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라도 제 글을 끝까지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감사합니다..
전 10살 쯤에 미국에 이민을 왔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그때는 이민보단 대피같았죠.. 한국에 있었으면 집날라가고 빨간 딱지 덕지덕지 될 껄 뻔히 알고 부모님께서 큰 결정을 하셨어요. 처음 5-6년 개고생을 하면서 자랐어요. 아빠도 한국에서 1-2년 늦게 오셔서 우리 가족 저와 엄마 오빠 이 셋은 일주일 10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겨우겨우 살아갔죠. 너무 너무 엄마아빠 몸쓰는 노동하셔서 진짜 고생많이 하셨어요.. 지금도 그러시고요
하지만 저도 오빠도 고생고생 너무 했었어요.. 난생 처음 보는 백인들 사이 둘러쌓여져서 난생 처음 듣고 쓰는 언어를 쓰고 너무 어려서 상황 파악은 안되고...한국은 너무 가고 싶고... 게다가 제가 살던 동네는 부자인 백인들만 사는 동네라서 무시 당하고 애들이 나쁜 애들은 아니였지만 나름 못됐게 굴어서 상처받고 은따 당하고.. 은신처로 찾은 한국 교회에서도 더 심하게 왕따 당했죠.
엄마 아빠 고생하시는거 보면서 너무나도 빨리 철이 들었어요. 저나 오빠나 둘다. 때도 안쓰고 뭐 나쁜일 있으면 인종차별 당해도 따 당해도 선생님이 부조리한 태도를 취하셔도 혼자 삭히고 혹여나 부모님 걱정하실까봐 말도 안하고. 눈치만 너무 늘었었어요. 방과후 활동도 라이드가 없어서 눈치밥 먹으며 얻어타고 그랬었죠
중학교에서는 그래도 친구 많이 사귀고 제 무리안에서 그나마 다 친하고 리더격인 시절도 있었는데 8학년 되니깐 뿔뿔히 흩어지고 왜 그랬는지는 이유도 기억도 안나네요. 그냥 커가지면서 저와 그 아이들의 위치가 다른게 들어나서 일수도 라고 아버지가 나중에 얘기 하시더군요.
고등학교 될쯤 부모님 사업이 기적적으로 일쿼지고 (진짜 이건 신이 안존재 하면 성공할수 없던...) 잘 되가면서 생활이 펴지더군요. 그치만 저의 자존감 자신감은 구겨진 종이처럼 다시 펴지진 않았어요.. 다른 사건들도 있었지만 다 얘기하려면 너무 길어지니깐.. 그렇게 지내면서 부모님을 너무 존경하고 사랑하고 제 오빠도 너무 의지하면서 사랑했지만 제 자신을 사랑하진 못했던거 같아요.
사람이 살만해지만 나태해지고 신경 못쓰던 욕구들이 나타난다고.. 살만해지니깐 우울증이 오더라고요. 살기 바쁠땐 눈도 못돌린 내 상처들 내 마음 이런게 나오니깐 그냥 제 자신이 너무 불쌍하고.. 게다가 제 오빠도 멀리 떠나갔어요. 가장 중요한 고등학교 시기에. 사람이 미치는게 이거구나 싶었어요
오빠는 너무 멀리 갔고.. 집에는 항상 저 뿐이고 (부모님은 새벽부터 밤늦까지 일하시고 저녁 8시쯤 잠깐 저녁만 같이 먹는게 생활이였어요). 의지할 사람도 없고 이러니깐 사람이 한없이 우울에 빠지더라고요. 근데 또 철이 너무 일찍 들어서 티를 안내려고 했던거 같아요. 혹여나 부모님 걱정할까봐. 점점 마음은 썩어가는데 이런걸 나타낸적이 없으니깐 표현할줄도 모르고. 미래는 또 너무 불확실 했었고.. 사실 진짜 솔직하게 말씀들이면 불법체류자였어서 미래보장같은게 없었고 오빠도 추방 비슷한거 때문에 나갔었거든요...
그래서 학교도 빠지기 시작했고. 부모님은 저한테 쏟을 시간이 없으셨으니깐 모르셨고.. 부모님인척 학교에 전화해서 빼고 근데 그것도 하루 이틀만 되지 일주일에 며칠씩 빠지니깐 걸리더라고요. 3개월쯤 지나니 걸렸어요. 그리고 부모님은 저를 이해를 못하셨죠. 당연한거였어요. 당신들은 등골빠지라 일하시는데 왜 당신 자식은 이렇게 아파할까 절 사랑하셔도 이해는 못하셨어요. 그럴수 밖에 저랑 문화 차이가 너무났으니깐..
그때 가장 많이 했던일이 자는거였어요 그냥 하루를 자면서 보내고 부모님 올 시간엔 일어나서 학교간척하고 맨날 하는 생각은 왜살까.. 살아봤자 뭔 소용이 있을까 이랬어요. 그 슬럼프에 빠졌을때 어느 아이돌에 빠져서 그나마 사람같이 웃었죠 걔네 보면서... 삶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렇게도 2년 많은 돈과 시간을 우울증 치료에 쏟아붇고 어느정도 제 자신을 사람처럼 생활할수 있을때.. 대학에 들어왔어요 1군은 아니지만 2군학교에 들어왔는데.. 솔직히 너무 자괴감이 들었어요 제가 객관적으로 봐도 다른애들보다 똑똑한데 변명이지만 그렇게 academics에 시간투자를 못해서 내 레벨에 학교보다 낮게 들어온거 같아서 제 자신한테 너무 실망하고 그랬죠.
그리고 몇년.. 과 몇몇 더 사건들 실패한 연애들...
지금도 전 구겨진채로 생활하고 있어요. 제 자신한테 실망과 우울과 이 구겨진 자존감은 숨긴채 사람들한테는 날 싫어할까봐 밝은 모습 좋은 모습만 보여줬고 지금도 그러고 있어요. 근데 우울증도 습관이라고 허구한날 우울해지고 그러네요. 그 고등학교 시절보단 괜찮아졌지만 제 성향이 이젠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 우울하고 비관적인 마음이 베이스인거 같아요. 이런 제가 싫지만 바뀌지도 않네요... 사실 구겨짐 없이 너무 밝은 아이들 너무 사랑받으며 자란 아이들 보면 아직도 한쪽에 질투와 부러움이 가득해요...
하지만 이제 부터. 오늘부터. 제 자신을 사랑하려고요. 내가 날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절 사랑해줄까요. 이걸 깨달은지 몇년이 되도 생각하는것과 행동하는건 다르더라고요.. 페이스북과 트위터 이 미국쪽엔 거의 없으면 생활이 안될정도로 페북이 주는 정보와 communication을 포기하지 못할꺼 같았는데... 오늘 지웠어요. 그걸 보면서 나보다 재밌게 생활하는 애들과 날 비교하면서 날 깍아내리기 바빴고.. 질투에 눈이 멀어서 친구를 포기할뻔도 했고. 제 자신을 너무 비판하고 벽에 몰아세웠죠. 이젠 안그럴려고요. 차라리 탈퇴해서 이제 세상과 절단되도 제 자신을 사랑하는법을 배우고 연습하는게 먼저인거 같아요. 저 이제야 사람되려고요.. 솔직히 말해서 이만큼 호전될줄 꿈에도 몰랐어요. 죽을줄 알았고... 제 삶이 가치 없을줄 알았는데.. 그래도 이런 생활 겪으면서 제가 배운거 느낀거 가져가면서 사람들 도우며 살고싶어요. 저와 같은 처지에 있는 여기 미국땅 수많은 아이들.. 돕고 저와 같은 우울증과 자괴감에 빠져서 못나오는 사람들 사랑주면서 살고 싶어요. 근데 그러려면 제 자존감부터 찾고 제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다른 사람도 도울 수 있겠죠?
너무 힘들땐 신이란것에도 기대보고 가족한테도 기대보고 친구, 애인한테도 기대해봤는데.. 자기 자신을 가장 이해하고 사랑해줄 수 있는 건 바로 제 자신이란걸 이제야 알꺼 같아요. 요즘은 거울보고 ㅇㅇ아 넌 소중한 사람이야. 예쁜 사람이야. 넌 할 수 있어. 이런식으로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어요. 운동도 더 열심히 해서 제 자신을 가꿀꺼에요.
글이 너무 길죠.. 사실 올릴까 말까 지우고 다시 쓰고 지우고 다시 썻어요.. 이렇게 재미도 없고 별 볼일 없는 제 얘기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염치 없지만.. 응원좀 해주세요
그리고 저와 같은 상황에 계신분들, 같은걸 겪지 않아도 지금 너무 힘드신분들.. 번데기를 거치지 않으면 나비가 못되듯이 그냥 더 아름다운 존재가 되기위해 변태과정을 겪는거라고 자기 자신을 위로해주세요. 힘내세요. 분명 당신들은 존재하는 이유가 있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요. 우리 서로 힘내고 믿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