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그 할망구는 사무실에 찾아 올꺼다.
회사가 한참 어려울때 사장님이 애걸해서 얻어온 5부 이자의 4천만원 덕에 요즘 K는 그 할망구에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시달리고 있다.
세상이 IMF에 허덕이고 있을때 그 할망구는 엄청난 이자로 배부르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K는 또다시 속이 쓰려 오기 시작한다.
10층이상의 빌딩한채와 몇채의 아파트를 갖고 있다는 영등포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그 유명한 악덕 고리대금 업자 S여사...
부도난 회사 뭐가 아쉬워서 꼬박꼬박 출근하고 있는지...그까짓 못받은 3개월치 월급 따위 지금이라도 미련 버리고 회사를 관두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하고 K는 요즘 고민이 많다. 그덕에 얻은 속병으로 요즘 여러모로 괴롭다.
“야!!! 너는 사람이 들어 왔는데 인사도 안하냐!!!”
S여사다...
축 처진 살덩이를 고급 메이커의 옷으로 가리고 싸납게 생긴 눈매로 K를 노려본다.
“안녕하세요...”
“니네 사장새끼는 또 어디갔어!!”
들어오면서부터 시비조이다...언제나 저 할망구는 말을 함부로 한다.
별로 감싸고 싶은 사장님도 아니지만...남에게 그런 말투로 불릴 정도로 나쁜 사람도 아니다. K의 눈빛도 험악해 진다.
“예?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뭐?!! 이런 싸가지 없는년... 이년아 내가 무식해서 그런다...니네 사장 어디 갔냐니깐!!!”
“잠시 외출 하셨습니다...”
“나가 돌아다니면 돈이 생긴다니? 야 전화 해봐...”
갑자기 오기가 난다.
그리고 저 할망구에게 시달릴 사장님이 불쌍해진다.
연결해줘도 될 전화이건만 난 슬쩍 전화기의 버튼을 헛누른다.
“지금 전화 안받으십니다.”
“개새끼...내가 오는거 알고 있으면서...야... 밥이나 시켜...오늘은 니네 사장 들어올때까지 여기서 기다릴 거야”
순간 욱하며 짜증이 목있는데 까지 넘어온다...
하지만 그녀는 싸워서 이길수 있는 상대도 아니고 나이드신 어른께 막하는것도 도리가 아니라고 자신을 진정 시킨다.
“뭐...드실껍니까?”
짜증섞인 S여사의 두눈이 K를 쳐다 본다.
저 눈알을 뽑아 버렸으면...
“야...너 뭐 기분나쁜거 있어?”
“예?”
“너 기분나쁜거 있냐고? 야... 이년아...이런 싸가지 없는년...니년이 왜 눈알을 부라려!!!”
K는 할말을 잊는다...
“무슨 말씀을...”
“니년...아까 내가 들어 올때부터 재수 없게 처다 봤잖아”
“정말 왜 이러십니까? 오실 때 마다...”
“왜 갚지도 못할 돈을 빌려...이자도 못 넣는 년놈들이...저런 년놈들은 다 집어 넣어야해..남의 돈 귀한줄 모르는 년놈들...”
S여사는 분에 못이겨 이를 갈아가며 흉한 욕지거리를 한다.
머릿속에서 띵하는 전기가 오른다.
눈을 계속 맞추고 있는 것은 싸움거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눈을 내리 깐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짧게 입은 스커트 밑으로 울퉁불퉁한 살덩이에 박힌 털이 눈에 클로즈업 된다. 높은굽의 하이힐은 양볼이 터질 듯 부풀어 있다.
붉은 매니큐어를 칠한 큰 다이아반지를 낀 피둥피둥 살찐 뭉뚝한 손가락이 K를 노리고 움직인다.
역한 향수 냄새
이제 쌍욕이 튀어 나오기 시작한다.
검은 립스틱...
두꺼운 입술 사이로 검붉은 립스틱이 묻은 누런 이빨이 보인다.
벌릴때 마다 K를 자극하는 쌍욕이 튀어 나온다.
저 혓바닥...
거품섞인 저 혓바닥이 잠시 나왔을때 이 볼펜으로 찍어내 책상에 박아 버렸으면
말못하고 책상에 박힌 머리통은 아마도 이 삼구 펀치로 내려 치면 쉽게 깨지겠지...
그러면 저 누렇게 변한 이빨들이 ...투투툭 떨어 질텐데...
구역질 나게 물컹 거리는 뇌수가 내 책상위로 흘러 내리고...
욕심많아 핏발선 저 눈알은 뽑아내서 발로 우직하고 밟아 깨버려야지...
그럼 더 이상 저런 벌래 보는듯한 눈으로 날 쳐다보지 못할텐데...
“짝!!!”
눈에서 불이 번쩍한다.
순간 얼굴 전체로 피가 몰린다.
...따귀는 부모 한테도 맞은적 없는데...
이 망할 할망구가...아픔보다 분노가 몸을 떨게 한다.
“야!! 이년아...니년은 어른이 말하는데 어디서 피식거리고 웃어!! 내말이 우숩게 들리냐?”
또다시 S여사가 손을 들어 올려 손지검 하려고 든다.
순간 손에 들려 있던 메모지 자르던 카터칼을 후려치려던 손을 향해 휘두른다.
“야!! 이년아!! 이 미친년이...어디서...”
S여사의 손목으로부터 피가 뿜어져 나온다.
K의 흰 남방에 선명한 붉은 반점이 찍힌다.
다시 한번 커터칼을 휘두른다.
이번엔 살기를 띈 칼날이 S여사의 오른쪽 얼굴에 상처를 낸다.
돌이킬수 없다..
죽여 버리자...
더 이상 저 구역질 나는 얼굴을 보고 있을수가 없다...
저 앵앵거리는 목소리...
죽여서 아무도 몰래...묻어 버리자...
사장님이 같이 뒤처리를 해주실꺼다...
이 지겨운 년을...
이 살덩이를...
K는 엉거주춤 얼굴을 감싸고 뒷걸음 치는 S여사의 머리를 컴퓨터의 스피커로 내려친다.
S여사가 꽥하는 단발음을 내지르고 쓰러진다.
“이년이....이년이...아이구”
피투성이가 된 얼굴을 감사고 S여사가 신음소리를 내뱉는다.
K는 순간 주저 한다.
그렇게 쌔게 내리쳤는데...죽을 줄 알았는데...
“아이고~사람 살려요”
K가 쓰러진 S여사의 몸을 타고 비명을 질러 대는 입을 손으로 막는다.
버둥거리는 팔을 양 무릎사이로 끼고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양 다리에 힘을 준다.
아무리 덩치가 좋은 S여사여도 젊은 K를 이겨낼 재간이 없다.
S여사의 입을 막은 K의 손바닥으로부터 S여사의 두꺼운 입술이 느껴진다.
구역질 나는 주둥이...
“아얏!!!”
더럽다고 생각해 손바닥에 힘을 뺀 순간 S여사가 자신의 입을 막고 있는 K의 손바닥을 있는 힘껏 깨문다. 잠시 주저하던 마음에 다시 분노가 휘몰아 친다.
입을 막고 있던 왼손을 들어 S여사의 뺨을 후려 친다.
“이것봐...이 돼지 같은 년...니 년의 인생을 돌아보란 말이야...니가 빨아 먹은 그 많은 사람들의 눈물을 생각해봐...이 살덩이 들이 다 그 사람들의 피와 눈물이야...”
S여사의 살찐 턱살을 있는 힘껏 잡아 당긴다. 악이 받친다.
K는 아직도 겁먹지 않는 S여사의 핏발선 눈이 증오 스럽다.
주먹을 쥐어 있는 힘껏 내려 친다.
죽어!!!
죽어!!!
아주 쉽게 이빨이 무너져 내린다.
경악에 찬 S여사가 피로 끓어 오르는 비명을 지른다.
“크극...사람..살려!!!”
다시 한번 주먹으로 내려치고 오른손에 들고 있던 커터칼을 S여사의 왼쪽 목에 깊숙이 박아 넣는다.
“컥...”
얇은 커터칼의 칼날이 목뼈에 부딛쳐 힘을 이기지 못해 부러진다.
갑작스런 심한 고통에 S여사가 심한 몸부림을 쳐 K가 중심을 잃고 옆으로 쓰러진다.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의 S여사...통증이 느껴지는 목으로 떨리는 손을 옮겨가 박혀 있는 칼날을 뽑아 낸다.
순간 K의 눈앞이 붉게 물들며 S여사의 목으로부터 피가 뿜어져 나온다.
처음으로 K가 공포를 느끼기 시작했다.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지...
얼굴로 쏟아져 나온 피를 필사적으로 닦으며 상황 파악을 하려 힘쓴다.
그틈을 노려 캑캑 거리며 S여사가 문쪽으로 기어 가기 시작한다.
분수처럼 쏟아지는 피가 온 사무실을 붉게 물들인다.
어...이걸 어떻게 청소하지...
이제 출근하지 않는 현장감독의 책상 밑에서 현장에서 쓰는 작은 손도끼의 자루가 삐죽 삐져나와 있는게 보인다.
순간 또다시 S여사의 그 냉정하던 눈빛이 떠오른다.
그 경멸하는 듯한 성형수술 덕에 맨들맨들해진 눈가의 핏발선 눈빛...
저 할망구가 문을 열고 나가면 그걸로 끝이다...죽여야해...후회하기에는 너무 늦었어
손도끼 자루를 쥐고 부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주어 일어난다.
붉은 핏자국을 남기며 살고자 버둥거리는 S여사의 몰골에 소름이 끼친다.
피에 범벅이 된 짧은 치마는 치켜져 올라가 피가 스며서 붉은지도 모를 붉은 팬티가 들어나 있었고 흰색의 높은 하이힐은 예전에 벗겨져 사무실에 뒹굴고 있다.
도끼를 쳐들어 S여사의 뒤통수를 내려친다.
퍽 소리와 함께 머리통이 땅에 부딪치는게 도끼로 전해져 온다.
발작적인 몸부림이 사방에 피를 뿌린다.
“크어어어어억~~~”
너무 질긴 목숨에 숨이 가빠온다.
한치의 동정심도 없다.
그저 이 살덩이가 아직도 버둥거리고 있다는 것에 불쾌감을 느낀다.
도끼를 머리통에서 빼내 다시 찍어 내려 치켜 올린다.
그때 S여사가 뒤를 돌아 보며 소리 지른다.
.
.
.
.
“야!! 이거 왜 이렇게 맛없어?”
망상에 잡혀 있던 K가 깜짝 놀래 S여사를 바라본다.
“예? 그래도 그게 그나마 제일 맛있는거에요..."
K는 S여사 몰래 한숨을 몰아 쉰다...
그런 일은 일어 날래야 날수가 없다...
내가 무슨 수로 살인을 저지를까...
완전 범죄 따위 상상도 할수 없다...ㅋㅋㅋ 세상이 다 그렇지...
K는 그것이 상상이었다는데 안도를 느낀다.
순간 S여사가 그 얄미운 주둥이를 또다시 놀린다.
“야! 넌 이런걸 먹으니깐 그렇게 살찌는거야...젊은애가 살이 그렇게 쪄서 어디다 써먹냐...길거리 걸어 다니기 챙피 하지도 않냐? 미련스럽게 뚱뚱해가지구는...”
K는 현장감독의 책상 밑 도끼 자루에 시선을 돌린다.
의외로 간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입가에 웃음이 맺힌다.
출처 : 붉은 벽돌 무당집 작가 : mimizu11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