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계의 꼼수? 이시영 경기 공정한 판정인가?]
영화배우 이시영이 김다솜을 꺾고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이전에 이시영 복싱관련 글에서 카메라와 언론이 이시영 편이라는 취지의 글을 썼다. 그 글의 요지는 수많은 카메라를 들이미는 언론이 마치 이시영은 우리편, 이시영의 상대는 마치 외국인처럼 다른편 인 것 마냥 대하는 게 문제있다는 취지였다. 그것은 곧 경기력에 직결되고, 카메라가 익숙하고 호의적인 이시영과 다르게, 상대는 카메라가 익숙치 않고, 더구나 이시영이 이기길 원하는 듯한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담감으로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가 의문이고, 그것은 결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같은 한국인끼리 경기인데, 한국인과 외국인이 경기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이다. 물론 같은 국적의 선수도 호불호가 갈리지만, 그런류의 호불호에 의한 게 아니다. 영화배우가 복싱한다는 게 언론에서는 관심을 둘 만한 것이지만, 적어도 경기력에 영향을 줄 정도로 카메라를 들이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열심히 운동하더라도 이시영에겐 복싱은 취미다. 반면 상대는 복싱에 인생을 걸었을 수도 있는 선수들이다.
어제 경기도 편파판정 논란이 있는 것 같다. 경기전체를 보지 못해 구체적으로 그 경기에 대해 말할 순 없지만, 뉴스에서 하이라이트 장면을 보여줬는데, 역시나 뭔가 찜찜한 느낌이 드리웠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동아일보 기사에서 이 경기의 편파논란에 대한 것을 다뤘는데, 그 기사를 보고 이 글을 적게 됐다. 뭔가 찜찜하긴 하지만, 전체 경기를 보지 못해 4/24 경기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하기가 어려웠는데, 기사보고 그 느낌이 틀리지 않았는 것 같다. 일단 뉴스를 통해 본 경기 하이라이트 장면에 대한 경기평이다. 판정은 2점차로 이시영 승리다. 초반에는 김다솜이 강하게 밀어부쳤고, 강펀치도 몇차례 적중시켰다. 그리고 후반부 보여줬는데, 이시영이 긴 팔로 툭툭 펀치를 적중시키는 장면을 보여줬다. 그런데 그 펀치가 힘이 전혀 실리지 않은 그냥 툭툭 내미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이해가 안가는 건 심판이 김다솜에게 손바닥으로 쳤다며 경고를 줬고 감점을 준 모양이다. 결국 그것이 승패를 갈랐다. 언론과 카메라에 이어 심판까지 이시영 편인 듯 하다.
4/25 일자 동아일보 이종석 기자의 관련기사를 보자. 세계챔피언을 지낸 홍수환씨의 말을 소개한다. 홍수환은 이시영을 직접 가르치기도 한 복싱 스승이다. “시영이는 내가 키운 제자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어린아이(김다솜)한테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자꾸 이러니까 복싱 팬 다 떨어지는 거야. 이러는 게 시영한테도 도움이 안 돼.... 누가봐도 (시영이가) 진 경기”라고 한 말을 실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그래도 한때 가르친 제자이기에 어지간하면 둘다 잘했다거나, 판정내리기 어려울 만큼 박빙이었다거나.. 이런 식으로 대충 말할 수도 있다. 그런데 저 정도로 말 할 정도면 뭔가 판정이 잘못 됐다는 것이다. 세계챔피언을 지낸 홍수환은 복싱 전문가 중에 전문가다.
올림픽 경기도 아니고, 단지 이시영의 경기여서인지 방송중계도 한 모양이다. 국가대표 선발전이 이렇게 관심을 받았단 말인가. 즉 이시영은 복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인물이고, 그래서 복싱계가 꼼수(?)를 부리더라도 이시영이 국가대표가 되게 한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한다. 오죽하면 스승이 제자가 명백히 진 경기라고 하지 않겠나. 이시영의 상대인 김다솜은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대학진학을 잠시 미뤘다고 한다. 이시영도 열심히 운동하고 복싱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겠지만, 그의 본업은 영화이고, 복싱은 열성적인 취미이지 않겠는가. 여배우가 늦은 나이에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하지만 그것이 억지로 포장하거나 공정하지 못하게 이뤄진다면 아름다운 도전이 빛을 발하게 된다. 이시영의 잘못은 아니다. 언론과, 심판, 복싱계가 잘못이다.
흥행을 위해서 여배우가 국가대표가 되는 게 복싱계에 좋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도 아름다워야 한다. 적어도 공정해야 한다. 공정치 않은 판정, 이시영의 상대는 마치 외국선수라도 되는 듯이 대하는 언론의 태도... 이런 식이라면 여배우의 아름다운 도전은 추하게 비칠 수 밖에 없다. 언론의 일방적인 관점의 보도 때문인지 이에 대한 문제인식을 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듯 하지만, 경기 당사자와 심판 그 경기를 이시영 팬 입장이 아니라 복싱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적어도 판정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앞서 소개한 기사 말미에는 한 권투 지도자의 말도 전한다. “이렇게 져도 아무 말 못한다. 따지려면 운동 그만둘 각오를 해야 한다” 부당한 판정이더라도 권투를 계속하려면 감수해야 한다는 말 아닌가. 졌다고 생각하느냐의 질문에 대한 김다솜의 심경도 전한다. “KO 로 못 이긴 제 잘못이죠. 죄송해요”
KO 로 이겨도 이긴 것이고, 아슬아슬하게 판정으로 이겨도 이긴 것이다. 왜 이시영의 상대는 KO 로 이기거나, 압도적인 판정으로 이겨야 하는가. 저런 말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경기를 직접 뛴 선수도 판정에 문제가 있다는 말은 아닐까. 복싱을 계속 해야 하기 때문에 부당함도 감수해야 한단 말인가. 이런 상황인데도, 이시영 관련 소식을 전하는 뉴스는 편파 논란이 있다는 식의 짧은 코멘트를 마지막에 섞기도 하지만, 여배우가 태극마크 단 것을 중점적으로 보도할 뿐이다. 복싱 흥행은 특정한 스타의 억지 승리가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관점에서 생각할 문제다. 흥행 때문에 개운치 못한 판정이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에 더해 이런 문제에 대한 문제제기 하는 언론이 별로 없다. 필자는 복싱 안 좋아한다. 한 마디로 너무 시시하다. 이시영으로 인해 복싱경기를 몇 차례 보긴 했는데, 경기력은 너무 낮다. 국가대표인지 동네대표인지 경기력이 떨어지는 게 흥행을 방해할 것이고, UFC 처럼 보다 화끈한 경기가 있는데, 복싱은 너무 밋밋하다. 그렇다고 테니스, 야구 등등과도 다른 스포츠다. 복싱 흥행을 위해선 보다 근본적으로 생각할 게 많다는 것이다. 특정한 인물 한명에 의한 관심은 오래 가지 못한다. 개운치 못한 승리보다 떳떳한 패배가 오히려 한 여배우의 아름다운 도전을 더 빛나게 할 것이다.
출처 http://m.blog.daum.net/amoenitas/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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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이번경기에 대해 이런저런말이
많고 관객석도 술렁일만큼 편파판정
얘기가 많이 나왔던데 무조건 이런의견을
열폭으로만 보지말고 생각해보고
수용하고 인정해야 할점은 인정해야
된다고 봅니다
홍수환감독의 말이 특히 인상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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