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들이 많다.
남초카페, 여초카페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더 싸움이 잦아진다. 그런데 우스운 건
늘 다른 문제로 각자 발언하고 있다.
여성들은 자신들이 직장생활을 하며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는 것이 억울하다하고 남성들은 여성들이
남자의 경제력에 기대살려하는 것이 한심스럽다 한다.이건 애초에 대립구조도 안된다.
남성들은 요즘 세상은 자신들 혼자 벌어서 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한다.
그럼 여성들은 '함께 버는 것은 좋다, 그러니 가사와 육아를 정확히 절반 씩 분담하자' 라고 말한다.
남성들은 다시 여성들의 게으름과 의존성을 흉본다.
세상이 점점 바뀌어가는데, 남성들의 인식은 그대로고 여성들의 인식만 자꾸 바뀐다.
서로의 이기심을 비난하기에 바쁘다. 남성들은 요즘 여성들이 배려심이 없고 너무 실리만 따진다고 한탄스러워한다. 물론 사랑해서 결혼하는 것도 좋고, 사랑해서 배려하는 것도 좋다. 아니, 좋은 정도가 아니라 여성들의 궁극적 로망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남성이 말하는 배려와 여성이 말하는 배려가 마치 동음이의어처럼 다르다는 것에 있다. 남성들은 자신이 결혼할 여성은 남편을 매우 사랑해서 남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맞벌이를 하고, 일하고 힘들게 들어온 남편을 위해 집을 깨끗이 해놓고 밥도 맛있게 지어놓고, 태어난 아기를 깨끗하고 건강하게 키우는 배려를 베풀어주기를 원하면서 정작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을 위해 여성이 메야할 많은 짐들 중 일부를 자신이 함께 짊어져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남성들은 자신을 위해 모든 일을 전담하는 여성을 사랑하고 싶어하고, 여성들은 자신을 위해 자신의 일을 분담할 남성을 사랑하고 싶어한다. 큰 차이다. 매번 맞벌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여성들이 먼저 홧김에 던지는 말이 있다. '공짜로 잠자리를 해주고 밥을 해주는 파출부.' 이 말에 남성들은 굉장히 민감하다. 결혼은 배려를 전제로 한다며, 여성들을 이기적이라고 비난한다. 심하게는 부부관계에 공짜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 창녀의 논리라고도 한다. 만약 여성들이 직장생활과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면 남성들은 여성에게 어떤 '배려'를 해줄 것인가? 사회적으로 아무 약속이 없는 부분이다. 명품가방을 사주겠다? 많이 사랑해주겠다? 굳이 결혼해서 맞벌이 하지 않아도, 여성 혼자 벌어 혼자 쓸 때도 가질 수 있는 것들이다. 문제는 애초에 결혼에 대한 욕구의 원인 자체가 다른 것에서부터 발현된다는데에 있다. 여기 혼자 사는 남성이 있다. 이 남성은 일이 끝난 저녁, 집에 들어와 혼자 배달음식을 시켜먹고 게임을 하고 텔레비전을 보다 잠이 든다. 그리고 문득 생각한다. 누군가 내게 밥을 해줬으면 좋겠다. 함께 대화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함께 잠들 여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여성도 같은 거라고 남성들은 대부분 생각하지만, 사실 여성은 다르다. 혼자 밥 해먹기 싫을 때, 남성은 여성이 밥을 해주길 바라지만 여성은 친구와 외식을 하는 방안을 먼저 떠올린다. 어느 여성도 '혼자 밥먹기 싫다. 남편이 있어서, 내가 차린 밥을 남편이 먹어줬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성은 대화하고 싶을 때 남성보다는 여성을 원한다. 동성친구나 엄마와는 세 시간 씩 대화할 수 있지만, 남성과는 어렵다. 여성은 침대에 남성이 함께 누워있지 않아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 '사랑하는 남자'는 그릴 수 있지만, '남자'는 그리지 않는다. 여성이 결혼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외로워서가 아니라 때가 되었으니까, 아이가 갖고 싶기 때문일 확률이 훨씬 높다. 결혼을 하지 못한 남성은 동남아에서 여성을 데려와 결혼하지만 결혼을 하지 못한 여성이 굳이 그러지 않는 이유다. 섹스와, 식사준비에 대한 남성과 여성의 관념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공짜로 잠자리 해주고 밥을 해주는' 이라는 말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사실 가장 이상적인 결혼은 '함께 사랑으로 이루어져 배려가 가득한'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저 말은 남성들에게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말임에는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남성들의 사고로는 전혀 납득이 가지 않을 것이다. 여성들이 남성들을 '배려'해서 저렇게 말하지 않고, '여성과는 다른 남성들의 욕구를 채워주고, 엄마처럼 식사를 준비해주는' 이라고 말하면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창녀 같은 논리'라고 욕하지 않을까. 어투가 다를 뿐 결국 같은 말인 것처럼, 남성들도 창녀라는 단어만 사용하지 않을 뿐 결국 같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섹스와 식사는 함께 하는 것인데 봉사한다는 느낌을 갖는 여성을 나무라는 생각. 남성과 다르게 섹스는 자주 여성에게 봉사의 마음가짐이 되기도 한다. 식사 준비는 결국 봉사와 다름없다. 봉사라고 서로 생각하면 문제될 게 없다. 맞벌이 가정에서 남편이 아내에게 밥을 차려주면 이벤트이고, 아내가 외식을 제안하면 게으른 아내가 되는 게 문제다. 일반화 하려는 것이 아니다. 어느 남성은 가사와 육아에 충실한 여성을 원할 수도 있고 또 어느 남성은 직장생활을 함께 하며 가사와 육아를 정확히 반으로 갈라 분담하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할지도 모른다. 여성도 마찬가지다. 어느 여성은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성을 위해 모든 일을 하고 싶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여성은 위에 적어놓은 특별한 남성들의 확률만큼 존재할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모든 일을 떠맡으려 하지 않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된장녀가 되고, 꼴페미가 되어야 하는 걸까. 맞벌이를 요구하는 남성의 요구는 합리적인게 되고 맞벌이 대신, 가사와 육아를 분담 하자는 여성의 요구는 여성스럽지 못한 것이 된다. 아직도 우리는 '남성에게 반문하지 않는 여성스러운 여성'의 잣대를 받는다. 그것도 어르신들이 아닌 요즘 남성들로부터 말이다. 요즘 여성들은 많은 것을 보며 결혼적령기를 맞이한다. 선진국의 여성들이 사회생활과 가정생활을 어떻게 영위하는지도 보았고,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하기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들이 있었는지도 보았다. 문제는 결국 이거다. 요즘 여성들은 많이 배웠다는 것. 그런 여성들이 왜 사회 생활을 하고 싶지 않겠는가. 결국 두 종류의 여성으로 나눌 수 있다. 사회 생활을 하며, 가사와 육아를 분담하기를 원하는 여성과 그리고 가사와 육아를 도맡아 하는 대신 사회 생활을 하지 않기를 원하는 여성. 남성들은 이상하게도 대부분의 여성들이 일하지 않고 집에만 있는 가정주부가 되기를 원한다고 생각한다. 맞벌이를 하고, 가사와 육아를 분담하고 싶어하는 여성들도 많다. 분담할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낮은지 알고 또 남성이 가사와 육아를 얼마나 질색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차라리 가사와 육아만 도맡는 전업주부가 되기를 바라는 여성들도 존재할 뿐이다. 정작 여성들은 '결혼하고 집에서 놀고 싶어'라고 말하지 않는다. 가사와 육아가 노동이라는 개념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모든 여성이 남성들로부터 명품가방을 받는 것을 즐긴다고 생각하는가? 남성들도 알듯이 여성들은 가방, 구두, 화장품을 좋아한다. 물론, 선물 받으면 참 기쁘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여성들에게 경제적 능력이 조악했기 때문에 남성들로부터 받아야만 가질 수 있었다. 자신이 구입할 수 없으니까, 여성에게 사치품이 유통될 수 있는 길은 그것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경제적 능력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남녀평등이 자꾸 논쟁거리가 되면서, 여성들 또한 남성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학력과 사회적 지위를 지니게 되었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남성들에게 눈치보고 아양떨어 손 벌려 쇼핑할 이유가 없어졌다. 결혼생활도 마찬가지다. 여성이 결혼 후에 직장생활을 하고 싶지 않아하는 이유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가사와 육아는 전혀 줄지 않을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여성이 결혼 상대자로 자신보다 더 많은 경제력을 요하는 이유도, 자신이 직장생활과 가사와 육아를 모두 전담하게 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요즘 세상에 여자가 남자에게 업혀서 의존하고 집에서 놀려한다니.' 가정주부는 지금보다 옛날이 훨씬 많았다. 여성들에게 학벌도, 경제적 능력도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 어머니들은 다 나가서 돈도 벌고, 우리도 잘 키워주시고, 집안일도 깔끔히 하셨어.' 그 어머니들이 요즘 자신의 딸들에게 '능력있으면 결혼 뭐하러 하냐'고 말씀 하신다. 아들 가진 어머니들은 모르시지만, 딸 가진 어머니들은 알고 계신다. 세상이 많이 바뀌어, 이제 자신의 딸이 남의 아들보다 하위에 위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럼 남자가 집안일하고 애키우면, 여자가 나가서 돈 벌어올거냐?' 아직 사회의 구조가 정립이 덜 되서 남성과 똑같은 업무량을 해도 승진이 잘 안되고 월급이 조금 모자르다. 마찬가지로 남성들은 여태껏 해본적도, 배운 적도 없어서 가사와 육아를 여성들만큼 해낼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핸디캡을 양쪽 다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관없다고 합의가 된다면 일하러 나갈 여자들은 많다. 남성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여성들은 자신의 아이에 대해 애착이 강하다. 다들 자신의 아이를 직접 자신이 키우고 싶어하고, 아이에게 먹일 음식을 직접 만들고 싶어한다. 하지만 남성들이 잣대를 들이밀어 여성들에게 사회생활을 강요하면, 여성들은 그럴 수 없어진다. 여성들은 그게 싫은 거다. 엄마만큼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아빠인데, 아빠들은 하지 않으려 드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다. 여성들의 아이에 대한 애정을, 남성들은 게으름과 의존적 태도로 받아들일 것인가? '젖병 삶는 걸 주말에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젖병을 삶아 젖을 먹이는 동안 남편이 식사를 준비해준다면 여성은 얼마나 기쁘고 정성스럽게 육아를 할 수 있을까! 남성들 생각보다 요즘 여성들은 결혼에 대해 많이 주저한다. 일부 남성들은 '그렇게 생각하면 넌 평생 결혼하지 마라.' 라고 말한다. 저 문장을 굉장히 협박조로 뱉었겠지만, 원하는 결혼 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면 결혼하지 않는게 낫겠다고 여성들은 진심으로 생각한다. 여성은 남성과 달리 결혼 안해도 외로워하지 않을 수 있다. 일 끝나고 돌아온 저녁에 집에 남자가 있으면 밥을 해야하지만, 남자가 없으면 밥을 하지 않아도 된다. 내 아이가 갖고 싶을 때, 조금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여성은 혼자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다. 누운 침대에 남자가 없어도 돈을 모아 새로 장만한 가방이나 구두가 있다면 여자는 아주 행복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다. '평생 결혼하지 못한다.'는 더 이상 여성에게 협박의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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