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웬지 몸이 나른하고 식욕도 없는게...
가만 생각해보니 "아!" 뭔가 짚이는게 있더군요.
어차피군 모친을 불러앉히고 말을 시작했습니다.
[신파] 여보자기야 내말 잘들어..
[어차피모친] 응 자갸 왜그래?
[신파] 나 없어도 어차피군 키우면서 혼자 살수있지?
[어차피모친] 자,자갸 왜그래 먼 일있어?
[신파] 국민 연금도 나올거고
보험회사에서도 웬만큼은 나올거야.
[어차피모친] 자,자갸 대체....왜그래?....
[신파] 짚이는게 있어서그래...
전부터 들어온 말도 있구,
아무래도 나 오래 못살거 같아..
[어차피모친] 자,자갸 장난하지 말구...대체 무슨 일인데?..ㅡ_ㅜ
[신파] 천재는 다 요절한대.......-_-;y~oo00
천재가 요절한다는게 맞긴 맞나봅니다.
마누라 한테 맞아죽을 뻔..;;
(아, 근데 지금 죽는다해도 그다지 요절두 아닌가?...ㅡㅡa)
◈ 상수리 나뭇가지에 뭐가 걸려있냐믄요.....
할일없이 빈둥대지 말구
아들내미 델구 등산이나 다녀오라는 그녀의 말을듣고
"남편이랑 아들 내보내구 맘놓고 바람피겠다 이거지??"
라고 했다가 두 번째 죽을 고비를 넘기고나서.;;
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는
북한산으로 산행을 나섰습니다.
코스는 잘 알려진 불광동코스나
도선사 코스가 아니고 제가 어렸을 때 자주 다니던
화계사 쪽 등반로를 따라 가기로 했습니다.
가을의 정점에 들어선 기분이더군요.
단풍으로 물든 나무며
시원한 가을바람
거울같은 계곡물....
혹자는 디댤이 사나이의 로망이라지만.;;
디댤따윈 졸업해 버린 한 사내와
디댤따윈 아직 알지 못하는 다른 한 사내는
진정한 사나이의 로망을 느끼며
산이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걷고 또 걸었습니다....(야 그럴듯하다.^^;)
산 중턱에 이르자 어차피군이
조금은 무료한 산행이 지루해졌는지
나뭇가지를 꺾어서 풀숲을 툭툭치며 조금 쳐진채 따라오더군요.
그 때 였습니다.
낙엽위를 뭔가가 미끌어지는듯한 소리를 들은건....
신파의 심장을 멎기 직전으로 만들며
등산화를 스치며 빠른속도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그 것.
7,80cm 정도 되는 길이의
나무색으로 위장된 진갈색의 파충류...
"오마나!"...... 뱀이었습니다!!!1
짧은 순간이었지만
'정말 요절하는거 아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녀석은 삼각형의 머리통을 지닌걸로 보아
독사가 분명했습니다.
전 순간 너무나 당황했습니다.
뱀이 내려가는 진행방향....
그 곳엔 아직 요절하지 않고 버티고있는
신파 쥬니어 2세 어차피군이 있었으니까요..
"야야..피햇!!"
하고 말하는 제 외침은 부질없었습니다.
불행한 날이었습니다.
그 뱀에게는.........._-_.;;
어차피 군...
뱀이 자기를 향해 미끄러져 내려오자..
◑.◐<-눈이 이케 변하더니..
(첨엔 공포에 질려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만...)
아까부터 풀 숲을 톡톡 치며 들고 있던 나뭇가지를
번쩍 들어서 내려치기 시작하는데,
(전 제아들에게 신이 내린 줄 알았습니다...-_-;)
왕년의 천재복서 슈거레이레너드의 연타가 무색하더군요.....;;
불과 0.5초만에... 한 20대쯤 맞았나 봅니다.
뱀 꼬리에 파르르~~ 하고 경련이 일어나더군요
마치 밤일 치르고 난 신파처럼...*-_-*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오른 발을 번쩍 들어서는 뱀 머리를 쾅 밟았는데..
아까 뱀 머리가 삼각형이라고 한 말은 취소하겠습니다.
형태를 알아볼 수가 없게 됐으니까요..;;
간단히 이브의 유혹자를 제압해버린 녀석...
널부러진 뱀을 나뭇가지에 처억~ 걸쳐서는
"아빠 받어!!" 하면서 던지더군요
무서워 디지는 줄 알았습니다.......-_-;;
전생에 땅꾼이 아니었을까 의심되는 어차피군에게 걸려
불운한 최후를 맞은 뱀님을 나뭇가지에 걸어
장례를 치뤄주고나서 못다한 산행을 계속하려했으나..
울트라리스크보고 놀란가슴
히드라만 봐도 놀란다고......
비슷한 나뭇가지만 봐도 자꾸 꿈틀대며 달려들 것 같고
자꾸 남편 복수하러오는 암놈 뱀 나오는 전설의고향
생각이나서 산행을 접고 그냥 내려오고 말았습니다.
엄마며 친구들에게 자랑하고싶어서
자꾸 돌아가자는 어차피군의 성화도 물론 거셌구요..^^;
집에 돌아오자 마자
어차피군은 한가하게 오수를 즐기다 깨나
턱 밑에 침자국이 선명한 제 엄마에게
무용담을 늘어놓기 시작했고..
어차피 모친은 놀랐다 웃었다 안색이 수시로 바뀌더니
얘길 다듣고나자 저에게 한마디 하더군요.
[어차피 모친] 웬수..댁은 머했수?
[신파] 나?..뱀 못도망가게 퇴로를 차단ㅎㅏ...
[어차피 모친] ㅡ_ㅡ++
그렇게 가을 휴일의 헤프닝은 끝났습니다.
만.....갑자기 그녀가 묻더군요.
[어차피 모친] 근데..뱀은 어쨌수?
[신파] 버렸어...징그럽게 그건 왜?
그러자 제 눈을 바라보던 그녀의 눈길이
7.80cm 쯤 내려오더니.....
{어차피모친]ㅡ.-...음,,...아깝네...쯥..
하면서 돌아서더군요...
아,,,그 눈길의 의미가 무엇이었을까요..? -_-a
◈글쓴이 신파
요즘 기가 허하신부운~~~~~~~~~
화계사 등산로 해발 428M 지점 상수리 나무가지에
그놈 아직 걸려있을거거든요? ㅎㅎㅎ
http://cafe.daum.net/1gul1sa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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