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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456223
    작성자 : 익명Z2dsb
    추천 : 6
    조회수 : 809
    IP : Z2dsb (변조아이피)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5/06/15 07:49:26
    http://todayhumor.com/?gomin_1456223 모바일
    애인이 있는 여자에게 고백을 받았다.
    내나이 스물 일곱.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나이이다.
    연애는 세번 해봤고 셋 중 하나는 여자친구가 내 친한 친구와 바람이 나서 헤어졌고 또 다른 하나는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세컨드 였더라...
    그런 뒤 여자를 만나기 힘들어서 수도승같이 생활해왔다. 5년간 정말 여자손도 안잡고 여자 있는 곳은 최대한 피해다녔다.

    작년 초, 새롭게 일을 시작해 일을 하러 갔다. 거기서 한 작은 아이를 만났다.
    그 아이가 엊그제 고백을 했다. 오빠가 좋다고 오빠 만나보고 싶다고... 오빠가 그만두기 전에 꼭 이야기 하고 가고 싶었다고. 미안하다고.

    엄청 당황했다. 여자에게 고백을 받는 것도 처음이였고... 그 아이는 애인이 있는 아이였고...... 마지막으로 만난 여자친구는 분명 전남친을 '정리했다'고 해서 만났는데 알고보니 정리되기는 커녕 계속 관계를 가져왔었고. 난 그저 세컨드일 뿐이였고.

    그래서 물어봤다. 내 연애사를 말해주고 지금 있는 애인은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최근 소홀해 졌지만 정리하기는 싫단다. 둘다 만나고 싶단다. 이게 뭔 개소린지... 

    내가 어디가 좋아서 그렇게 말했냐고 물어봤다. 사실 별다른 연락을 하지도 않고 일할때만 말하고 회식때만 노는 사이여서 아직 나를 잘 모를탠데.. 하고 물어봤다
    그냥 사람들한테 잘해주고 자기한테 잘해주는게 좋았단다.

    대화를 나눠보니 내가 호구같이 살아왔다는게 느껴졌다. 맨날 허허 웃고다니고 싫은소리 한번 안하고 문제 생기면 내가 다 처리하러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내가 호구같았다.

    그 친구 앞에서 처음으로 화를 냈다. 말 같지 않은 소리 하지 말라고. 사람가지고 장난치냐고. 뭐이렇게 이기적이냐고. 화를 냈더니 울더라. 미안하다고 이럴줄 몰랐다고. 근데 언젠간 말하고 싶어서 술먹은김에 말했다고.
    앉은자리에서 줄담배만 피워대다 집에 데려다줬다. 일단 나중에 말하자고. 나도 정신없고 너도 정신없으니까 정신맑을 때 다시말하자고.


    한 시간 뒤면 그 친구가 출근을 한다. 그 친구를 어떻게 볼지, 어떻게 행동해야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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