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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readers_14540
    작성자 : 타임코스모스
    추천 : 5
    조회수 : 719
    IP : 59.3.***.206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4/08/11 03:10:00
    http://todayhumor.com/?readers_14540 모바일
    [병신백일장] 나의 첫사랑 이야기.jonam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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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게시판 마니 마니 이용해주세용 ㅎㅎ제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맨날 눈팅만해서 미안한 게시판임.. 그치만 사랑할땐 사랑하는 그런 게시판임..
    음..책게시판은 마치 김첨지같음.. 관심 없는듯 우리에게 보는 눈빛은 ..
    는 개소리고 책게시판 화이팅!!!!!!!!!책도 화이팅!!!!!!!!!
    책게시판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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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이였다. 추운날씨였던걸로 기억한다. 첫 눈이오기전.. 그러니까 중학교 3학년, 졸업식을 앞두고 고등학교 교과를 미리예습하기위해 학원에 들어갔다. 원체 좀 소심한 성격이라 학원을 들어가는것에 거부감을 느꼇지만 어쩔수없었다. 내 미래와 소심함. 둘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뭘 선택하겠는가? 어차피 아버지의 압박 때문에 어쩔수없이 갈거였지만 말이다.

    학원은 우리 아파트에서 별로 멀지않는곳에있었다. 음.. 10분? 정도 걸렸던거로 기억이난다. 근데 이 학원은 특이했던게 5년 전 이상한 소문이 이 학원과 관련되어 나돌았었다.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워낙 오래됬으니까) 어떤 여학생이 자살해서 귀신이 떠돈다는 소문이었다. 정확히 왜 자살했는지는 아무도 몰랐던걸로 기억난다. 뭐, 어디에서나 있을법한 흔하디 흔한 그런 괴담이기에 나는 무시했었다. 어쨋든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학원으로 가는 첫 날은 조금 늦은걸로 기억이난다. 학원 위치를 정확히 몰라 헤멨던거..는 아니었고 친구들과 영화보고 논땡이 치다가 늦어버렸다. 친구들과 있는게 너무 재밌었고 새로운 환경에 가야된다는게 너무 싫어서 일부러 늦게간것일수도있겠다. 학원 외관을 볼 겨를도없이 헐레벌떡 안으로 들어갔고 배정된 교실의 문을 벌컥열었다. 바깥의 찬 공기와 다르게 히터를 틀었는지 따뜻한 바람이 내 얼굴을 맞고 스쳐지나갔다. 참고로, 그땐 수업중이었던 것을 깜빡 잊어버렸다. 문이 벌컥열리자 바로 모든 시선이 집중되었고 그때 나는 ‘아차’하고 실수인걸 깨달았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시선이 집중이되자 창피해서 눈을 피하면서 앞에서 수업중이시던 영어선생님께 인사를 했다. 다행이 영어선생님이 센스있고 재치있으신분이시라 웃음으로 그 상황을 잘 넘어갔고 나는 비어있는 자리에 앉고는 바로 책을 피고 열심히 수업듣는 척을했다. 그리고 여느 수업처럼 잠시 집중하다가 점점 멍때리다가 혼자 망상에 젖어들었다. 망상에 젖다가 시시해져 주위를 둘러보았다. 둘러보다 문득 옆에 사람이 있단걸 깨달았다. 돌아보고 얼굴을 봤는데 여자였다.

    그래. 여자였다. 남중을 다니던내게 너무나도 신기하고 이상적인 생물인 여자였던것이다! 그리고 바로 내 옆에 앉아있는것이다!(한칸 떨어졌다..한칸 정돈 괜찮잖아?) 별로 그렇게 큰일도아니고 보통의 학원에서 볼수있는 풍경이였지만 내 심장은 뛰었다. 그렇다. 남중의 부작용이였다. 별일도 아닌 일이지만 여자랑 관련되있으면 심장이 뛰었다. 안타깝지만 아직 이 증상은 어른이 돼서도 고치지가 않는다. 시발.. 어쨌든 흘끔흘끔 그 여자애를 쳐다보았다. 너무 대놓고 쳐다보면 이상하게 쳐다볼것같아 눈알을 칠판과 그녀 사이를 왔다갔다 거리면서 보았다. 강렬하게 내 먼저 눈에 뛴건 빨간색 목도리였다. 그 만큼 빨간색 목도리는 내 시선을 온통 빼앗아고 뚫어져라 쳐다보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창피해져서 빨리 필기하는 척했다. 근데 왜 이렇게 저 빨간색 목도리가 신경쓰이는 걸까? 그러고 나서 한 10분쯤 지났을까.. 다시 그녀를 볼려고 눈알을 굴렸다. 얼마나 심심했으면 이런 일에 집착하냐고 묻지마라. 그건 옆자리에 앉아있는 여자였다! 빨간색 목도리 바로 위쪽으로 시선을 올려봤다. 뭐..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당연히 그녀의 얼굴이보였다. 적당히 짧은 단발머리에 새하얀 피부.. 밖에 생각이 나지않는다. 왜 냐고? 벌써 몇 년도 더 된이야기인데다가 사실 그땐 그녀의 얼굴에 신경을 안썼다. 오히려 그녀의 눈빛과 빨간색 목도리만 기억이 생생하게 나고있다. 무엇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난 그녀의 모든 얼굴을 잘 모르고 본적이없다. 오직 그녀의 눈빛과 그 빨간색 모도리만이 그녀로 인식되어져있는 내 기억속에 전부였다. 그런 이유로 얼굴을 사실 잘 기억이나지않는다. 다시 얼굴을 보고 밑으로 시선을 향했다. 황토색 롱코트였다. 그녀의 몸의 거의 대부분을 덮고있는 황토색 롱코트. 그리고 그 바로밑에 살짝 귀엽게 튀어나온 그녀의 뉴발란스신발. 뉴발란스 신발에 빨간색의 이상한 액체가 좀 묻어있었다. 케첩인가? 보기완 다르게 좀 덜렁대는 면도있는것 같다. 이렇게 나는 만족스럽게 그녀의 모든 것(?)을 보고 다시 고개를 올리려던 찰나 그녀의 눈빛과 마주쳤다.

    그녀의 눈빛이 정확히 날보고있었고 더 정확히 내 눈을 보고있었다. 2초간이였을까. 주위 사람들과 선생님이 수업을 하시는 소리. 필기소리. 내 주위의 모든 것이 다 사라지고 그녀와 나만 남은듯한 느낌이 들었다. 당황해서 나의 모든 신경과 생각이 멈춰지게 되었고 오직나의 시각만이 움직여 그녀의 눈빛만을 바라보고있었다. 이때 그녀의 눈빛은 날 정신못차리게 만들었고 이 영원할것같은 미지의 2초는 그녀가 나를 빠져들게 만든 첫 번째 순간이었다.

    그때 옆에서 큰 소리가났다. 그 소리에의해 내 정신이 다시 내게로 돌아왔고 정신을 차린나는 상황을 파악했다. 앞에 선생님을 쳐다보자 나에게 뭐라하고 계셨다.

    “뭐해? 창문은 뭐 그렇게 뚫어지게봐?”

    “아.. 네; 죄송합니다.”

    선생님의 질문에 재빨리 대답하고 다시 수업을 듣는 척을 했다. 그렇지만 이미 수업은 거의 못들은 상태였다. 나의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고있었다. 살면서 100m달리기를 죽어라 뛸때도 이정도로 심장이 뛰었을까? 혼자 ‘왜 이러지?’하고 겨우겨우 심호흡을 하고 안정을 되찾았다. 서서히 안정을 되찾아갔지만 손은 아직도 떨고있었다. 겨우 눈만 마주쳤을 뿐인데 왜 이렇게 떨고있는지 이해가 안됬다.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계속 생각이났다. 그 빨간목도리와 그 눈빛이. 그리고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빨간목도리가. 그 눈빛이 무엇이기 때문에 날 이렇게 강렬하게 이끄는지. 생각해보면 이 빨간목도리는 아마 중3만의 욕정과 호기심 때문에 강렬하게 이끌었지 않았을까? 그 목도리 안에있는 그녀의 새하얀 목살과 그녀 얼굴의 반을 가리고있어 보이지않는 입술. 그게 궁금해서 그렇게 관심을 가졌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리라.

    그 일이있은후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었다. 집-학원-집-학원-게임-.. 똑같은 일상이였지만 이 지루함 속에서 내가 기쁘게있을수있던것은 그녀때문이었다. 빨간목도리와 황토색 롱코트를 입은 그녀. 그녀를 볼때마다 느껴지는 무언갈 기대를 하는듯이 심장이 떨리는 이 느낌은 내 아드레날린을 충분히 분비시켜 지루함을 상쇄시켜버렸다. 도대체 뭘 기대하는 것인지도 모른채 무언갈 기대하고있었고 그것에 때문에 하루종일 행복했었다. 학원 보충도 재밌었다. 그녀가 있었기 때문에!

    하루는 눈이 무척 많이 내리던 날이있었다.(첫눈이었다.) 눈이 워낙 많이내려 학원은 안쉬나? 하고 생각했지만 결국 아무연략이 안와서 그 폭풍같은 눈을 뚫고 학원으로 가야만했다. 겨우겨우 눈을 뚫고 학원 입구에 다다를때쯤 희미한 형상이 내 눈에 아른거렸다. 한발씩 한발씩 내딛으면서 걸어가자 점차 그 형상은 완전하게 보여졌고 그 형상이 그녀였다는건 말안해도 독자들은 알거라생각한다. 뒤에서 일부러 크게 발자국을 만들며 나아가서는 그녀가 문을 열때 같이 들어갔다. 갑자기 뒤에 인기척이 들려 놀랬는지 그녀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또 눈이마주쳤다. 그녀는 항상 똑같은 모습이었다. 빨간목도리로 가려진 얼굴과 그녀의 몸을 덮은 황색 롱코트. 황색롱코트는 여느때나 다름없이 깔끔하게 입고있었다. 군더더기 하나없이. 나는 눈이 마주치자 당황하며 멋쩍은 듯이 웃으며 옷에 묻은 눈을 털고 학원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도 내가 안으로 들어가자 같이 들어왔다. 학원 안에 들어서자 조용하고 싸한느낌이 들었다. 너무 조용했다. 다른 날 같았으면 선생님들의 수업소리가 들렸겠지만 이 날은 아무런 소리가 안들렸다. 그 순간 머리에 한 단어가 생각났다. ‘휴강’

    아아..오늘 쉬는 날인가!

    허탈해서 사무실로 가보니 영어선생님이 계셨다. 영어선생님 쪽으로 가서 원망스러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아아.. 미안 미안 깜빡하고 연락하는걸 잊어버렸지 뭐야.. 미안 그.. 곧 눈도 그칠거같으니까 강의실에서 좀 쉬웠다가 가거라.. 정말 미안해..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말고!”

    아아.. 난 선생님을 원망하면서 강의실로 가기위해 사무실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바로 앞에 그녀가 서있었고 난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음..어;; 그.. 선생님이 눈 많이 오니까 강의실에 좀 쉬다가래..”

    머쓱해하며 말을하자 그녀는 고개를 까딱이며 답을 했다. 아아! 그 목도리를 풀고 이야기를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이상한 생각을 하며 그녀와 같이 강의실로 들어갔다.

    강의실로 들어서자 예상했던대로 차가운기운이 확 올라왔고 난 다시 몸을 떨었다. 그리고 히터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추우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올라왔지만 이내 고개를 흔들고 바보같다고 느끼고는 자리에 앉았다. 막상 강의실에서 기다리라고했지만 할 일이 없었다. 가방에는 책 밖에없었고(공부는 하기싫었다.) 그 당시에는 핸드폰이있었지만 딱히 핸드폰으로 연락할사람도 없어서 그저 눈이 그치길 기다리면서 잠이나 청했다.

    눈을 뜨고 일어났다. 시계를보니 30분정도 지난것같았다. 일어나서 창문을 열어 날씨를 확인하니 눈은 완전히 그쳐있었다. 방금 그친것인듯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녀가 있는 쪽으로 눈을 돌렸지만 아무것도 안보였다. 미리 간것같았다. 갔으면 좀 말해주지.. 하며 나름 그녀에게 실망을 하며 사무실문을 열었다. 사무실의 선생님에게 인사를 하고 계단을 내려와 학원 입구로 바로 달려왔다. 왜 바로달려왔냐고? 왠지 그녀가 있을 것같았기때문은 아니고 게임을 빨리 하고싶어서였다. 게임할 생각에 흥분하여 입구를 열자 새 하얗게 눈 덮인 거리가 나왔다. 아아! 이것이 진정한 순수 화이트겠지? 라고 이상한 생각을 하며 눈에 첫 발자국을 만들기위해 뽀드득 소리내면서 까지 힘차게 밟았다. 발자국에 쾌감을 몸소 느끼며 걸어가는데 앞에 익숙한 형상이 보였다. 빨간 목도리에 황갈색 롱코트.. 뭐 당연한 이야기 전개를 예상했듯이 그녀였다. 그녀의 뒤태는 너무 아름다워 눈이 부실지경이였다. 사실 햇빛때문이였지만.. 그때 갑자기 그녀를 보고 순간 남중을 곧 졸업할 중3에게 걸맞는 욕정이 내 속에 일어났다.

    그녀를 미행해볼까?

    그래.. 마치 같은 길인것처럼 행동하면 될거야..

    생각해보니 왜 그동안 그녀가 집에 돌아가는걸 못본거지?

    집이 멀어서 셔틀버스타나?

    아니. 그럼 시내버스를 타고갔겠지.. 근데 그녀는 지금 걸어가잖아.

    돈이없나? 돈줄까? 아 슈발..어떡해?

    망설일수록 그녀는 점점더 멀어져갔다. 점점 멀어져가는 그녈보면서 초조해진 나는 그냥 집가는 척하고 그녀를 따라가기로했다.

    그녀는 걸어가고있다. 근데 너무 일정하게 걸어가고있다. 무서우리 만치 일정하게. 그렇다! 그녀에게 리듬은 없었다! 흔히들 걸어가면 혼자 노래부르고 춤추지않는가? 심심해서? 근데 그녀는 안그런다! 아무런 변화없이 그저 걸어간다. 주머리에 손을 넣고 고개는 일정하게 숙이고(근데 사람들을 잘 피한다.) 심지어 붕어빵의 달콤한 냄새가 나도 그녀는 아랑곳하지않고 걸어간다. 오오... 그녀의 그런 모습은 날 더욱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하앍 하앍.. 더 알고싶어.. 그런데 마침내 그녀는 어느 한 아파트에 도착했다. 그리고 뒤도 안돌아보고 내가 따라다닌걸 모른듯이 바로 입구로 들어가버렸다. 아파트 이름은 “오유아파트”. 음.. 오유아파트.. 이제 까지 미행했는데 아파트까지 들어가서 미행하는건 너무했다싶어 그냥 바로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오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 왜 미행했지?

    그렇게 몇일 흘렀고 겨울도 거의 끝나갈 무렵이 다가왔다.

    그리고 마지막이왔다. 그렇다. 그녀와 마지막 만남이 오게된것이다. 첫사랑의 추억이 겨우 이정도냐고 물으실수 있지만. 어쩔수가없다. 정말 이 정도밖에 경험하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이 마지막날은 첫사랑의 추억따위는 통째로 삼켜버릴만한 그런 날이였다. 그 정도로 충격적이었으니까. 너무 현실적인 첫사랑이였으리라.

    때는 거의 겨울 막바지였다. 날씨는 많이 풀리고 햇빛도 어느정도 강렬하게 내리쬐던 날이었다. 햇빛은 비추었지만 그래도 추웠기에 난 단단히 몸을 감싸매고 학원으로 갔다. 그 날은 저녁 늦게 시작한 보충수업이였기에 상당히 지루했다. 그나마 좀 재미있었던건 어떤 학생이 벽에 낙서하자 선생님이 불같이 화를내셨다. 5년전에 벽지를 리모델링한거니까 낙서하지 말라면서 화를 내셨다. 뭐, 생각해보니 10년도 더 된 학원이라 그런지 다른 강의실에는 낙서가 빼곡이 적혀있던데 이 강의실에만 없던건 그 이유때문이었구나. 그 일 빼고는 매우 지루하고 별일없는 수업이었고 선생님도 피곤하셨는지 평소보다 10분더 일찍 끝내주셨다. 수업이 빨리 끝나 신난 마음에 허겁지겁 책가방을 싸고있는데 순간 눈이 옆으로 돌아갔다. 본능이었는지, 습관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찌됬든 눈이 옆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당연히 그녀와 마주쳤다. 근데 그녀는 다른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분위기며, 눈빛이 다른 때와는 달랐다. 뭐가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달랐다. 무엇보다 그녀는 바로 몸을 내쪽으로틀고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있었다.

    당황스러웠다.

    왜그러지? 뭐 잘못했나? 옷이 이상하나?

    나 혼자 이상한 생각을 하며 당황하고있는데 그녀가 한발자국 움직이며 나를 향해 다가왔다. 그리고 내 바로 앞에 멈췄다.

    내 머릿속은 수업이 끝났다는 기쁨에서 혼란으로 바꿔졌다. 카오스였다. 그녀는 왜이러지? 내가 미행한걸 눈치챘나? 기분나쁘다고 꺼지라하면 어떻하지? 하는 생각을 하는데 그녀가 움직였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녀의 손이 움직였다.

    그리고 내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은 무척이나 차가웠다. 30분 정도 히터를 튼 강의실에 있었는데도 그녀의 손은 얼음장만큼 차가웠다. 그녀는 나를 끌고 따라오라는 듯이 다른손으로 손짓을 했다.

    그리고 그 차갑던 손을 풀고 나를 스쳐지나가 강의실을 나갔다. 한 몇도동안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멍하니 있던 나는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깨우고 재빨리 책가방을 매어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그녀의 뒤를 따라갔던건 익숙했다. 이미 한번 미행했기때문일것이리라. 그때와 똑같은 길이었다. 아마 그녀의 집으로 가는것 같은데.. 왜 그녀의 집으로 가는지는 모르겠다. 한 번씩 길을 가다 그녀의 뒤를 톡톡 쳤지만 내가 있는지도 모르는지 그냥 길을 계속 걷는다. 이름을 부르려고 하자 나는 순간 멈칫했다.

    그녀의 이름이 뭐지?

    그렇다. 난 그녀의 이름이 뭔지 모른다. 분명 선생님은 가끔 출석체크를 하는데 왜 나는 그녀의 이름을 모르지? 출석체크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그녀의 이름을 들었을 것이다. 근데 나는 모른다. 정말 모른다.

    갑자기 그녀가 뒤를 돌아봤다.

    그녀를 쳐다보자 고개를 들어 뒤를 보자 오유아파트가 보였다. 그녀의 집에 온것이다. 왜 날 데려왔냐고 물을려고 하는데 갑자기 그녀가 내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오늘따라 왜이렇게 갑작스러운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다. 난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이제 질려서 그냥 아무생각없이 그녀가 가는데로 뛰었다. 그녀는 108동 아파트에 들어가서 엘리베이터 앞에서자 나의 손을 풀어줬다. 근데 좀 심하게 뛰었는지 나는 숨을 헐떡이며 헥헥 거리고있었는데 그녀는 아무런 숨소리도, 힘들다는 행동도 없이 나를 한번 보고는 바로 계단으로 올라갔다.

    "하..하아..하아 하..존나 너무하네"

    하면서 무거운 발을 들고 나는 다시 그녀의 뒤를 따라 계단으로 올라갔다. 그녀를 따라 겨우 도착한 층은 11층. 욕이 나올뻔했다. 왜 제대로 작동하는 엘리베이터를 두고 계단으로 올라갔는지 의문이 들었다. 날 힘들게해서 뭐 어떻게 할려고그러나?

    그녀가 손짓한다. 오라는 뜻이였다.

    손짓에 따라 그녀가 있는곳으로 갔다. 그녀가 있는곳에 다다르고 숨을 고르고있는데 그녀가 내손을 잡았다. 아직도 차가운 느낌이 남아있는 손이었다. 그녀가 손을 떼자 내 손에는 열쇠가 하나있었다. 열쇠.. 아마 집열쇠같았다. 근데 이걸 나한테 왜주냐는 듯이 그녀를 쳐다보자 그녀는 아무표정없이 우리 바로 앞에있는 문을 가르켰다. 정확히 열쇠구멍을.

    아니 집주인이 열쇠로 열어야지 이걸 내가 왜 열어?

    그때 갑자기 옆집에서 큰 소리가 나더니 이내 어떤 아주머니가 문을 열고 나왔다. 당황한 나는 황급히 열쇠를 주머니에 놓고(왜 그랬지?) 문 앞에 뻘쭘하게 서있었다.

    아줌마는 나오자마자 문 앞에 서있는 날 이상하게 쳐다보더니 갑자기 나를 불렀다.

    "학생!"

    "네? 네?"

    "학생 여기서 뭐해?"

    다행이 말투는 의심하는 말투가아닌 정말 궁금해서 묻는 말투였다.

    "아.. 그게 이집에 볼일이 있어서.."

    내 바로 앞에있는 문을 가르켰다. 그녀의 집이기도 한 곳을.

    "뭐라고? 학생 거기 집 어떤집인주는 알고 말하는거야?"

    갑자기 눈이 휘둥그래지더니 놀랬다는듯이 말을 했다.

    "네?"

    "모른가 보네.. 이 집 5년전에 아주 비극스러운 일이 일어난 집이야.. 6년전에 여기 이 집으로 모녀가 이사를 왔어. 아버지는 딸이 어렸을때 도박에 빠져서 결국 엄마를 버리고 튀었다더군. 어쨌든 그 모녀는 둘이서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았었어. 근데 5년 전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뻥소니 사고로 돌아가신거야. 결국 그렇게 행복하던 모녀의 가정은 파탄이 나버렸고 그 남겨진 딸은 친척집에 맡겨졌어. 그 친척이란사람이 어떤 학원 영어강사였는데 그 외동딸을 자기 학원에 다니게하고 막 자기반에 넣고 그랬나봐. 처음에 고등학생이니까 뭐 가르칠려고 한거구나.. 하고 사람들이 봤는데 그런데 알고보니 거기서 외동딸을 성희롱하고 막 성폭행했다네.. 근데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어. 워낙 그 외동딸이라는 애가 소심하고 혼자였으니 두려워서 말을 못했나봐. 그렇게 혼자 속으로 그런일을 견뎌내다가 결국 5년 전 밤에 그 강의실에서 친척이란 탈을쓴 그 개새끼를 죽이고 자기도 목매달아서 죽었대... 근데 가끔 귀신이 드나든다는 소문이 있어서 아직까지 아무도 집을 안사고있나봐.. 그니까 조심해. 학생. 아마 잘못 찾아온거같은데.. 잘 살피고 그냥 돌아가는게 좋을거여~"

    침을 삼켰다. 심장이 계속 두근거렸다. 내가 무슨 말을 들은 것인가? 아줌마는 마치 곁에 그녀가 없다는듯이 술술 계속 이야기를 내뱉었다.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그녀와 처음으로 눈을 마주쳤을때 그 얼굴을 하고있었다. 아무런 표정이 없이. 아줌마는 몸 조심하라하면서 나를 지나갔고 그 직후 바로 나는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난 지금까지 뭔 본것이란 말인가? 저 말이 사실인가? 난 믿어야 하는것인가?

    심장은 계속 쿵쾅쿵쾅 뛰고있었고 머릿속은 내 손이 떨릴정도로 나를 혼란스럽게했다. 정신을 가다듬기 힘들었다.

    아니야. 아닐거야. 나는 그녀가 보인다고. 그녀가 죽었을리없어. 여긴 현실이야. 있을수 없는일이야.

    나의 이성이 나를 계속 붙잡으려했다.

    그런데

    갑자기 아파트 복도에 불이 들어왔다.

    불이 들어오자 어떤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그녀가 귀신이라면 그림자가 있을까?

    확인하기 싫었다. 왜 이런 순간에 불이 들어오는지 원망스러웠다. 확인하면 내가 버틸수없을것같았다.

    하지만 내 눈은 본능으로 그것을 확인하려했고 나는 그녀의 밑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그림자는 없었다.

    숨이 턱 막혔다. 그녀의 형상은 있는데 왜 그림자는 없을까. 왜 그녀의 발이 내 앞에있는데 그림지는 없는것인가.

    가슴이 더 세게 뛰었다. 이제 빼도박도 못하게 확인이 되었고 나는 두려웠다. 그녀를 보는게. 무서움 보단 초조함이었다. 난 그녀를 어떻게 해야하는가. 숨이 훨씬 거칠어지고 나의 머릿속은 폭발 일보직전이었다. 그때 갑자기 내 머리에 이상한 감촉이 느껴졌다. 그녀의 손이였다.

    “하아..하아”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똑같은 표정이었다. 언제나 그 표정이 없는듯한 표정.

    "미안해"

    그녀의 첫 마디였다. 내가 그녀를 보고나서 처음으로 들은 첫 마디였다. 그녀는 손을 움직였다. 그녀의 손이 나의 볼에 닿았다. 나의 손이 떨렸다. 머릿속이 한층더 복잡해졌다. 이 상황에 눈물이 나지않는것에 대해 하나님에게 감사를 하고싶었다.

    "왜지.. 왜 나지?"

    그녀는 다른 한손이 나의 다른 볼에 닿았다. 그리고...

    그녀가 미소를 지었다.

    "나를 봐줬으니까. 나를 볼수있으니까."

    그녀의 눈빛이 날 바라봤다. 나또한 그 눈빛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그 눈빛이 갑자기 날 포근하게 만들었다. 아니, 안심을 시켰다고 봐야겠다.

    내 마음속의 혼란과 어떠한 응어리들이 눈 녹듯이 갑자기 풀렸다. 나도 날 이해할 수가 없었다. 겨우 그녀의 미소하나 때문에. 겨우 저 미소하나 때문에. 저런 미소 때문에. 나의 불안감들이 풀린것이다.

    그녀의 눈빛으로 정신을 차린 숨을 고르고 머릿속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그녀는 귀신이다. 그리고 그녀는 나를 그녀의 집에 데리고 갈려고하고있다. 근데 왜? 왜!

    심장은 계속 뛰고있었다. 빨리. 급박하게.

    "좋아. 그래. 이젠 난 뭐하면 되지?"

    그녀를 쳐다보았다. 심장은 더 빨리 뛴다.

    "우리 집을 열어줘. 안으로 들어가줘. 내 방으로 와줘"

    후.. 한숨을 내쉬었다. 안도였을까. 아님 다른의미의 한숨이었을까. 나 자신도 모르게 나온 그런 한숨이었다. 난 바로 자리에 일어났고 주머니에 있던 열쇠를 꺼내 그녀의 집 열쇠 구멍에 넣었다.

    무의식중에 침을 삼켰다.

    이 열쇠를 돌리면 집은 열리게 된다. 뭐가 있을까? 무엇 때문에 그녀는 여길 가려고하는것일까?

    열쇠를 돌렸다. 그래. 나는 돌이킬수 없는 강을 건넌것이다.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퀴퀴한 냄새가났다. 딱 정말 오래된 집에서 나는듯한 냄새가 내 코 끝을 자극했다. 어렴풋이 어둠속에서 보이는 집의 구조는 그냥 일반 다른 집과 별반 다를것이 없었다. 거실과 부엌. 방 몇 개 정도? 다른 점이 하나있다면 미친듯이 고독함이 서려있었다. 그런걸 잘 느끼는 편은 아니지만 이 집에들어서자 한기같이 서려있는 고독함을 무시하기는 어려웠다. 더듬 더듬 스위치를 찾아 불을 켰다. 불을 키자 뒤에서 그녀가 안으로 들어왔고 나는 문을 닫았다. 그리고 서있는다. 뭘 어떻게 해야할까?

    그녀는 들어오자 마자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방의 문 앞에 서있었다. 열어달라는 뜻이리라. 빛으로 밝아진 집을 볼틈도 없이 나는 바로 가까운 방의 문을 열었고 그녀와 같이 방에 들어갔다. 방을 들어가서 방의 불을 키자 방안의 모습이 눈에 확 들어왔다. 검소. 그녀의 방을 보자 딱 그말이 떠올랐다. 그녀의 방은 검소 그 자체였다. 있을것만 딱 있는.. 옷장, 책상과 책장 침대, 책상에는 스탠드가 있었고 몇권의 책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일반 중학생의 방이였다면 더 뭔가 어지럽고 물건이 많았겠지만 이 방은 깨끗했다. 누군가 와서 치운것같지는 않다. 왠지 느낌이 그녀는 이대로의 방상태에서 살았을것같다. 그냥 그런느낌이 들었다.

    방을 둘러보고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눈은 나를 향하고 손은 옷장 바로 밑에 있는 칸을 향하고있었다. 열어주라는 뜻이리라.

    칸을 열자 많은 옷이 있었다. 속옷도있었는데 이 상황에서는 별로 신경쓰이지는 않았다. 그 중 특히 눈에 들어온건 빨간색 목도리였다. 맞다. 그녀가 지금 목에 감고있는 그 빨간색 목도리였다. 빨간색 목도리를 들고 그녀의 침대로 간다음 거기에 털썩 주저 앉았다. 너무 힘들었다. 나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힘든 사실을 알아버려서 정신이 휴식을 필요로했다.

    "이것 때문에 날 여기로 데리고온거야?"

    빨간색 목도리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빨간색 목도리를 계속 쳐다보며.

    "음.. 이게 뭐길래.. ?"

    그녀가 미소를 짓는다. 계속 빨간색 목도리를 쳐다보면서.

    "소중한거니까... 엄마가 사고당했을때.. 사실 내 생일이었어"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은 빨간색 목도리를 쳐다보고있었지만 그 안에있는 내용들은 예전 그때 그 순간을 담고있는것 같았다. 그 아련한듯한 눈빛과 우는 듯한 눈빛의 경계에 있는. 그런 눈빛이였다.

    "내 생일날 엄마는 나한테 문자보냈었어. 너 방 책상에 선물이있다고. 문자를 받았을때가 학교 수업하고있었을때였어. 난 아주 들떳어."

    그녀가 말을 멈추고 손톱을 물어뜯는다. 그때 기억이 떠로으는듯. 불안해하는것 같았다.

    "근데... 몇시간후에 담임선생님께서 우리반에 와서 나를 불렀어.. 그리고 복도에서 얘길들었어. 엄마가 죽었다고. 교통사고 당하셨다고. 병원에서도 못봤어. 바로 즉사였으니까. 엄마 시체를 보고 집에 내 방으로 돌아왔을때 선물이 정말 내 책상에 있었어. 그때 포장지에 싸였던걸 풀고봤는데 이 목도리였어. 빨간목도리."

    그녀의 눈은 이제 거의 우는듯한 눈빛으로 바뀌었다.

    난 숨이 턱막혔다. 이 목도리에 이런 사였이 있을줄 누가 알았겠는가?

    미칠듯한 침묵이 이어졌다. 헌데 침묵을 깬건 놀랍게도 그녀였다.

    "궁금하지않아? 왜 삼촌한테 그렇게 당하다가 갑자기 그런짓을 했는지?"

    그녀가 나를 쳐다보았다. 눈에는 눈물이 맺히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계속 울고있었으리라.

    난 대답없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삼촌한테 그런 일을 당하고 나서 난 너무 무서웠어. 모든게 무서웠고 외로웠어. 난 혼자다. 계속 그 생각만 들었고 미친듯이 불안했어. 그래서 난 방안에 나 혼자 틀어박혀 계속울었어. 밤새도록. 계속. 그렇게 몇일 울고있는데 어느 날 엄마가 죽은날 뜯은 선물의 포장지가 바람에 날려 내 바로 앞에 닿았어. 포장지 뒷면이 앞으로 되었는데 거기에 편지가 적혀있었어. 편지가.."

    그녀가 내게로 와서 내 옆에 앉았다. 그리고 내 손에 들려있는 빨간색 목도리를 쓰다듬었다. 마치 외로운 영혼을 쓰다듬듯이.

    "딸! 엄마야. 생일 축하해! 딸 생일.... 뭔가 특별... 주고싶은데.. 뭘 줄까? 하다가 목도리를 직접 만들어.... 처음으로 짜봐서 좀 미숙하지만.... 그래도 열심... 들었으니까 많이 입고 다녀! 딸이 기뻐.... 습을 보니까 힘들어도..... 계속 .....만들게 되더라구.. 오늘 저녁에 맛있.... 하고있을테니까. 기대하고.... 딸! 생일 축하하고! 너무 고맙고 사랑해! 딸을 정말정말 사랑하는 엄마가."

    그녀가 편지를 읊조렸다. 그녀의 울음에 의한 목메임때문인지 중간중간에 소리가 잘 안들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은 내게 완전히 전달되었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안나온다. 허나 그녀는 울고있다. 정말 구슬프게 울고있을것이다.

    몇 분이 흘렀을까. 난 그녀의 울음이 멈추기를 기달렸다. 미칠듯한 침묵이 아니었다. 그녀를 향한 나의 위로와 같은 침묵이었다. 꽉 그녀를 안아주고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다. 그때 갑자기 그녀가 말을 꺼냈다.

    "편지를 보고 결심했어. 엄마의 곁으로 가겠다고. 엄마를 만나겠다고. 그리고 다음 날 바로 난 자살했지."

    "그럼 된거 아니야? 그럼 편히 엄마를 볼수있지않았어?"

    "아니.. 아니야. 엄마가 안보였어. 엄마를 찾을수가없었어. 아무리 헤매도 찾을수가 없었어. 그리고 생각했지. 왜 엄마가 없는지.."

    그녀가 고개를 돌려 빨간 목도리에 시선을 두었다.

    "이것이 없어서였어. 이 목도리에 엄마가있었는데.. 같이 있지못해서 그런거였어. 엄마가 여기있었는데.. 같이 있었는데.."

    "그때 왜 이 목도리는 안가지고..."

    "그 더러운 자식 근처에 엄마를 가져간다니 말도 안되! 그 새끼 근처에 엄마를 가져가면 내가 미쳐버렸을거야!"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화난 눈빛으로 변했다가 다시 슬픈 그 눈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이 빨간색 목도리를 엄마라 믿고있다. 빨간색 목도리를 더욱 꽉 쥐었다.

    "내가 어떻게 하면되지?"

    "이 빨간색 목도리를 내 책상에 놓아줘.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놓기만해줘. 딱 그거면 되."

    나와 그녀의 눈이 동시에 마주쳤다. 언제 봐도, 몇 번을 봐도 빨려버릴듯한 그 눈빛은 날 슬픔으로 빠지게했다. 더 이상 그 눈빛을 보기싫었다. 아니, 보지 못했다고 해야겠지?

    나는 빨간색 목도리를 가방에 넣고 침대에서 일어섰다. 그녀도 따라 일어섰다.

    "가자. 늦었어. 내일 꼭 할게."

    열쇠를 구멍에 넣어 문을 잠갔다. 그리고 열쇠를 그녀에게 줬다. 그녀는 열쇠를받고 나에게 미소를 지어보냈다. 아마 고맙다는 뜻일것이다. 나도 미소를 지어보냈다. 처음이었다. 서로에게 미소를 보내는것.

    그녀는 곧바로 뒤돌아 계단쪽으로 갔다. 나는 재빨리 그녀의 뒤를 쫓아 그녀를 안았다. 괜찮다. 그녀는 걸을때의 습관을 알고있기에.. 나는 그녀가 내가 이러는것을 모른다는걸 알고있다.

    난 계단이 가까워지기전에 더 세게 껴안았다. 차가웠다. 너무도 그녀는 차가웠지만 이상하게 나는 더 뜨거워지는것일까. 더 뜨거워진 나는 그녀가 가진 고통을 생각하며 훨씬 더 꽉 껴안았다. 너를 사랑했다고 마음속으로 외치면서.

    그렇게 그녀와의 마지막은 끝이났다. 다음 날 나는 평소대로 학원 강의실에 들어와 내가 항상 앉던자리에 앉았다. 아, 물론 빨간색 목도리는 그녀의 책상위에 가지런히 놓았다. 곧 수업이 시작되었고 난 계속 빨간색 목도리를 보고있다가 순간 졸았다. 그리고 갑자기 눈을 떳는데 그 목도리는 이미 사라지고 난 뒤였다. 나도 모르게 쓴웃음이 나왔다. 아마 그녀는 엄마와 같이 행복한 곳으로 갔으리라.

    책에 이상한 것이 적혀있었다. 내 글씨체도 아닌 글이 써져있었다. 그녀의 글이었다.

    고마워. 너의 관심. 너의 배려. 그리고 너의 따뜻했던 어젯밤 그 온기까지도...

    한참을 그 글씨에 눈을 떼지못했다. 왜 일까..

    그리고 남들이 볼까봐 일부러 졸리는 척 눈을 비비며 몰래 눈물을 훔쳤다.

    기뻐야하는데 왜 눈물이 나는걸까.

    왜 눈물이 나는걸까? 난 이해가 되지않았다.

    자, 이게 내 첫사랑 이야기다. 첫사랑이 아니라고? 짝사랑도 첫사랑이다. 진심으로 좋아했고 사랑했으니까 사랑이 아니겠는가?

    동정 때문에 일어난 사랑이라 하지마라. 그전부터 그녀의 모든걸 사랑했었지만 나는 외면했었다. 그치만 그 날 난 깨달았고 지금까지 난 그것이 진짜 사랑이라 믿고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난 그녀를 아직도 기억하고있다. 너무도 강렬해서였을까? 귀신이여서 그랬을까? 아니다. 모두 아니다. 그녀를 사랑했었기 때문에 아직도 그녀를 기억하고있다.

    아마 평생 잊지못할것이다. 내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죽어서까지도 그녀를 평생 잊지못할것같다.

    첫 사랑이였으니까.



    --------------------------------------------------------------------------------------------------------------------------------

    "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

    타임코스모스의 꼬릿말입니다
    이 글은 픽션입니다.
    제 첫사랑 기억에 상상력을 좀 더한것입니다.
    쓰다보니 너무 마니써서 분량을 조절못했슴요..
    그래도 잘 들어주시길바랍니다!
    브금까지 넣을생각이었는데 브금금지라 해서 ㅠㅠ 브금이랑 같이 들어야 맛이나는 소설인데.ㅠㅠ
    어쨋든 잘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s 분명 스토리 구상할땐 존나 쩐다! 했는데 막상 써보니 .. 별로인것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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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8/11 08:05:27  119.67.***.156  그래서결론은  393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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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4/08/11 14:53:02  118.131.***.104  베어그린스  331514
    [4] 2014/08/11 19:20:11  175.194.***.64  푸른영혼  534159
    [5] 2014/08/12 15:14:20  118.47.***.188  081023  538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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