 및 불법시위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불법시위를 하는 분들의 목적은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가치평가에 따라 정당한 것이라고 평가받을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목적이 불법적인 수단을 정당화시켜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추운 겨울에 물대포를 사용하면서 시위를 진압하는 것은 위험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수천, 수만명이 도로를 점거하고 불법행진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을 막기 위한 다른 적절한 수단이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약간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합법적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자기의 생각을 표출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을 “보수”라고 칭한다면 그냥 받아들이겠습니다.

     하여튼 이러한 일련의 저의 생각들이 김제동씨의 발언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선거가 있을 때면 계속적으로 논란이 반복될 것이 예상이 되는 상황에서 내년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김제동씨의 행위에 대해 사법부의 심판을 받고 싶었던 겁니다. 

   (4)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

     지난 11월 25일에 누구의 도움 없이, 언론에도 제보하지 않고, 평생 처음으로, 겁도 없이 서울지방경찰청을 방문해서 고발장을 접수시켰고, 고발장을 제출할 당시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자료들과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정리한 것을 가지고 12월 1일에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사이버수사대에 출석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고발인 조사를 받게 되면 검사의 지휘하에 수사를 거쳐 경찰 나름대로의 판단으로 기소, 불기소 등의 의견서를 첨부해서 검찰로 송치하게 되고 검찰의 판단에 따라 기소, 불기소 등의 처분이 있게 되는데, 고발인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담당 형사님은 수사대 팀원들과 회의를 거쳐서 나온 결론이라면서 김제동씨의 글에는 명시적으로 “박원순” 또는 “기호 10번”이라는 단어가 없기 때문에 누구에게 투표해달라는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사건이 성립이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하면서 검찰의 지휘가 있었다는 말을 저에게 하게 됩니다.

     저는 형사님의 말씀에서 제가 당시 언론에 제보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도 관심이 없는 이 사건을 조용히 덮고 싶어하시는 듯한 인상이 들어 담당형사님에게 “김제동씨를 고발하기 이전에 많은 고민을 했다. 검찰과 경찰이 싸움을 하고 있고, FTA 관련해서 매일 자극적인 뉴스가 보도되고 또 검찰과 경찰에 대한 여론도 안 좋은 상황에서 김제동씨와 같은 민감한 사건은 수사기관에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 라는 취지로 말을 하자, 형사님은 죄가 있는 사람이라면 대통령도 수사할 수 있다면서 큰 소리를 치셨지만, 전 믿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 판결문을 보면 쟁점마다 판사님과 재판관님의 견해가 다 다릅니다. 많은 토론을 거쳐 만장일치로 결정이 돼서 판결이 내려지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으나, 서로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할 경우에는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 다수의견이 바로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의 입장이 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국회에서도 이런 경우가 흔히 발생하게 되는데 일반 국민들과 언론들은 이를 날치기라고 흔히 표현합니다.

     고발인의 입장에서는 사건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형사님의 말은 무시해도 상관이 없습니다. 그건 담당 형사님을 비롯해서 사법경찰관 몇 명의 의견으로 치부해버리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검찰의 지휘가 있었다는 말을 듣자 담당 형사님 앞에서는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 저는 검찰로의 “송치”나 “송부”와 같은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아 재차 저의 고발장이 검찰에 들어갔다가 나온 것이냐면서 되물었고 담당 형사님은 검찰의 지휘도 없이 수사권도 없는 경찰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겠냐면서 분명히 검찰의 지휘를 받았다는 말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사건이 들어오면 선거관리위원회의 자문도 받는다는 말을 하게 됩니다.

     경찰의 나름대로의 판단만으로 그렇게 결론이 났으면 제가 그 자리에서 납득을 할 수 없다면서 고집을 피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지휘가 있었다는 이야기까지 듣고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서 한문장으로 처리되는 고발취하서를 작성하고 돌아오게 됩니다.

   (5) 국민신문고 민원제기와 서울중앙지검 고발

     경찰청을 나서는 그 순간부터 “뭔가 잘못됐다” 는 생각이 들어 12월 2일에 검찰청 홈피를 통해 알게 된 국민신문고에 다음과 같은 민원을 제기하게 됩니다.

     “고발장을 접수하고 고발인 조사를 받지도 않았는데 이미 검사의 지휘도 받고 고발 취하서를 작성하게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보통 경찰서에 고발을 하게 되면 최소한 검찰청까지는 사건이 갈거라 생각을 했습니다. 검찰에서도 김제동씨에게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이 내려진다면 전 얼마든지 수긍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가 과연 일반적인 절차를 통해서 나온 결과인지 너무나 의문이 듭니다”

     국민신문고 홈피를 보면 민원을 통해 문제제기가 되면 당사자에게 배당되지 않도록 하고 상급기관이나 다른 부서에서 처리한다고 되어 있고, 민원에 대한 답변은 이메일로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음에도 12월 5일에 경찰청으로 민원이 접수되었다는 문자와 함께  사이버수사대에서 2개의 번호로 4통의 전화가 오게 됩니다. 저는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았고 얼마 후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라는 문자를 받게 됩니다.

     저는 황당해서 12월 5일에 고발장을 김제동씨 주소지 관할인 서울중앙지검에 우편으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건이 7일에 접수가 되었고 8일 또는 9일에 담당 검사님에게 배당이 되어서 언론에 발표가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저의 예상대로 제가 경찰청에서 고발인 조사를 받을 당시에는 검사님의 지휘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지금 검찰과 경찰 사이에 수사권과 수사지휘권의 범위에 대해서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에 있어서 아무도 몰라주는 작은 경찰서가 아닌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부터 평범한 시민인 제가 검찰의 지휘가 있었다는 기망을 당하게 되고, 고발취하서를 작성함으로서 재판청구권이라고 하는 권리를 침해받게 되었던 겁니다.

2. 본론

     (1)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의 정의    

     공직선거법 제59조를 보면 "선거운동은 선거기간개시일부터 선거일 전일까지에 한하여 할 수 있다" 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게 되면 공직선거법 제254조 제1항에 의하여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도대체 선거운동이 무엇인가 하는 점인데, 대법원은 선거운동이 무엇인지에 대해 “선거운동은 특정 후보자의 당선 내지 득표나 낙선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유리한 모든 행위로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이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인 행위를 말한다”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선거일에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한 규정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선거 당일의 선거운동은 유권자의 선택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이를 허용할 경우 후보자들에 의한 무분별한 선거운동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이를 금지하여 선거 당일의 평온·냉정을 유지함으로써 투표권 행사가 질서정연하게 이루어지게 하고 선거 당일의 선거운동에 의하여 선거인의 자유롭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악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자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이다.”

     (2) 선거 전날

     김제동씨는 2011년 10월 25일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투표율 50% 넘으면 삼각산 사모바위 앞에서 윗옷 벗고 인증샷 한 번 날리겠습니다. 근데 이게 도움이 될까요? 고민되네ㅋㅋ"   

     김제동씨는 어떤 의도로 위와 같은 글을 올렸으며, 김제동씨가 말한 도움이 과연 무엇일까요?

     경향신문은 10월 25일에 투표율 50%를 넘기면 박원순에게 유리하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고, 이전부터 많은 언론에서 서울시장 선거의 관건은 투표율이며, 투표율이 40%대 이상일 경우 박원순이 승리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대답을 짐작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여기까지는 선거일 전일의 상황이므로 분명히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3) 선거 당일

     문제가 되는 선거 당일인 2011년 10월 26일에는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닥치고 투표. 저 누군지 모르겠죠. 흠흠” ,  

     “나는 벗고 싶다. 상상 이상일 거다. 늦지 않았다. 나를 벗기고 가라.”  

     “사백미터 계주의 마지막 주자가 늘 운동회의 꽃이었습니다. 퇴근하시는 선후배님들과 청년 “학생 여러분들의 손에 마지막 바톤이 넘어갔습니다. 우리의 꿈을 놓지 말아주세요. 제발.”

     “달리는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마지막 주자들의 넓은 등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꼭 완주해 주십시요. 구두이든 하이힐이든 땀에 젖은 운동화이든 받아들고 서울 간 오빠 기다리듯 기다리겠습니다. 출세하지 않아도 좋으니 완주해 주세요. 제발.”

      위에서 말한 김제동씨가 벗는 상황은 어떤 상황일까요?

     투표율이 50% 넘을 때의 상황으로서, 투표율이 50%가 넘으면 박원순 후보가 당선되리라는 것은 누구도 의심하지 못할 때였습니다. 김제동씨의 장난스러운 말투가 녹아있지만, 그 만큼 절박한 심정이었다는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김제동씨의 트위터 글은 많은 언론에 소개가 되었고, 이에 많은 네티즌들은 "반드시 투표율 50% 넘겨 김제동 윗옷을 벗기자" "지금 투표하러 가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프레시안이라는 언론매체는 선거가 끝난 직후 젊은 층 퇴근길 투표가 박원순을 구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면서, 오후 6~8시에 투표율이 8.7% 상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10월 26일 저녁 10시 경 아시아투데이라는 언론매체는 각종 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했던 트위터의 힘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다시 한번 확인됐고, 투표 막바지인 6시 이후에는 젊은 층의 투표 참여를 유도하는 ‘인증샷 놀이’ 등 캠페인이 벌어졌다고 적으면서 김제동씨의 “달리는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마지막 주자들의 넓은 등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꼭 완주해 주십시요. 구두이든 하이힐이든 땀에 젖은 운동화이든 받아들고 서울 간 오빠 기다리듯 기다리겠습니다.”라는 글을 인용했습니다.

     (4) 선거법 위반여부

     내년에는 299석의 의석수를 놓고 선거를 치루는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만약 김제동씨가 10월 26일에 트위터에 올린 것과 같은 글을 299석을 뽑는 내년 국회의원 선거일 당일에 올린다면 크게 문제삼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후보의 양자간의 대결이었습니다.

     선거일 이틀 전인 10월 24일 김제동씨는 트위터에 “끊임없이 권력이 시민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 끊임없이 그들이 가진 힘이 우리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알여주는 것. 우리는 통치의 대상이 아니라 섬겨야 할 시민임을 알려주는 것. 그러니 우리에게 까불지 말라는 것. 투표.” 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선거일인 10월 26일에는 김제동씨가 “박원순” 이라는 이름과 “기호 10번” 등 명시적으로 박원순 후보를 뜻하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아니나,

     김제동씨가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상황에서 “닥치고 투표. 저 누군지 모르겠죠. 흠흠”, “나는 벗고 싶다. 상상 이상일 거다. 늦지 않았다. 나를 벗기고 가라”, “퇴근하시는 선후배님들과 청년 “학생 여러분들의 손에 마지막 바톤이 넘어갔습니다. 우리의 꿈을 놓지 말아주세요. 제발”, “달리는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마지막 주자들의 넓은 등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꼭 완주해 주십시오” 라는 글 등을 올리는 행위는

     공직선거법에서 허용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단순한 투표인증이나 투표독려와는 차원이 다른 것으로 박원순 후보의 당선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유리한 행위로서 당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이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인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제동씨의 트위터의 팔로워는 60만명이 넘습니다. 김제동씨가 트위터에 올리는 글을 많은 사람들이 리트윗하고 또 글 하나하나가 전부 기사화 되고, 많은 사람들이 또 그 글을 읽게 됩니다. 이처럼 트위터의 전파력과 영향력은 엄청난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는 안철수 원장님은 서울시장 선거가 있기 전에 “선거 참여야말로 시민이 주인 되는 길이고 원칙이 편법과 특권을 이기는 길”이라고 하셨습니다.

     10월 26일에는 많은 시민들과 연예인들이 투표인증샷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는데, 투표인증샷을 찍은 시민들 대부분은 박원순 후보를 선택했을거라는 점에 대해서는 부정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일반인들의 단순한 투표독려는 설사 여당과 정부에 불리하다고 하더라도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은 동의합니다. 하지만 제가 문제삼고자 했던 것은 “그 정도의 문제” 와 “누구에 의한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김제동씨의 어록이야 말로 편법과 특권이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선거일부터 투표마감시각전까지는 누구라도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현재 공직선거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 법규정이 타당한가 아닌가는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직선거법이 개정되지 않은 채 현재 법에 그렇게 규정되어 있다면 법을 지키는 것도 시민이 주인이 되는 길이고 원칙이 편법과 특권을 이기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3. 마지막으로   

     (1) 고발로 인해 미치는 영향

    소설을 쓰시는 공지영 작가님은 오늘 트위터에 “김제동씨 너무 힘들어합니다. 여린 그의 영혼이 많이 다칠까봐 두렵습니다. 기도해주기로 약속했는데 힘이 달립니다. 응원하고 기도해주세요" 라고 적으셨습니다.

     그리고 예전부터 다른 교수님에 비해서 주목받을 만한 연구성과도 없고 강의도 상대적으로 잘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잘생겼다는 이유로 특히 여학생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계시는 조국 교수님은 “(내 사건을) 서울남부지검에서 접수했으나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하였고, 현재 중앙지검 공안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모양” “처분 결과는 뻔하게 보이지만, 노는 꼴이 가관입니다, 가관! 겁 좀 먹으라는 메시지일 것”이라는 글과 “어떤 시민일까요? 트위터계 용어로 ‘달걀귀신’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라고 페이스북에 올리셨습니다.

     제가 조국교수님을 고발한 것은 아니지만, 평소 오프라인에서는 너무나 조용하고 신사같은 조국교수님이 온라인에서는 가볍고 경솔하게 보이셔서 당황스럽습니다.

     조국교수님의 말씀대로 처분 결과는 뻔한 게 맞습니다. 지금 제가 고발한 사건이 검사님에게 배당이 되었지만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이 내려질 수 있고, 만약 기소가 되더라도 어떤 "법률적 양심"을 가지신 판사님에게 사건이 배당되느냐에 따라 무죄가 될 수 있고 유죄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만약에 유죄가 되더라도 가벼운 벌금형으로 끝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수사가 진행되더라도 김제동씨가 연말에 유명한 이화여대에서 부가세를 포함 회당 7만7천원짜리 토크콘서트를 하는 것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2) 고발의 진정한 의미 

     저는 김제동씨 개인을 범죄인으로 취급해서 처벌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단지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고, 선거때마다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만큼 한번쯤 해명이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해서 김제동씨의 행위가 현행 공선법상 허용되는 행위인지 사법부의 판단을 받고 싶었던 겁니다.

검사님의 “혐의 없음” 불기소 처분은 법원의 재판도 거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무죄판결이 내려지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검사님의 처분까지는 최소한 받고 싶었던 겁니다.

      만약 최종적으로 김제동씨의 행위가 아무런 문제가 없는 행위라고 밝혀진다면 공직선거법이 더 엄격하게 개정되지 않는 한 앞으로는 그와 유사한 행위로는 처벌되지 않는다는 선례로 남게 되는 것이고, 누구나 자유롭게 그러한 행위를 할 수 있는 안전한 자유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김제동씨의 정치적인 발언 때문에 등을 돌리셨던 분들도 김제동씨를 이해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유명하신 “빅마우스" 진중권씨께서는 “한나라당과 MB 잔당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적어도 정치적으로는 존재를 허용하면 안 됩니다. 영원히 쓸어버립시다. 아울러 정치검찰도” 등 거침없는 표현을 쏟아내셨는데요,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저와 같은 국민여러분들은 검찰에서 지금 수사하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비난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3) 에필로그

     마지막으로 김제동씨가 2009년 11월 13일,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웃음에 대한 철학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 있는데 소개를 드릴까 합니다.

     “웃음엔 좌우도 없다. 그러나 사람의 정치색이란 게 좌우로만 따질 수 있는 이분법적인 것도 아니고 정치라기보다는 이 안에 있는 건 사람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나”

     “사람이 좌도 만들어내는 거고 우도 만들어내는 거고. 누군가 이야기 들으며 웃는다는 것은 그것 역시 그 사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다.

     아무리 재미있는 유머라도 싫어하는 사람이 이야기하면 웃을 수 없지 않느냐?”

     “정치에 관해선 저를 보면서까진 정치를 떠올리게 하고 싶진 않은데 본의 아니게 요즘 자꾸 그렇게 돼서 본의 아니게 죄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