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여친 핸드폰을 구매하러 테크노 마트에 갔습니다.
저는 그런 곳에서 많이 사 본 경험도 있고, 용산에도 단골이
있기에 그리 걱정하지 않고 갔습니다.
그런데 테크노마트의 대다수의 핸드폰 매장의 점원들이
너무나 오래된 수법만 쓰는 게 참 웃겼습니다.
아마 여친과 함께 와서 자존심 때문에 가격을 깍거나
어리버리한 모습 안보여주려고 체면 지키면서 거래할거라고
굳게 믿는 것 같더군요. 저는 미리 여친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해도 절대로 놀라거나 동요하지 말라고
미리 얘기했습니다. 고전적인 수법도 몇 개 가르처줬구요.
가게를 총 5군데 돌았습니다. 시간은 넉넉했지만 5군데
모두 참 황당한 수법으로 농락하려는 게 속상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아는 경험을 여러분들과 공유하려고 합니다.
예전에 올라온 글과 중복되는 부분은 일부러 쓰지 않았습니다.
1. 할부 보증금?
이건 미친 소리입니다. 할부 판매라는 것은 물건을 받고,
우리가 그 대금을 분할해서 납부를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가 보증금을 내야 할 이유는 하등 없습니다.
예를 들어, 냉장고를 샀고 이걸 할부로 계산한다고 합시다.
그럼 당연히 할부 계약서를 적습니다. 그리고 이걸로
끝입니다. 할부를 현금으로 할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현재는 대부분 카드로 할부를 끊습니다. 카드를 쓰기 싫으면
통장에서 자동이체가 되도록 하구요. 만일 카드나 통장의
이체로 할부를 했다면 통장과 카드가 보증을 마친 것입니다.
우리가 나쁜 마음을 먹고 할부금을 안내려고 카드나 통장의
이체를 중단시켰다고 합시다. 그럼 당연히 우리는 할부 계약을
위반했기 때문에 일종의 범죄이며 사기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 경우, 매장이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카드 회사나
은행이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매장이 할부 보증금을
받겠다는 것은 헛소리입니다. 할부 보증금을 주라는 매장에서는
당장 자리를 떠나십시오. 이 사람들은 상종할 가치도 없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할부 보증금을 받는 경우는 종종 있기는 합니다만
현금으로 분할 납부를 할 때만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보증금은
말 그대로 돌려 받을 수 있구요. 하지만 핸드폰(대략 50~70만원)을
일시불로 받지 않고, 할부로만 받고 보증금은 돌려주지 않겠다는
말은 여러분을 멍청이로 봤다는 좋은 증거입니다.
2. 선납금?
이것도 미친 소리입니다. 선납금은 간단하게 말해서,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고 사진을 찾어야 하는 데
수중에 돈이 없어서 돈을 완전히 지불 못했을 때
자신이 그 사진을 반드시 찾아가겠다는 표현으로 미리 돈을
주는 것을 말합니다. 핸드폰 매장에서 선납금을
달라면 따귀를 찢어도 좋습니다. 여러분에게는 돈도 충분하고
할부를 한다고 해도 위에서 설명한대로 지불할 의사가 충분히
있고 보증(카드 회사, 은행)도 확실합니다. 그런데 선납금을
주라는 것은 한낱 개소리입니다.
3. 의무 보증 기간
이것도 아주아주 엄밀히 따지자면 도둑놈 심보입니다.
핸드폰 매장이 돈을 버는 방법은 핸드폰 판매 수입 외에도
자기 매장에서 고객이 핸드폰을 사서 요금을 납부하면
그 수익의 일부가 매장으로 돌아갑니다. 즉, 의무 보증 기간을
굳이 걸지 않아도 핸드폰 매장은 수익을 받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의무 요금제나 보증 기간을 만들어서
여러분이 추가 지출을 하게 만들고 그 추가 지출의 일정액을
수익으로 받는다는 것은 매우 불합리합니다.
즉, 이중으로 돈을 받는다는 거지요. 하지만 이건 저도
그냥 참습니다. 그래봐야 매장에 돌아가는 금액은 별 볼일 없고
우리는 우리 가격만 제공하면 되는 것이니까요.
관례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3달 이상을
넘어가면 얘기하지 마세요. 요새는 대부분 1달로 해주고
또 서비스 품목 자체가 나쁘지 않습니다. 컬러링 + 발신자 표시 + 캐치콜
이걸 세트로 해서 1달 정도는 사실 여러분도 그럭저럭
쓸만하니까요. 그래도 이걸로 나가는 돈이 꽤 있으니
형편에 맞춰서 해지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걸 걸어놓았다면
반드시 언제 해지가 가능한지 정확한 일시를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말로는 1달이라고 해놓고, 1달 보름 정도 후에 해지 가능하게
묶어놓는 치졸한 경우도 있습니다(보름을 넘기면 70%가량을 내야합니다)
3. 담합
용산이나 테크노마트 비슷합니다. 여러분이 에스컬레이터에 내려서
가격을 문의한 가게의 가격에서 3만원 이상 깎을 수 있다면
고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운이 좋았다거나요.
담합이라고 사실 말할 것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핸드폰의 경우
그 가게에서 파는 게 아닙니다. 물건을 파는 도매상은 따로 있고
그 도매상에서 물건을 받아오기에 소매점 간의 가격 격차는
별로 많지 않습니다. 이런 전자제품은 동대문 밀리오레나
두타 같은 게 아닙니다. 품목은 정확하게 정해져있기
때문에 가치가 모두 같습니다. 가치가 같은 이상 싸게 파는 가게가
좋은 가게죠. 그래서 도매 가격 때문에라도 미친듯이 싸게
파는 경우도 없습니다. 아마 알아본 첫 가게의 가격 그대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도매점이나 소매점의 경영
차이로 가격차는 분명히 존재합니다만 5~6군데 돌아봐도
가격의 차이가 없다면 포기하는 게 좋습니다. 물론 돌아볼 수 록
유리하지만 압도적으로 유리하진 않습니다.
4. 카드
용팔이 테팔이의 공통점은 카드를 싫어한다는 겁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불법적인 보조금이 적발된다는 거고
다른 하나는 카드 수수료입니다. 물론... 용팔, 테팔이 외에도
각 소매점에서 카드로 계산하면 그 수수료는 점주가 내는 걸로
되어있습니다. 그럼 카드 회사가 나쁜놈이네? 이렇게 생각할 수 도
있지만 그건 아닙니다. 우리가 카드로 계산을 끝내는 순간
우리의 카드가 부도 나면 점주는 우리가 아니라 카드 회사를 상대로
돈을 받아냅니다. 카드 회사는 우리의 부도나 여러 지불 유예 상태를
대비해서 수수료를 조금씩 받아냅니다. 그래서 이 카드 수수료는
합당합니다. 다만 이 카드 수수료는 카드 회사 마다 모두 다르게
적용합니다. 미스터 피자가 삼성 카드를 들고 온 사람에게 할인해준다면
삼성 카드는 미스터 피자에게 좋은 수수료를 허용해줬다고
볼 수 도 있습니다(예를 들자면 말이죠). 그래서 예전에 모 할인마트가
모 카드를 안받는다고 얘기가 나왔는 데, 이 수수료 문제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카드를 안받는 건,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 수수료를
피하기 위함보다는 탈세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카드를 사용하는 순간
용팔이나 테팔이는 세금 추적을 당합니다. 10만원짜리 핸드폰을
파는 순간 세금으로 1만원 정도를 떼이는 거지요. 비슷한 이유도
용산이나 테크노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점원이 '세금영수증 드릴까요?'
물어본다면 제게 알려주세요. 저도 거기서 거래하고 싶습니다.
불법적인 보조금 추적을 피하기 위한다는 데, 이것도 좀 개소리입니다.
카드 회사가 우리의 거래 내역을 가지고 있겠지만,
문제는 이 거래 내역을 공개하면 안됩니다. 만일 공개하면
매우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신용 카드 거래 내역서는 범죄를
우리가 저지르지 않는 한 카드 회사가 공개해주지도 않고
수사 기관에 공개를 해도 수사가 끝나는대로 말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이럴 일은 없고, 카드에 기록이 남아도
별 반 상관은 없습니다.
불법 보조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카드를 안받는다는 얘기는
쉽게 탈세하겠습니다. 이런 얘기입니다. 그렇지만... 카드를
쓰실때 절대로 현금으로 돌려받지 마시기 바랍니다. 쉽게
말해서, 40만원짜리 물건을 70만원으로 결제하고 용팔이나 테팔이에게 30만원을
돌려 받으면 범죄 행위입니다. 이걸 카드 깡이라고 하죠.
카드깡은 매우 심각한 범죄이며 카드 회사는 이런 카드깡을
언제나 주시하고 있습니다. 상품권조차도 카드로 못사는
이유를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어떤 가게가 좋을까요?
1. 편의점 같은 가게.
'이거 얼마에요?' '70만원입니다' '여기 70만원이요' '네 개통해드릴께요'
하고 끝나는 가게가 가장 좋습니다. 여러분이 가격을 잘 알아오셨다면
말이죠. 가격만 맞으면 일체의 추가금 없이 곧장 물건을 꺼내서
준다면 잘 산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프론트에서 말한 가격하고
앉아서 말하는 가격이 다르다면 즉시 일어나시기 바랍니다.
괜히 지지부진하게 시간 끄는걸 방지하기 위해 현금으로
돈을 준비해서 핸드폰을 먼저 받은 다음에(계약서 먼저 쓰지 마세요!)
그 다음에 계약서를 쓰고나서 돈을 주십시오. 이러면 대부분의
장난질을 피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물건부터 보여달라고 얘기하세요.
추가금이 무엇이건 간에 계속 이것 내셔야 해요, 이건 주셔야죠
이렇게 얘기하는 가게는 피하세요.
2. 잡다한 옵션이 없는 가게
뭐 의무 요금제나 이런 게 없을 수 록 좋습니다. 하지만 이런 걸
통해서 서로 윈윈할 수 도 있기에 딱 잘라 말할 수 는 없습니다만...
3달 이상을 넘어가는 의무 요금제는 엿먹으라고 하세요.
관례로 1달 정도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그 이상은 안됩니다.
물론 이건 제 생각이고 3달 넘어가도 필요한 서비스이고
이걸로 싸게 제공받아서 수지타산이 맞으면 그렇게 하셔도 좋습니다.
3. 셈이 빠른 가게
물건 가격을 협상할 때, 자료 이리뒤적 저리 뒤적하는 가게는
이미 틀린 가게입니다. 장담하지만 자료책 뒤적뒤적하면서
시간 끌면 얼마나 할인해줄 수 있는 지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얼마나 벗겨 먹을지 고민하는 겁니다. 시간 질질 끄는 가게에
너무 많이 투자하지 마세요.
4. 정찰제
이런 가게 별로 없습니다. 아주 보기 힘들죠. 아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만 한가지는 확실합니다.
이런 가게가 있다면 한번쯤 들려보세요. 대부분 자기 가격에
확신을 가지고 정확하게 마진을 계산해서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가게는 대부분 알바가 일하는 게 아니라
사장님이 직접 하시면서 책임감있게 일합니다. 다만 주의하실
것은 이 정찰제에 이것저것을 붙인다면 다른 가게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나오세요.
그리고 여러분이 주의해야할 것은
1. 가격에 너무 연연하지 마라
쉽게 말해서, 핸드폰 사면서 2~3만원 정도는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싸게 살 수 도, 더 비싸게 살 수 도 있다는 것이죠.
종종 제가 다니는 커뮤니티에서는 3천원 더 비싸게 샀다고
짜증을 폭발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또 3만원 싸게 샀다고
세상을 다 가진것처럼 으스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태도는 당장 보이는 가격에만 연연해서 옵션이나
내지 말아야 할 돈인데도 내게 되는 함정에 잘 걸립니다.
제가 아는 사람 중에서도 물건값은 40만원 주고
할부 보증금, 선납금, 옵션 등등을 된통 다 내고
50만원에 파는 거 40만원에 샀다고 자랑했던 사람을 봤습니다.
전체적으로 어떤 게 자기에게 유리할지 잘 알아봐야 합니다.
2. 오프라인을 활용해라
이건 가격과는 다른 문제이긴 합니다만. 오프라인 매장을
한 번 정도는 들러주시는 게 좋습니다. 온라인에서만 보고
이야~ 짱이다~ 하고 샀다가 직접 쓰고선 대실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 핸드폰의 경우 DMB 수신률이 아주 개발살이라서
DMB는 없는 셈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걸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자기가 살 핸드폰 버튼 배열이나
실제 크기, 무게, 그립감 등등을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눈치 볼 거 없습니다. 아이리버 같은 경우는 이런 쇼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좋더군요.
3. 잘 아는 사람에게 문의하자
제 여친도 하마터면 그날 바가지 쓰고 물건 살 뻔 했습니다.
제가 미리 얘기를 해줬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테팔이의
희생양이 될 뻔 했습니다. 저같은 경우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기에 자주자주 지인들과 동행해서 물건을 사러 갑니다.
직접 사보거나 최소한 강단있고 낯짝 두꺼운 사람과 같이 가면
아주 크나큰 사기를 당할 위험은 줄어듭니다. 그렇지만....
중고생 여러분은 부모님이나 삼촌 등 어른과 같이 가는 거
약간 비추입니다. 같은 중고생이라도 잘 아는 사람과 가세요.
만일 나이가 어리다고 윽박지르거나 무시하거나 강매를
하려고 하면 그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각 층마다 있는
세큐리티에 신고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그런 일은 없다고
봐도 좋습니다. 요새 세상은 그런 걸 당연히 내버려두지
않지요. 만일 강매 당했다고 해도 신고해서 강매당했음을
증명해내면 거래를 무효로 돌릴 수 있습니다. 중고생
여러분은 이런 오프라인에서 잘 사본 경험이 있는 대학생 정도가
매우 좋을 듯 합니다. 나이만 많은 어른은 오히려 당하기
더 쉽습니다....
저는 온라인보다 오프 라인을 더 선호하긴 합니다.....
하지만 온라인의 가격은 도저히 뿌리치기 힘드네요.
잘 모르시는 분들은 온라인에서 사는 것도 좋습니다.
주의점은 다음입니다.
1. 사이트의 신뢰도!
이거 중요합니다. 옥션, g마켓이 좋은 신뢰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자신이 사기를 당했을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지
확인하세요. 위의 두 사이트는 사기가 일어날 확률이 매우 적습니다.
만일 사설 온라인 매장에서 산다면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시고
좀 불안하다 싶으면 과감히 포기하세요.
2. 꼼꼼한 체크.
옵션이 뭐가 붙었는 지, 정확한 물건인지 잘 아셔야 합니다.
기체 가격은 싼 데 옵션 때문에 도루묵인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의무 요금제나 보증 기간도 확인하시구요.
3. 배송
배송도 중요합니다. 박살난 물건을 받고 전화기에 한 시간 이상
욕하고 싶지 않으시다면 믿을만한 택배로 보내는지, 운송 사고가
있는지를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종종 불분명한 주소지(학과실, 친구방)
등등으로 배송할 경우 보상 받기 매우 힘듭니다.
생각나는 것만 적었습니다. 아무쪼록 새핸드폰 장만 하실 분은
잘 참고하세요. 이 외에도 제가 모르는 수법도 많을 거라 믿습니다.
만일 사기가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면 사고 난 후에도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용팔이나 테팔이 잡고 입씨름 하지 말고
신속하게 소비자 보호 센터나 경찰에 신고하세요. 이게 더 빠릅니다.
대부분 1주일 정도는 변심을 제외하고 교환이 가능하고
강매같은 경우는 언제든지 계약 무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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